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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소설 Mr. Nobody [96회]
96. 별에서 온 당신 (3)
 
이상철 소설가 기사입력  2015/05/13 [20:46]

 

96. 별에서 온 당신 (3)

 

어떤 사람들이 주장하기를, 주역에 통달하면 천지만물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어, 세상만사의 변화징후와 미래에 일어날 일들까지 미리 알 수도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관점으로 준수가 싱크홀 사고가 일어날 것을 예측해서 사전에 대비했다고 본다면, 그 일이 조금 신통한 역술가나 무속인도 해낼 수 있는 범주로 봐서, 별일 아니라고 넘겨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것의 진실성 여부에 대해 말이 많지만, 준수는 이미 지난번 ‘별춤신’에서 특별한 능력을 선보인바 있으니, 동일 선상에서 그는 이번 일로 천기를 읽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증명한 셈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은 누가 보더라도 정말 특별한 문제에 해당된다.

만약 그가 언제든지 이런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다면, 이는 그저 무속인의 신 내림에 의한 예언이나 역술가의 점괘에 따른 행위와는 아예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날 인터넷에서는 맨 처음 준수를 알아본 여학생들과 그 밖의 다른 목격자 들이 잇달아 올린 동영상과 상황설명, 그리고 댓 글들에 가려서 다른 뉴스를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 되었다.

 

또한 여러 TV와 라디오에서는 속보로 싱크홀이 생겼다는 뉴스를 내보내면서, 때마침 교통사고가 나서 차들이 급정거한 덕에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간단히 언급했다.

 

2년전 ‘별춤신’ 동영상 때도 그러했지만 공정성이 생명인 방송의 특성상, 모든 것을 사실로 믿고 방송에 내보내기에는 좀더 철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에, 아마도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간단히 언급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날 정오 임시 편성된 한 TV의 긴급뉴스로 인해 세상이 발칵 뒤집혀 버렸다.

정오 뉴스에서 앵커는 자기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를 보도국장에게 제출하고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그는 예전 ‘친절한 세리씨’ 보도로 전국적인 스타가 되어 공중파에 스카우트된 사람이다.

 

“시청자 여러분,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여러분은 그것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오전 석촌호수 주변에서 싱크홀이 또다시 발생해서, 이를 목격한 사람들과 인근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뉴스가 있습니다. 그것은 한 차량 운전자가 싱크홀이 생길 것을 미리 알고는, 자기가 운전하는 승용차로 일부러 버스 옆구리를 가볍게 들이 받아서, 대형 참사를 막았다는 것입니다.

 

그 운전자는 2년전 인터넷 동영상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별춤신’ 또는 ‘별에서 온 춤 신’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젊은 분인데, 경찰관계자들이 모두 입을 다물어서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는 ‘30:1 격투’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사고 현장에 있던 사람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그 운전자는 기 수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사고를 미리 감지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고의 사고를 내서 참사를 막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믿어 지십니까? 뉴스를 진행하는 저도 이 일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요. 하지만 이 모든 게 사실이라고 합니다.

 

또 일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애인인 듯한 아가씨가 그를 가리켜 별에서 온 도 민준씨라고 불렀고, 그 남자는 아가씨에게 천 송이라고 했답니다.

 

대형 참사를 위험을 무릅쓰고 미리 막은 ‘별에서 온 도 민준님’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실로 감사 드립니다.

아울러 이런 대단한 분이 우리 국민이란 사실이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외쳐보고 싶습니다.

 

가딘 그룹의 한준수회장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당신은 지금까지도 우리의 영웅이었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두고두고 기억될 우리의 자랑스런 영웅이란 것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 뉴스가 보도 되자 ‘별에서 온 도 민준’이 압도적으로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서 ‘가딘 그룹 한준수회장’ ‘30:1 격투’ ‘천 송이’, 그리고 ‘대형 참사를 막은 고의사고’가 차례로2, 3, 4, 5위를 휩쓸었다.

 

이 뉴스는 국내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전세계로 퍼져 나갔으며, 잠시 후에는 특종 보도를 놓친 경쟁 타 방송사에서 화질이 비교적 선명한‘별춤신’ 동영상을 어디서 급히 구했는지, 다른 뉴스 진행 도중인데도 그 뉴스를 잠시 중단하고, 그 동영상을 영화 무술감독과 체조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여서 긴급편성으로 내보냈다.

 

체조 전문가는 최고의 체조선수가 펼칠 수 있는 고 난이도의 연기와 준수의 동작을 하나하나 비교하면서, 준수의 동작들은 혹 슈퍼맨 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인간이 절대로 보일 수 없는 동작이라고 말했다.

 

또한 무술감독은 준수가 마지막에 펼친 공중 활강동작을 가리키며, 이렇게 해설했다.

“저는 그 당시만 해도 논란을 불렀던 세간의 평대로 혹시 와이어액션이 아닌가 의심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자세히 관찰하니 그런 동작은 몸에 와이어를 묶고 있다고 해도, 절대로 자력으로는 펼칠 수 없는 동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뉴스가 다시 보도되자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인터넷 망이 트래픽에 걸려서, 아예 다운로드 불가 상태가 되어 버렸고, 일반적인 뉴스 검색마저도 어렵게 만들었다.

만약 트래픽에 걸리지 않았다면, 다운로드 수가 순식간에 ‘강남스타일’을 능가할 기세였다.

 

세계 각국의 방송에서도 뉴스시간에 이 내용을 보도했고, 몇몇 방송에서는 한국의 보도내용을 그대로 전하면서, 그는 지구에 사는 슈퍼맨인가 아니면,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내용처럼 외계인인가 궁금하다고 해설했다.

