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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소설 Mr. Nobody [106회]
106. 은폐공작
 
이상철 소설가 기사입력  2015/06/15 [20:48]

 

106. 은폐공작

 

테러사태로 임시국회가 소집되었다. 거기에는 국정원장과 행자부장관, 국방부장관 그리고 국민안전처장관이 출석했는데, 그들은 누가 더 당하고 덜 당하고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하나같이 여야의원들의 집중성토를 받았다.

 

“도대체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옵니다. 다른 모든 관계부처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안전처장관! 국민안전처를 설치한 이유는 여러모로 바쁜 총리를 대신해서, 국민안전과 재난에 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고 총괄하기 위해서가 아닌가요?

 

예전 메르스 사태 때도 그러더니 그런 일에 관한 한 최 일선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도대체 제대로 하는 일도 없고…… 그야말로 한심하기 짝이 없어요.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이걸 따져봐야 아무 소용없을 것이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니 본격적인 질문에 들어가겠습니다.

  

장관님! 장관님에게 제일 먼저 이걸 한번 묻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테러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안전한 나라입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관쯤 되는 분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이번에 벌어진 사태에 관해서는 뭐라고 변명하시겠습니까?”

“………”

 

“할말이 없으신가 보군요. 하긴 이 시점에서 해당부처의 장관님에게 할말이 남아 있다는 것이 더 이상하겠지요……

지금 세계는 IS를 비롯한 테러집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또 실제로 그들에 의한 테러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해가 갈수록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의 피해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습니다.

 

절대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이번 사태를 볼 때 장관님을 비롯해서 정부의 여러 관계부처 공무원들 중에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괜찮았으니 테러나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는 필요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됩니다.

 

경찰과 국정원의 합동조사에서 밝혀진 바로는 트럭에서 발사한 소형미사일에 피격을 당해서 한준수회장이 폭사를 당했다는데, 그렇게 위험한 무기들이 어떻게 국내에 반입될 수 있었지요?

그리고 테러범들의 행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윤곽이라도 파악하고 있나요? 또 범인들이 어느 나라에서 온 자들인지에 대서는 대강 짐작이라도 가는 곳은 없습니까?”

 

“죄송합니다. 사전에 어떤 조짐도 없이 워낙 불시에 터진 일이라…… 저희로서도 거기에 전혀 대비할 틈이 없었다는 것을 솔직이 인정할 수밖에 없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사실 이미 사건이 터진 다음이라 입이 열 개가 있어도 할말은 없습니다만, 사건을 인지한 즉시 국정원과 경찰이 무기 반입 경로에 대해서, 다각도로 조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범인들의 행방에 대해서는 검문검색강화와 함께 CCTV분석을 통해서 찾고 있는 중인데, 그들이 국외로 탈출할 가능성에 대비해서 모든 공항은 물론이고 전국의 해안과 도로들을 항공정찰 등으로 집중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궁금해하는 범인들의 정체나 국적에 관해서는, 혐의가 의심되는 모든 단체나 국가들을 대상으로 현재 조사 중이지만, 특별히 확인된 사실이 없기 때문에 함부로 발표하기에는 곤란한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아울러 밝힙니다.”

 

국회에서 열린 테러관련 질의응답은 모든 국민들이 별로 기대도 안하고 있고, 내용이 너무나 뻔할 것을 이미 예상하는 바와 같이, 이번에도 원론적인 질문과 답변으로 일관했고,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자기도 국회에서 한마디 했다는 이력을 쌓기에 바빴다.

 

 

준수에 관한 일을 총괄하고 있던 국정원3차장 정대현은, 미사일에 의한 피격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자기가 가장 신임하는 요원들만으로 팀을 꾸려서 사건 현장에 보냈고, 아울러 군과 경찰 그리고 검찰에도 비상회선을 써서 협조를 구했다.

 

현장에서 긴급 보고가 온 시간은 새벽 4시30분경 이었고 다음은 5시경이었다. 그는 현장요원의 첫마디가 시작되는 순간 즉시 암호통신으로 바꿀 것을 지시했다.

