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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소설 Mr. Nobody [99회]
99. 점점 조여오는 위험
 
이상철 소설가 기사입력  2015/05/22 [22:46]

 

99. 점점 조여오는 위험

 

요시다(吉田)라는 자가 있다. 그는 40대 초반의 미남형이며 상당히 호감이 가는 인상이다. 하지만 이는 겉모습만 볼 때 그렇다는 것이고, 그의 성향은 매우 복잡해서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는 주위사람들에게 매우 친절하며 항상 미소를 띠고 있다. 그와 대화를 해보면 매우 유쾌한 주제로 대화상대를 즐겁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상대방 대부분은 그의 놀라운 지식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래서 그를 굳이 평하자면 유쾌한 젠틀맨이다.

 

하지만 그의 신상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가까운 사람들일 지라도 곤혹스러워한다. 아는 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매너와 풍부한 지식을 볼 때, 그가 도쿄대학을 나왔을 것이라고 하고, 다른 어떤 사람들은 어쩌면 그가 대학을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예전에 여러 사람들이 그에게 신상에 대해 질문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미소만 짓고 있었고, 상대가 꺼리는 것에 대해 조심을 많이 하는 편인 일본사회의 특성 탓인지, 그에 대해 깊이 파고들려는 사람도 드물었다.

그리고 그의 신상을 알려고 했던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 이후 그들의 모습을 봤다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사람이 죽어가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면 극도로 쾌감을 느끼는 자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을 띠면서도 그 순간 이성을 잃지 않고 모든 면에서 냉철한 계산을 하는 특이한 자이므로, 소시오패스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요시다는 살인의 순간 환한 미소를 띠기 때문에, 당하는 사람은 영문도 모르고 같이 미소를 짓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원래 청소년 시절 여러 번 엽기적인 살인을 저질러서,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에 있던 죄수였다.

 

그런데 일본정부는 이런 극악무도한 정신 병자를 특수목적 수행에 필요하다 하여, 정보기관의 특임요원으로 선발해서 요인제거 등의 임무를 맡겨왔고, 이번 임무에서도 그가 조장을 맡고 있다.

하긴 마루타 실험등 일본인들의 잔인한 성정에 비추어 보면, 이런 일이 크게 이상할 것도 없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부 조장은 요시꼬(吉子), 눈길이 저절로 갈 수 밖에 없는 미모의 여성이다. 그녀는 진짜로 도쿄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수재이기도 하다.

그녀는 다소 큰 키에 글래머 몸매를 갖고 있는데,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10살은 더 먹었다.

 

그녀는 대학원을 다닐 때 교육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옛날 미국영화 Basic Instinct(원초적 본능)를 본적이 있는데, 그 영화의 여주인공에 너무나 큰 매력을 느꼈고 그래서 요즘도 즐겨본다.

 

그녀의 부모와 남동생은 그녀가 대학원 재학 중일 때 모두 죽었다. 당시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만 빼고 바닷가로 놀러 갔었는데, 한적한 해안 도로에서 뺑소니 교통사고가 났고, 그들이 탄 차가 난간을 부수고 해안절벽에 추락해서 모두 숨졌다.

그녀는 그 시간에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성립되었고, 그녀 부모의 재산과 보험금 등은 모두 그녀에게 상속되었다.

 

특임조는 잠입 및 탈출, 폭파, 독살, 스나이퍼, 잠수, 정보분석, 컴퓨터 등 대상 제거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 전문가들로 요원들을 구성했다.

그들은 회사원, 기자, 관광객 등 다양한 신분으로 위장을 했고, 시간과 교통편도 분산해서 제3국을 경유해서 한국에 입국했다.

 

대한민국은 총기 소지가 불법이고 가끔 검문도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무기운반은 소형 잠수정으로 운반해서 한국의 동해안에 내려 놓으면, 한국 내에서는 승용차에 나눠 싣고 목적지로 가기로 했다.

 

 

준수는 청와대 실무자와 함께 안가에서 대통령을 만났다. 그 자리에는 대통령과 경호실장, 비서실장, NSC의장, 국정원장 등 NSC상임위 멤버들과 국정원3차장이 미리 와서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준수가 실내로 들어서자 모두들 일어서서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어서 오세요, 한회장님! 그 동안 몇 번이나 회장님과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지만, 오늘에야 비로소 얼굴을 마주하게 되네요.