 

나중 일이지만 그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요청에 따라, 또다시 방영되어 전 아시아권을 휩쓸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의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게 되고, 주연배우들은 세계적인 스타로 등극하게 된다.

 

어떤 나라의 방송에서는 그는 아마도 천사일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나라의 방송에서는 전문가가 나와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특별한 초능력자임에 틀림없다. 초능력자는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 그러니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초능력자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 다른 나라는 일본이다. 그 밖의 다른 나라도 어느 정도는 그랬겠지만 특히 일본은 준수 동영상을 보고 굉장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었다. 그래서 일본의 내각정보조작실은 이미 초능력자 양성프로젝트를 기안해서 총리의 재가를 기다리는 기민함을 보였다.

 

비단 일본만이 아니었다. 미국의 CIA를 필두로 영국의 SIS(007영화의 영향으로 MI-6라고 더 많이 알려져 있음), 프랑스의 GSE, 중국의 국가안전부, 러시아의 SVR. 이스라엘의 모사드 등 세계 각국의 내노라하는 정보기관들은, 모두 초능력자 양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벌써 뛰어든 곳도 있었다.

 

말이 양성이지 일반적으로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식은, 우선 쉬운 길을 택하고 안되면 다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그들이 택하는 쉬운 길이란 뻔하다. 점잖게 표현 하자면 상대방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빌려오거나 가져오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국가간의 서열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그건 주로 무력에서 나오는 것이니, 힘을 가진 국가가 압력을 행사해서 무엇을 달라고 하면, 힘이 약한 국가는 거기에 굴복해서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무턱대고 그냥 내주거나 빌려주겠는가? 내줄 때는 내주더라도 뺏으려는 측과 뺏기지 않으려는 측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어둠 속에서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국가정보원은 뺏기지 않으려는 측에 속한다. 국내파트 해외파트 가리지 않고 요원들이 총동원 되었다.

그들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의 전문가 들이니, 항상 남보다 앞서 생각하고 판단해서 움직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으므로 벌써 행동에 옮긴 것으로 생각된다.

 

‘스타워즈’ 영화를 본 사람들은 제다이 기사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알 것이다.

국정원 관계자들은, 준수의 전략적 가치는 핵무기에 버금갈 것을 벌써부터 꿰뚫어보았고, 이미 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가 해외 여러 나라의 수상한 움직임을 느끼고는 곧바로 비상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그들은 지난번 ‘별춤신’ 동영상을 본 후, 긴가 민가 하는 마음으로 조사에 들어갔었고, 그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과 주인공이 준수라는 것을 벌써 알아냈지만 비밀에 부쳐왔고, 또 그의 사회적 신분이 대단하다는 것을 감안해서 조용히 준비에 착수했던 것이다.

 

이런 일들은 보통사람들이 잘 모르는 어두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준수에 관한 일의 보도가 세상에 불러 일으킨 반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났다.

 

준수의 동영상들은 세계각국에 엄청난 신드롬을 몰고 왔다.

특히 중국에서는 무협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동영상 속 장면들이 사실임이 밝혀지자, 처음 인터넷에서 접했을 때와는 비교자체가 의미가 없을 만큼 나라 전체가 들끓었다.

 

무협소설이나 무협영화 내용이 허구인 줄 뻔히 알면서도 사실인양 받아들여 열광하는 중국인들이다. 그런 상황에서 동영상 속의 무협영화 같은 장면들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준수가 기 수련한 덕분에 사고를 미리 감지했다는 사실까지 보도 되었으니, 중국 전역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어 버렸다.

당연히 중국인들이 그토록 열광하고 자부심도 갖고 있는 무협에 대해 다각도로 재평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무협에 대한 중국인들의 집착과 사회적 폐해연구’ 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어떤 학자가 있었다.

중국인들의 지나친 무협사랑을 꼬집으면서, 현실과 혼동해서 무협판타지에 집착하는 사례로 인해 삼합회 같은 폭력배들이 크게 늘어났고, 결과적으로 폭력문화가 양산되는 폐해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집중 분석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준수의 동영상이 사실로 확인되자, 부랴부랴 그 내용을 180도로 수정하여, ‘무협이 중국인들에게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무협과 관련된 석 박사학위 논문만 수 십 편이 발표 되고, 기타 학술지 논문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 되어 버린다.

 

그렇지만 정작 재미를 본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이번 일로 무협소설 작가나 무협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 그리고 그 제작 관계자들은 제대로 된 기연(奇緣)을 만난 것이다.

작가들의 글 값과 몸 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고, 각 작품들의 대박에 힘입어 관계자들 거의 모두가 돈방석에 앉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런 현상은 소설, 드라마, 영화 등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새치기 하지 말고 차례 좀 지킵시다. 여기 줄 서있는 사람들 안보여요?”

소림사가 있는 하남성의 숭산 인근 숙박업소와 식당들은, 이처럼 넘쳐나는 수련 지망생들과 관광객들이 자리싸움 때문에 사소한 말다툼을 벌일 정도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공안(우리의 경찰)들은 절 입구 수 백 미터 밖 길목을 막고, 출입자들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무당파가 있는 호북성 서북부의 무당산 부근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보현보살의 성지인 아미산 복호사에도 수련 희망자들과 관광객들이 넘치기 시작하며, 화산, 곤륜산, 공동산, 청성산, 종남산, 점창산 등의 도관에도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

 

또한 무협소설에서 서장 포달랍궁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해발3600미터 고지에 자리 잡고 있는 티벳의 포탈라궁에서는, 어린 라마승들이 밀려드는 사람들을 통제하느라,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연신 땀을 훔쳐내기에 바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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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5/13 [20:46]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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