“저희가 진행한 1차 수색결과로는 고열에 녹아버린 뼛가루로 짐작되는 것이 얼마간 보이는데, 그것이 한준수회장의 것인지 테러범들의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상한 점은…… 다시 메워지기는 했지만 어떤 구멍의 흔적이 있었고, 그것을 파보니 깊은 구덩이가 있다는 것 정도 입니다.”

 

“그래? 그런데 주변은 잘 통제했나?”

“예, 차장님께서 미리 손을 써주신 덕분에 소방관들이 화재를 모두 진압한 후에는 곧바로 우리가 현장을 장악했고, 경찰은 현장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외곽을 의경 백여 명으로 에워싼 후 철저히 경계하면서, 기자들을 비롯해서 모든 사람들의 접근을 완전히 봉쇄했습니다.”

 

“좋아! 잘했어. 그래, 구덩이를 조사한 후에는 그 흔적을 잘 지웠나?”

“그건 염려 마십시오. 저희는 차장님의 명령이 국익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잘 알기 때문에 완벽하게 처리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현장감식 전문가가 와서 살펴보지만 않는다면, 조금 시간이 흐를 경우에는 누구도 원래부터 구덩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처럼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낀 그는 현장요원들 모두에게 비밀을 엄수할 것을 지시한 다음, 당분간 요원들이 계속 남아서 현장을 철저히 통제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정차장은 사건당일인 그날 오전에 자기가 직접 차를 운전하여, 민지가 입원하고 있는 박병원 특실을 찾았다.

병실 입구에는 여러 명의 경호원인 듯한 사람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 다섯 명의 경찰이 지키고 있었다.

 

그 중 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귀속말로 자기의 신분을 밝히니, 그는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더니 정차장에게 들어가라고 했다.

정차장이 병실로 들어가서 보니 민지는 멍한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김민지씨 우선은 누워서 그냥 듣기만 하세요. 이미 들으셨겠지만 나는 국정원 3차장 정대현이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여기서 하는 말은 오직 우리 두 사람만의 비밀이 될 것이고, 나는 비록 지휘체계를 위반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과 국정원장에게도 이 내용을 보고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한준수회장에 대해서 예전 ‘별춤신’ 동영상이 나돌 때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김민지씨와 양가의 가족들 그리고 특수한 관계자들을 제외하고, 외부 인사로는 가장 많이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습니다.

 

또한 공직자로서의 신분과 업무를 떠나서 인간적으로 한회장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분이 우리나라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미국이나 그 밖의 어느 나라라도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그분을 데려가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개인적인 호감뿐 아니라 국익차원에서라도 한회장님 행방에 대해서는 묻지 않을 테니까, 현재 그분이 어떤 상태인지만 솔직한 답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먼저 이 말씀을 드렸어야 하는데…… 사건 현장을 조사해보니 회장님이 피신했다가 빠져나간 흔적이 있더군요.”

 

민지는 정차장이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여기에 왔으며, 이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해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밝혀도 되는 일은 솔직이 털어 놓은 다음 그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네, 좋습니다. 이미 다 알고 오셨으니 솔직하게 말씀 드릴게요.

한회장님은 극한 상황에서 겨우 목숨은 구하셨지만, 현재 몸 상태는 그리 좋지 못한 편이랍니다.

엄청난 폭발이 있었는데 아무런 피해 없이 멀쩡하기는 불가능 했을 것이고…… 저는 그분이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오신 것만으로도 진정 하늘에 감사 드리고 있답니다.

 

그분의 몸 상태가 다소라도 호전되면 다시 말씀 드리겠지만, 현재는 모처에서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겠네요. 그러니 궁금하시더라도 한동안 기다려주시면 고맙겠고, 이 사실에 대해서는 차장님 외에 다른 분들은 절대로 몰랐으면 합니다.”

