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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소설 Mr. Nobody [95회]
95, 별에서 온 당신 (2)
 
이상철 소설가 기사입력  2015/05/11 [21:27]

 

95, 별에서 온 당신 (2)

 

준수는 여러 번의 크고 작은 각성을 경험했고 그때마다 그의 경지가 일취월장했으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빼먹지 않고 하는 수련을 통해서도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높아졌다.

그래서 이제는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그가 의식을 하든 의식을 하지 않든 간에 수련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수련은 여러 능력들을 골고루 높여주기 때문인지, 준수의 초감각 또한 점점 발달하게 되었고, 향상된 초감각은 그가 가진 다른 능력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이처럼 여러 능력들이 주거니 받거니 상승효과를 가져오는 가운데, 준수의 능력은 점점 더 괴물이라는 표현이 훨씬 잘 어울리는 상태로 높아져 갔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초감각을 처음 접하게 된 초기와는 다르게 이제는 수많은 정보들이 그의 감각에 잡히는데, 그것의 문제점은 유용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들이 전혀 여과되지 않은 채 준수의 뇌리를 파고든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몹시 혼란스러웠고 또 그런 정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그의 감각과 정신세계 속으로 파고드니, 아무리 초인의 경지에 가까워져서 누구보다도 정신력이 강한 그이지만, 참아내는 것도 한계가 있지 정말 돌아버릴 만큼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천지만물에는 음양이 있고 물리학에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있듯이, 준수가 얻은 능력 역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반대급부가 있어서, 하나의 큰 깨달음과 함께 그에게 시련도 같이 찾아온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 정신적인 고통이 계속되자 준수는 해결방법을 찾기까지는 의식적으로 수련을 중단해보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의식 중에 이루어지는 수련의 영향 때문인지, 초감각의 영역도 한층 확대되어갔고, 이에 따라 각종 외부정보의 침습 정도가 마침내 정신이 피폐해질 만큼 커져 버렸다.

 

그러나 비록 불가능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면, 하늘은 해결할 길을 열어준다고 하지 않던가?

그는 민지와 부모님에게 자기의 사정을 설명한 후, 열흘 예정으로 외부세계로부터의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오직 내관만 하면서,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는 명상에 돌입했다.

 

물론 명상에 들어가기 앞서서 루블랑 펀드와 M펀드의 일로, 지드와는 몇 번 통화하면서 큰 흐름을 잡아주었고, 나머지 일들은 지드가 알아서 잘 처리한 결과가 앞서 언급한 성과들이다.

 

준수는 그렇게 오랜 시간 몰입을 해서 명상을 한 끝에 마침내 정보의 흐름을 정리할 수 있었고, 이제는 큰 위험을 미리 감지한다거나 대상을 한정해서 큰 흐름만을 취하고 작은 정보들은 흘려버리는, 이른바 큰 코의 정보 그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준수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면서 앞을 보니, 버스 한 대가 몇 십 미터 앞에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을 몇 대의 승용차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는 하지만, 평소에 비한다면 도로상황은 텅 비워져 있다고 해도 될 만큼 한산한 상태였다.

 

차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그가 느끼는 어둠은 더욱 짙어졌고, 이제는 어둠의 근원지로부터 불과 몇 백 미터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자신의 특별한 능력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자신과 주위의 모든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으니, 준수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여하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달려있으니만큼, 이제는 무조건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대로 따르기로 하고 민지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민지야, 이 차가 저 버스 옆구리를 살짝 들이 받을 거야. 그러니 창문 위 손잡이를 잡고 몸에서 힘을 빼도록 해.”

“오빠! 그게 무슨……?”

민지는 놀란 나머지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면서도 얼른 준수가 시키는 대로 했다.

 

재빠르게 버스 옆으로 다가간 준수의 차가 버스 옆구리를 스치듯 들이받자 ‘따다당!’하는 소리가 났고, 버스기사는 예기치 못한 차의 흔들림과 커다란 충격음에 놀라서 버스를 급정거 했다.

 

버스 안의 손님들은 버스가 급작스럽게 멈추자, 몸이 앞으로 기우뚱해지면서 다들 놀란 눈을 치켜 떴지만, 승객수가 많지 않았기에 다들 좌석에 앉아있었기 때문인지, 몸이 잠깐 앞으로 쏠린 것 말고는 다행이 다친 사람은 없는 듯했다.

 

버스가 급정거 하자 ‘끼이익!’하는 파열음이 크게 났고, 그 때문에 옆을 달리던 승용차 들도 놀라서 모두 급정거를 했다.

버스와 승용차들이 멈추고 1초도 지나지 않은 듯싶은데, 순간 전방 50m 정도 앞 도로가 갑자기 굉음과 함께 푹 꺼지면서 내려 앉았다.

 

마침 그 주변 인도를 걷고 있던 사람이 굉음에 놀라 쳐다보니, 왕복8차선 도로의 한 면에 직경이 약4~5m에 깊이가 3m 정도인 커다란 싱크홀이 갑자기 생겨났고, 주변의 지반이 무너지면서 잠깐 사이에도 구멍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들 패닉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로 차들이 멈춰 섰고 위기를 넘긴 것이다.

잠시 후 간신히 정신을 수습한 버스기사가 와들와들 떨면서 회사에 연락해서 상황을 설명했고, 이어서 버스 승객들과 옆 차선의 승용차 운전자들도 차츰 패닉 상태를 벗어나서, 차에서 내려 준수와 민지가 있는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만약 절묘한 순간에 접촉사고가 없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교통사고가 이토록 고마운(?) 경우가 또 있을까?

