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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운스님의 '오늘의 법문'(法門)[122]
인생의 의지와 행복에 대하여
 
제운스님 객원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7/07 [19:39]
▲     © 제운스님 객원칼럼니스트

 

인생의 의지와 행복에 대하여

  
시대유견 時代流見
현재부진 現在不塵
청황세변 靑黃世變
행복유신 幸福有身
    
시대의 흐름을 볼 뿐
현재를 탓하려 말라
세상은 거듭 변화해서
행복은 스스로에 있다.
    
한번 흘러간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 또한 지나가버리면 다시 되찾을 수 없다. 이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슬프다. 시대의 변천은 그 누구도 짐작하기 어렵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불가에서는 주지자리를 탐하지 않았다. 주지자리가 마치 지옥 가는 길 티켓을 구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사회 시대의 특징이라면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을 생각한다면 오늘처럼 살진 않는다. 그 예로 게임에서처럼 인간의 생명을 중요시 않는다. 불가에서는 한 생명을 얻기 위해 수많은 세월을 선업으로 쌓아야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생각들이 모두 부질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오늘 우리사회다.


내일 천당 가고 지옥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이 멋진 세상을 만나서 멋지게 인생을 향유(享有)할 뿐이지 그 무엇을 바라겠는가? 멋진 인생이란 스스로 잘난 체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람 들로부터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멋진 인생이 아닐까? 이 멋진 인생의 길에서 왜, 무엇 때문에 멋진 인생을 포기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세상이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눈이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눈은 인식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란 그 자체는 존립할 수 없어서 언젠가 썩어질 몸일지라도 이 몸이 있기 때문이다. 영가대사(永嘉)의 증도가(證道歌)에서 “헛되고 빈 몸뚱이가 곧 진리의 몸이다.” (幻化空身卽法身) 했다.


이 몸이 중요하다는 것은 살아있음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살아있음은 삶의 의지가 있어서이다. 삶의 의지가 강한 사람은 행복하고, 삶의 의지가 낮거나 꺾이면 행복한 삶이 되지 못한다. 그런 것이 지속되면 삶을 중도에 포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삶의 의지가 곧 행복의 가늠자가 되는데 이 가늠자는 물질에서만이 있지 않다. 가령 시장에서 어렵게 장사를 해서 하루를 살아갈지라도 삶의 의지가 강한 사람은 행복한 반면 풍족히 갖춰서도 삶의 의지가 약한 사람은 행복하지도 못하고 오래 살아갈 수도 없다.


삶의 의지야 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다. 이 힘을 얻기 위해 자신과 부단히 싸우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이란 바둑판의 금과 같아서 어디를 놓느냐 따라 승리하기도 하고 패하기도 한다. 길을 가다보면 때론 험난한 길을 맞닥뜨리기도 하고 편한 길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노자(老子)가 말하는 인생의 지침서를 옮겨본다. “가져서 가득 채우려 함은 그만 둠만 못하다.”(持而盈之 不如其已) 또한 인간의 품성을 지니는 덕목에서 “예민하게 따지기만 한다면 오래가지 못한다.”(揣而銳之 不可長保) 했다.


오늘처럼 각박한 사회는 아직 없었다. 손에 잡히는 도구 하나가 온 세상을 다 볼 수 있고 온 세상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세상, 참 좋지 않는가? 물론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옛사람들의 정서는 숙이고 감추는데 큰 덕목을 뒀다면 요즘은 까 벌리고 들어내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이 못마땅하고 불편하게 받아드릴 수 있지만, 봄여름 가을 겨울이 우리에게 문제를 제시 하듯, 오늘 이 시대는 이 시대의 흐름이요 가치관이다.


10대 20대에게 옛날의 정서만을 들이 되면 그들은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 그와 같아서 이 시대상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하는 것이 마치 같은 음식재료를 가지고 각기 쉐프의 레시피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지는 것과 같다.

 

요즘의 변화는 개별적이고 독립적 특색으로 살아간다. 혼자 사는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행복을 구하면 되고, 서로 의지하며 함께 하는 사람은 그에 맞는 가치로서 행복을 구하면 된다. 꼿꼿이는 오래 설 수 없고, 가랑이를 많이 벌리고서는 오래 걸을 수 없다. 이 밖에 인생의 정답은 없다.

 

 


제운스님/시인 선화가

해인사 출가, 동화 법주 범어 통도사 등 수행
문인화가, 평론가 석도륜 선생 사사
개인전 : 서울경인미술관, 양평친환경박물관 등 4회

저서 : 너는 금생에 사람노릇 하지 마라, 달마산책, 오가밥상,
그대 안에 수미산도 다 놓아버려라, 채근담, 산사의 주련,
내 마음의 이야기, 그대 마음을 가져오라, 나를 찾아 떠나는 선시여행,
산문의 향기, 당신은 나에게 무엇입니까, 시선일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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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07 [19:39]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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