가까이서 보니 듣던 것보다 훨씬 미남인데다 젊고 멋있어서, 마치 아이돌 스타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자리가 자리이니만큼 내가 누구를 만나는 것은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들이 있어서, 함부로 누구를 만나지도 못합니다.

더구나 회장님 같은 분을 만나면, 정치자금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라는 괜한 오해를 부르기 딱 좋습니다.

 

그래서 나는 물론이고 회장님 입장까지 난처하게 만들 것 같아 꾹 참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진작 만나서 나라에 도움되는 일을 논의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더구나 회장님은 그야말로 특별한 능력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은 준수에게 반가움을 표한 다음 곧바로 나라가 처한 상황에 대에 설명을 한 뒤, 거듭 사과의 말을 건넸다.

 

“국가가 힘이 없어서 공인도 아닌 회장님에게, 나라의 일로 폐를 끼치게 되어 너무나 개탄스럽습니다. 그리고 한회장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일이 한회장님 신변에 절대로 피해가 가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래서 한회장님이 미국을 방문할 경우 간단한 혈액채취를 비롯해서 어떠한 실험에도 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또 우리 정부관계자와 기자들이 입회할 수 없는,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가는 일도 없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겠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나라에서 공표를 할 수는 없지만 준수의 애국심을 국가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국가에서 해줄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하면서 준수에게 거듭 미안함을 표했다.

 

준수의 집 근처에는 항상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동네 주민들이 처음에는 준수가 근처에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었는데, 기자들을 비롯한 방문객들이 워낙 많아지자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밤낮없이 사람들이 몰려들어 좁은 도로에 차들이 가득해지고, 그들이 버린 쓰레기와 소음 등 불편한 일들이 이만 저만이 아닌 것이다.

 

준수네 가족의 고통은 주민들에 비해 훨씬 심했고, 급기야 가족들 모두가 호텔로 피신해 버렸다. 또한 민지네 집 주변에도 경계가 더욱 강화되었고, 주민들 민원과 안전을 이유로 기자들을 비롯한 외부인들의 접근을 철저히 막았다.

 

그렇게 되자 기자들도 모두 철수해서 준수네 가족이 묵고 있는 호텔로 몰려갔고, 거기에 일반인들도 가세 헸다.

그로 인해 호텔측이 대신 곤욕을 치르게 되었지만, 호텔은 이런 일에 대한 직원들 훈련이 잘되어 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고,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한 매출 증가로 오히려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

 

이제는 일반 경호원들과 국정원 직원들 몇 명만이,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숙소에 거주하면서 준수네 집 주위를 경계할 뿐이었다.

준수는 한밤중에 몰래 비워있는 집에 들어와서는 밤새 수련하다가, 새벽 일찍 집을 나가버리는 일을 계속했다.

 

민지 또한 사람들을 피해서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 버렸으니, 준수는 수련하기 좋은 본가에 와서 홀로 수련을 하는 것이다.

“으으음!”

수련도중 그는 매우 답답하고 이상한 느낌을 받아서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너무 어렴풋해서 무언지 모르지만 자기 신변에 어떤 위험이 닥쳐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고, 위기감의 수준이 자기가 초감각을 얻고 난 후 가장 심각해서, 머리끝이 쭈뼛하게 곤두설 지경이었다.

 

다음날 준수는 청와대 관계자와 함께 미국특사를 만났다. 그 특사는 인체 실험 등의 비인도적인 행위나, 기타 준수의 신변에 위해가 되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으며, 대한민국이 요청하면 언제든지 대면을 허락하고, 거기에 대한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각서를 내밀었다.

 

면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양측 관계자들은 모두 만족했다.

하지만 준수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미국의 의도는 뻔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금 매우 위험한 도박을 하려는 것이다.

 

‘저들은 나의 도움을 받아서 초능력자들을 양성한 다음, 영원히 세계의 지배자가 되려고 하는 거겠지. 슈퍼파워의 달콤한 맛을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잘 알고 있고, 초능력자에 대한 연구를 가장 많이 한 사람들이니까, 당연히 그런 마음을 가질 것이다.

 

초능력자 양성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그 초능력자가 미국의 의도대로만 움직여 준다면 저들이 원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하지만 세상일이 자기들 뜻대로만 될까? 더구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고분고분 말을 잘 들을까?

 

초능력자는 양날의 칼이다. 만약 초능력자들이 자칫 나쁜 마음을 먹을 경우는? 그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재앙이 초래될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G투자은행을 움직여서 미국경제를 확 뒤집어 놓을까?