정신이 돌아오고 차에서 내린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향했다.

 

그는 뻔뻔하게도(?) 전혀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

준수와 민지는 가장 먼저 차에서 내려서 주변 상황을 살피고 있었는데, 민지가 마음의 여유를 찾았는지 낮은 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알고 보니 오빠는 준수씨가 아니고 별에서 온 도민준씨군요. 지금부터는 민준 오빠라고 부를 테니까, 오빠는 저를 ‘천송이’ 라고 불러주세요.”

이 와중에 민지가 가벼운 농담을 해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지난번 요트여행에서 이미 큰 사고를 경험한 탓인지,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아직 공포에 질려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침착한 표정으로 농담까지 하는 여유를 보이고 있었다.

 

“이런! 들켜 버렸네……! 어떻게 알았어 천송이?”

준수가 민지의 농을 받아서 가볍게 장단을 맞춰주었다.

 

사고로 인해 고급 외제차가 파손되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큰 모자와 선글라스로 얼굴모습이 일부분 가려졌지만, 누가 봐도 수려한 용모를 가졌다고 짐작되는 두 남녀가, 이처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닭살스런 애정행각을 지켜 보고 있던 사람들 중에서 한 여학생이 눈을 크게 부릅뜨더니, 갑자기 옆의 친구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저 남자 ‘별춤신’이야! 동영상 속 그 남자…… 별에서 온 춤 신! 가딘사 회장님이기도 하고……

아까 저 예쁜 언니가 말할 때 분명히 들었는데, 준수씨라고 했고 별에서 온 도민준씨 뭐라고 하는 소리도 들었어.

저분이 지금 선글라스를 끼고 있지만, 내가 그 동영상을 워낙 많이 봐서 확실히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어.”

 

그녀가 흥분해서 말하는 것을 주위사람들이 듣고 준수를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고, 이미 모든 것이 탄로난 마당에 더 이상 변장한 모습을 유지할 수가 없어서, 준수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아! 다들 괜찮으세요? 갑작스런 일에 너무들 놀라셨죠?”

 

“맙소사! 사고를 내서 우리 모두를 구한 사람이 가딘 그룹 회장님이었어…… 어쩐지……”

“그래! 한회장님이 아니고서야 누가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었겠어. 하늘을 나는 능력까지 있는 분이니까 사고 날 것을 미리 예측해서 미리 예방조치를 취한거지…… 한회장님은 저 아가씨 말대로 정말 외계 별에서 왔나 봐!”

 

친구간인 듯싶은 4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두 여자가, 엄청난 화제거리를 맨 처음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신나게 떠들어댔다.

 그러자 거기에 뒤질세라 근처에 있던 아주머니 한 사람이 준수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머!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는 가딘 그룹의 회장님을 여기서 뵙네요!

회장님께서는 우리를 구하기 위해 일부러 사고를 내신 거죠?

항상 드러내지 않고 좋은 일을 하시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를 구해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아 아닙니다!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

준수가 당황해서 급히 변명을 했지만, 그들은 준수가 참사를 막기 위해서 교통사고를 일부러 냈다는 것이 분명하다는 표정으로, 준수의 변명을 가볍게 무시했다.

 

그때부터 처음 준수를 알아본 여학생이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고, 싱크홀을 찍고 있던 다른 여학생도 동시에 준수를 찍기 시작했다.

준수가 급히 제지를 하려고 했지만 주위의 다른 사람들과, 사고를 보고 몰려든 또 다른 사람들이 동영상을 찍어대자 말리는 일을 포기하고 말았다.

 

처음부터 사고 진행 상황을 목격한 옆 차선을 가던 승용차 운전자가, 이제 마음이 안정 되었는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준수에게 물었다.

“회장님께서는 저 아주머니들 말대로 싱크홀이 생길 것을 미리 아시고, 고의로 사고를 내서 참사를 막은 것 같은데 맞습니까?”

 

준수는 이 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크게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그는 손을 흔들면서 애써 부인했다.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제가 부주의해서 교통사고를 일으켰는데 그것이 운 좋게 큰 사고를 막은 것 같습니다.”

 

준수가 이렇게 말했지만 그 남자를 포함해서 다들 믿지 않은 듯했고,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 준수가 미리 알고 일부러 사고 낸 것이 틀림없다는 말에 맞장구를 치자, 준수가 할 수 없이 변명 삼아 말했다.

 

“기 수련을 많이 해서 제가 좀 예민한 편인데…… 그렇지만 보통 사람에게도 예감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예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예감을 느끼고 미리 빠져 나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동물들이 지진 같은 것을 미리 느끼는 것처럼 뭔가 이상해서 미리 감지한 것뿐이니, 이 일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준수가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적극적으로 변명에 나섰지만, 사람들은 그 말을 들은 채도 안 했다.

“어쩐지……!”

이런 감탄사를 수없이 내뱉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신기한 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곧 이어서 싱크홀이 생기고 교통사고가 난 지역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준수는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사고를 당한 버스 기사에게 가서 모두 자기에게 책임이 있으니 수리비용을 전부 부담하겠다고 말하고 나서, 가딘사의 윤세나 여비서팀장과 상의하라고 전화를 연결시켜주었다.

그리고 나서는 차를 돌려서 민지와 함께 급히 그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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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5/11 [21:27]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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