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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운스님의 '오늘의 법문'(法門)[120]
한 생각에 따라
 
제운스님 객원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6/15 [09:30]

 

▲     © 제운스님 객원칼럼니스트

 


한 생각에 따라(一念生起)
    
    
일심정도 一心正道
처처무탈 處處無脫
일심악도 一心惡道
마왕불탈 魔王不脫
    
한 생각 정도로 가면
처하는 곳마다 무탈하고
한 생각 바르게 살지 않으면
마귀 왕 신세를 벗지 못하리.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불교신문에서 나온 기사를 읽게 되었다. 편집국장이 인생(岸樹井藤)에 대한 화두를 들고 당대 불교계의 최 고승들을 직접 탐방해서 인터뷰 했었다. 전국을 돌다 불국사를 들려 조실(祖室)이신 월산(月山)스님께 물었다. 그가 말하길 “나는 현재 불국사에 잘 있다.”는 말로 인생의 물음에 답했다. 기자의 발길은 월래 관음사로 향했다. 그곳에는 남방도인으로 불리는 향곡(香谷)선사가 선방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었다. 기자는 인생에 대해 물었다. “아이고! 아이고!”로 답했다. 다시 기자의 발걸음은 월정사 조실이며 당대 최고의 불교석학이신 탄허(呑虛)스님에게 같은 질문을 드렸다. “흐르는 물소리 밤에도 쉼이 없구나.”했다.

 

다시 기자는 천축산 망월사 조실이신 춘성(春性)스님을 뵙고는 같은 질문을 드리니 그는 노환이 있어보였고 누운 상태에서 기자의 질문에 쓴 미소만 보였다.
기자의 발걸음은 덕숭산 수덕사 조실이신 혜암(慧庵)스님을 찾았다. 당시 스님은 세수가 90정도로 꽤 노쇠한 나이다. 같은 질문에 답하길 “수미산도 방하착하라”했다. 수미산은 불교의 우주관을 표할 때 쓰는 산 이름이다. 다시 말하면 인생에 대한 질문을 우주까지 놓아버리라는 뜻이다.
    
인간세상이란, 곧 사바세계(沙婆世界)이니 사바세계란 인욕(忍慾)을 뜻한다. 인욕이란 참고 산다는 것으로 생노병사(生老病死)를 겪지 않고서야 어찌 살아갈 수 있을까?


그것이 인생길이지만 인생의 길을 알쯤이면 턱수염이 희끗하고 그쯤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된다. 이에 대한 좋은 명언을 공자의 후인(後人) 증자(曾子)가 말하길 “새가 죽을 때 그 소리 구슬프고, 인간이 임종(臨終)에 이르면 진실 된다”고 했다.


인간이 제아무리 기세가 높다한들 태산과 견줄 수 없고, 돈이 많아도 죽음을 살 수 없다, 살다보면 알고 속고 모르고 속으며 사는 것 또한 인생이다.


거짓 없이 진실 되게 살 면은 처하는 곳마다 무엇이 두려울 것이며, 남을 해하거나 나쁜 길 멀리하면 설사 마왕이 앞에 나타나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어서 이 또한 인생의 한 모롱이가 아닐까?
    
일찍이 공자가 경험했듯이 “제 아무리 지혜가 뛰어난다 한들 거부(巨富)가 될 수 없는 것, 거부는 하늘이 내리고 잘살고 못사는 건 인간의 노력에 달렸다”고…


그러므로 오늘도 내일도 알 수 없는 인생길을 멈칫하며 살지 말라, 멈칫 이란 마음의 꾸밈 때문에 일어나기에 과거 영산회상에서 법문(法門)하던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인간의 진실된 가치를 땅에다 ㄱ자를 써가며 깨우치게 해서 배우지 못한 한 사문을 제자로 삼은 것처럼…. 이 또한 사람의 길이요, 인간의 가치를 실현해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옛글을 읽다보면 “천하 영웅이라는 자들 동서남북 진흙 속에 누웠네.”(天下英雄漢南北東西臥土泥)라고 했다. 제아무리 잘나고 뛰어나도 죽음의 그림자를 피할 수 없으니 오늘 죽던 내일 죽던 사람답게 산다면 한 평생이 후회하지 않으리라.


제운스님/시인 선화가

해인사 출가, 동화 법주 범어 통도사 등 수행
문인화가, 평론가 석도륜 선생 사사
개인전 : 서울경인미술관, 양평친환경박물관 등 4회

저서 : 너는 금생에 사람노릇 하지 마라, 달마산책, 오가밥상,
그대 안에 수미산도 다 놓아버려라, 채근담, 산사의 주련,
내 마음의 이야기, 그대 마음을 가져오라, 나를 찾아 떠나는 선시여행,
산문의 향기, 당신은 나에게 무엇입니까, 시선일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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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15 [09:30]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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