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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운스님의 '오늘의 법문(法門) [134]
인생가(人生歌)
 
제운스님 객원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20/03/09 [18:08]

 

▲     © 제운스님 객원칼럼니스트

 


인생가(人生歌) 
  
주인공주인공어 主人公主人公予
난세래시막송허 難世來時莫送虛
자견상구긍극복 自見相俱肯克服
임종불회귀흔제 臨終不悔歸欣諸
 
주인공아, 주인공아
어렵게 나온 세상 헛되이 보내지 않아
스스로를 보며 함께 어려움을 이겨낸다면
임종 때 후회 없어 기쁘게 돌아가리라.
 
이 세상 주인은 오직 나다. 내가 세상에 나오면서 역사는 시작되었고, 내가 돌아갈 때 역사도 끝을 맺는다. 내가 있었기에 인도 땅 갠지스 강과 영국의 험버강을 알 수 있었다. 영국이 16세기 시인 엔드루마벌은 그의 시 수줍은 여인에게를 발표할 쯤 만해도 영국과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로 이해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애원하고 구원의 손길을 그토록 내밀었지만 그 소녀는 받아드리지 못했다. 그의 시에 그녀가 인도 땅 갠지스 강에서 홍보석을 찾는다면/ 나는 험버강 흐르는 물에 하소연라고 본다면 시인의 마음을 아직 읽지 못하였던 것 같다. 시인은 이어지는 시에서 그대가 누운 대리석 무덤에 이름 모를 풀벌레가 숫처녀의 젖가슴에 입을 대겠고라고 써내려갔다.
그의 말대로 그 여인도 늙고 병들고 시들다 대리석 무덤에서 영면하였겠지만 그녀가 숫처녀이든 유부녀로 살았던 그의 젖가슴이 썩긴 매일반이다.
 
어렵게 나온 세상 헛되지 않아서
우리가 처음 우주를 접하는 곳은 엄마의 자궁이다. 이 자궁 속에서 산소를 들이마시며 또 하나의 생명 원소인 물이 있는 곳에서 우주 유영을 체험하게 된다. 이 유영이야말로 소우주를 벗어나 대우주에 이르기 위한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주인공이 유영을 하지 못한다면 엄마의 뱃속(소우주)에서 질식하고 말겠지만 이 유영은 마치 닐 암스트롱이 처음으로 달나라에 발을 내디딤으로 해서 최초의 우주인이요 그로 인해 세상 밖(대우주)으로 나올 수 있었다.


세상에 나오는 과정도 험난해서 좁고 긴 관문을 통과했어야 했다. 그것도 손과 발을 움츠린 상태로 가까스로 세상에 나와서 환호하게 된다. 이 환호가 바로 울음이다. 울음이 우렁차면 찰수록 세상을 향한 메시지가 크지 않을까? 한다.
 
스스로를 보며 함께 어려움을 이겨낸다면
스스로 본다는 것은 '자신을 깨닫는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어려운 세상(대우주)에 나오긴 했지만 생노병사(生老病死)라는 무상살귀(無常殺鬼)가 늘 함께 해서 자칫 일생을 공과(空過)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그는 후회막급(後悔莫及)에 이르게 된다. 다만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기 위해서는 늘 자신을 챙겨야 한다. 그리고 험난한 파고를 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은 혼자만이 가능하지 않다.

 

나는 누군가를 의지해야 하고, 누군가를 지켜줘야 하고, 누군가는 나를 향해 염려와 성원을 해줘야 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고 승리하는 삶을 바로 살아갈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실패한 인생이 되고야만다.
 
죽을 때 후회 없고 기쁘게 돌아가리라
그러나 아무리 잘 살았더라도 풍랑에 떠있는 배가 우리의 인생일진데 때가 되면 왔던 길 다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을 두고 불교에서는 공()이라 한다. 다만 공으로 돌아가기 전 일 마친 장부처럼 그렇게 갈 것인가? 후회와 아쉬움의 빚에 괴로워해야 할 것인가 하는 이것이 중요하다.


어렵게 나왔으니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나는 묻는다. 후회하지 않는 삶이란 마치 큰 둑을 쌓거나 큰 공을 세운 것만이 절대는 아니다. 이것은 비유지만 하면 정주영 아닌가? 호남에서 바다를 메워서 둑을 쌓을 때 어마어마한 폐유조선으로 바다를 막지 않았나?

 

그런 분이지만 과연 후회 없는 삶을 살다갔을까? 인생이란 후회의 연속이다. 다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다갈 뿐이다. 그것이 나의 저서 선시(禪詩)웃으며 공겁으로 돌아가네.(呵呵空劫歸)가 있다. 막상 죽어보지 않고 죽음을 말하기란 어렵지만 대개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자의 분상은 초연한 임종을 맞는다.
 

 


제운스님/시인 선화가

해인사 출가, 동화 법주 범어 통도사 등 수행
문인화가, 평론가 석도륜 선생 사사
개인전 : 서울경인미술관, 양평친환경박물관 등 4회

저서 : 너는 금생에 사람노릇 하지 마라, 달마산책, 오가밥상,
그대 안에 수미산도 다 놓아버려라, 채근담, 산사의 주련,
내 마음의 이야기, 그대 마음을 가져오라, 나를 찾아 떠나는 선시여행,
산문의 향기, 당신은 나에게 무엇입니까, 시선일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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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09 [18:08]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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