 

“그분께서 살아계신다니 그 사실만 해도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그리고 비밀을 지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오히려 제가 더 부탁 드리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

 

사실 회장님을 두고 이런 표현을 하기는 뭐합니다만, 최고의 보물은 수많은 도둑을 불러들입니다.

한준수회장님은 이세상의 판도를 바꿔버릴 만한 역량을 가지고 계셔서, 그야말로 사람과 사물을 통틀어서 세상 최고의 보물입니다.

 

그래서 어느 나라나 그분의 능력에 욕심을 내게 되어있고, 김민지씨도 한회장님께 들어서 아시겠지만, 이번에 미국이 그분을 미국으로 모시겠다고 우리 정부를 압박한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일부 불량 국가나 단체에서는 만약 자기가 그 능력을 가질 수 없다면 남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망가뜨리겠다는 못된 심보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 테러사건이 그 일환이라 생각합니다.

 

한회장님이 언제쯤 완전히 회복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이제부터는 한회장님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아야, 활동의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 찾아오기 전에 몇 가지 준비를 하고 왔습니다.”

 

그렇게 말한 다음 그는 민지에게 구형 폴더폰 두 개와 조그만 가방을 내밀었다.

“이 핸드폰들은 오직 저하고만 통화가 가능한 것들입니다. 하나는 김민지씨가 갖고 계시고, 다른 하나는 한회장님을 드리십시오.

그리고 이 가방 속에 든 것은 특수 분장도구와 가짜 지문이 부착된 피부처럼 보이는 고무장갑입니다. 저희 특수 요원들이 사용하는 것들인데, 이것 역시 회장님께 드리면 유용하게 사용하실 것입니다.”

 

한편 장노사가 아직 의식을 잃고 있는 준수를 돌보고 있는 동안, 과거에 서정도의 부하로 있었고 준수에게 큰 은혜를 입었던 고영호가 제네시스를 몰고 찾아 왔다. 서정도가 시켜서 사람들의 주목을 별로 끌지 않을 평범하면서도 그럴듯한 차를 타고 온 것이다.

 

“장노사님, 많이 기다리셨지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북진건설이 운영하는 골프장 겸 휴양시설이 있습니다. 이미 모든 수속은 다 마쳤기 때문에 그냥 숙소에 들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벽에 골프장을 찾기 때문에 특별히 우리를 주목하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그렇게 해서 특별히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은 곳을 찾아 든 그들은, 이제 준수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만 하루가 다 지나가서야 준수는 깨어났고, 그들은 계속 서정도와의 전화통화로 준수의 상황을 민지에게 전했다.

 

“으으으……나는 누구지? 머리 속이 몽롱하기만 하고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이…… 분명히 내가 잘 아는 사람들인데……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서 누군지를 모르겠어.”

 

그는 의식을 찾고 나서도 한참을 깊은 생각에 잠겼고, 장노사와 고영호는 그런 그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냥 내버려 두었다.

 

 

민지는 병상에 누워서 서정도가 전해주는 준수의 상태를 들었는데, 드디어 준수가 깨어났지만 아직 기억을 찾은 것 같지는 않다는 소식을 듣고는 상당히 실망했으나, 그래도 죽은 것에 비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래! 준수씨는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초인이야. 조금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그 사람 기억은 곧 돌아올 거야.

지금부터 나는 그 사람이 다시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어……”

 

그녀는 밤새도록 준수에 대한 걱정을 한 때문인지, 핼쑥해진 모습으로 병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그런 민지를 보고 서정도가 더 누워있으라고 말렸으나, 민지는 괜찮다면서 예비시부모의 병실로 들어섰다.

 

그녀는 준수의 아버지와 무엇인가를 한참 의논했고, 이어서 수지가 들어있는 병실에서 엄마와 함께 그녀를 간호하고 있는 아버지를 자기 병실로 불러서 은밀한 대화를 나눴다.

주로 준수가 취할 앞으로의 행보와 가짜 장례절차에 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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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6/15 [20:48]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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