 

에이, 아서라…… 내가 알아서 잘 하면 충분히 방법을 찾을 수 있는데, 괜히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야 없지……’

이렇게 생각한 준수는 어느 정도는 협조하되, 미국의 의도대로만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협상이 원만히 타결 되자 그들은 저녁만찬을 가졌고, 준수는 자기가 남의 의도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것에 울컥하여 약간 과음을 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이미 초인에 가까운 그는, 행동이나 감각에 거의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였다.

 

 

“심리학을 전공한 네가 생각할 때는 말도 안 되는 망상이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나는 말이야, 초감각이라는 것이 일종의 과민증상에서 발전한 형태 아니면, 그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

내가 특별히 감각이 예민한 자들을 몇 명 알거든…… 물론 모든 면에서 그들과 한준수를 비교하는 것은 역시 말이 안되기는 하지.

 

그래도 너무 예민해서 정신병원에 있는 자들이니, 감각 면에서는 쥐새끼들처럼 위험을 미리 감지해내는 능력이 보통사람보다는 조금 뛰어날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그들이 자주 보이는 특별한 성향을 참고해보면, 일부분이라도 우리가 하는 일에 도움은 되지 않을까?”

 

요시다가 그 특유의 호감이 가는 미소를 띠면서 요시꼬에게 친절하게 설명했고, 요시꼬도 그녀의 생각을 말했다.  

 

“제가 오랫동안 심리학을 공부해왔지만 저 역시 초감각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요. 그건 완전한 미지의 영역이라서, 과민증 환자라든가 자폐증 환자의 행동양식을 참고한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될지 는 사실 의문이 들어요.

 

그래도 한준수의 초감각을 방해할 무슨 방법을 찾아야 하니, 효과가 있든 없든 간에 조장님 생각대로,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을 해보는 것에 저도 찬성 이예요.

 

더구나 과도한 분노는 다량의 아드레날린 분비를 유발하기 때문에,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자라도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감각이 둔해질 것이고, 하다못해 약간의 정신적인 타격이라도 입을 거라 생각해요.”

 

그들은 준수를 크게 분노케 해서 그의 신경을 가장 많이 분산시킬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을 했고, 거기서 나온 안들에 대해 여러 가지 변수들을 입력해서 시뮬레이션을 한 다음, 효과가 크면서도 가장 성공 가능성이 큰 방법을 택해서 은밀히 행동에 나섰다.

 

대학원 석사과정에 있는 민지의 여동생 수지는, 타고난 미모에다 준수의 예비처제라는 이유가 더해져서,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신부감 리스트 1위에 올라있다.

 

너무나도 월등한 그녀의 미모와 거기에 걸맞게 앙상블을 이루는 그녀의 패션은, 가히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해서 스타급 연예인들도 따라 할 정도이며,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든 총각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그래서 그녀 주위에는 항상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마련이어서, 준수가 설립한 태극선문의 문외 여제자인 선미가 그녀의 경호를 위해 그림자처럼 항상 그녀를 따라 다니고, 그밖에 한 명의 여 경호원과 두 명의 남자 경호원이 그녀와 같이 다닌다.

 

세 명의 경호원들 역시 발군의 무술실력을 보여서 그녀의 경호원으로 채용되었고, 그들은 총기소지가 허용되지 않으므로 가스총과 전기 충격봉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녀는 논문준비를 위해 조금 늦게까지 학교 연구실에 남아있었고, 선미와 다른 여자 경호원이 잡지를 보면서 그 안에 함께 있었다.

“아함!”

갑자기 수지가 하품을 크게 하더니 보고 있던 책에 얼굴을 쳐 박았고, 그 뒤 차례로 나머지 두 사람도 곯아 떨어졌다.

 

잠시 후 방독면을 쓴 괴한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고, 수지와 일행들은 준비해온 포대에 넣어진 채로 밖으로 옮겨져서 짙은 썬팅을 한 차에 실렸다.

문틈으로 들어온 수면가스에 당한 까닭에 아무리 무술실력이 뛰어난 선미일지라도 전혀 대응할 방법이 없었고, 그들은 납치된 신세가 된 것이다.

 

수면가스가 투입되던 시간에 건물 바깥에 있던 남자 경호원들은, 한 명은 담배를 피우고 다른 한 명은 동영상을 보면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들 모두 소음총을 맞고 젊은 나이에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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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5/22 [22:46]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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