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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운스님의 '오늘의 법문'(法門)[137]
시대상을 넘어
 
제운스님 객원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20/06/14 [11:42]

 

▲     © 제운스님 객원칼럼니스트

 

시대상(時代相)을 넘어
 
역질천지회 疫疾天地廻
시절역수상 時節亦殊常
차국하시비 此局何是非
시하윤사월 時夏閏四月
 
전염병이 온 나라에 퍼지니
시절 또한 수상해서
이 국면에 무엇이 옳고 그르랴
때는 윤사월 여름이라네.
 
지금의 사조(思潮)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과거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면서 먹을 것, 입을 것 다 취하지 않고서 이젠 어느 정도 부유한 나라의 문턱에 들어섰지만 뜻하지 않게 코로나19’라는 유행병이 찾아왔어도 국민들은 별로 주눅 들지 않는 것 같은 이것이 현재의 시대상인지도 모른다.

 

한 시대는 마치 한 계절과 같아서 겨울이면 추위를 이기려는 다수의 공통점이 있고 여름이면 더위를 견뎌내기 위한 공통점이 있다. 유행하는 질병으로 세계경제가 위축되고 우리나라도 앞날이 불투명하지만 젊은 날의 의기가 캠프파이어의 불꽃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과 같은 오늘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하지 않던가? 비록 지금 모두가 힘들어해도 극복해야 한다.


한 시대상에 영향을 미치는 권력자는 나라가 암울하고 혼돈이 길어질수록 포퓰리즘에 빠지기 쉽다. 포퓰리즘은 짜릿하고 달콤한 와인과 같아서 한잔 정도면 족하지만 많이 마시면 몸을 망치게 된다.
 
어느 시대든 공통점이라면 내달리고 멈추기를 반복한다. 과거정부의 국정농단이란 이름으로 그토록 날을 세운 사람들이 현 정부의 기울어지는 궤도는 왜 바로잡자고 외치지 못하는지 쓴 것이 약이 된다 하지 않던가? 그토록 옳고 그름을 따졌다면 지금쯤 한번 되돌아 보고,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세수는 줄어드는데 국채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지만 그에 대한 냉정한 쓴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결코 이것은 옳고 저것은 아니다 라는 프레임에 빠지고 싶진 않지만 만약 어린아이가 가는 길에 절벽이라도 있다면 어린아이를 보호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다수의 국민들은 어리석을 수 있다. 이 어리석음을 깨우쳐야지 그것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인간이란 남녀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한계치를 벗어날 수 없다. 불교적으로 보면 불완전한 궤도에 의해 인간 세상에 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 지구상에 인간만큼 완벽한 동물은 없다. 그렇다고 인간이 최고라 할 수도 없다. 완벽한 만큼 그에 따른 삶의 리스크도 크다. 가령 이 지구상에 그 어떤 동물이 인간만큼 고뇌할 수 있는가? 괴로워 우는 것도, 기뻐 웃는 것 또한 인간에게서만이 가능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때가 윤사월 여름이다. 계절의 시간을 말함은 우리에게 승리하는 삶을 얻기 위해서는 때를 알고 행하고 멈춤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달마(達磨)는 그 시대상을 극복하기 위해 양무제(梁武帝)가 달마 자신에 대한 물음에 모른다.”(不識)이라 내뱉으며 무제임금 곁을 떠나 구년(九年)이라는 세월을 묵언(黙言)을 통해 전법(傳法)을 할 수 있었고 그의 후손 육조혜능(六祖慧能)은 스승의 안내를 받아 탈출하였고, 그 과정은 어느 시점 어느 곳에서는 숨고 가고를 반복하여 자신의 법을 펼 수 있었다.

 

또한 일본의 대표적 사무라이 미아모토무사시(宮本武藏)은 그의 입지를 얻기 위해 그토록 따랐던 여인 오쑤우를 멀리하였고 어느 포구(浦口)에서는 무가(無可)라는 가명을 쓰면서 때를 기다려 일본 최고의 무사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의 시대상은 암울하고 혼돈할 뿐이다. 그렇지만 입지를 굳건히 하고 때를 알아 멈추고 행할 수 있다면 반드시 이루고자 함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제운스님/시인 선화가

해인사 출가, 동화 법주 범어 통도사 등 수행
문인화가, 평론가 석도륜 선생 사사
개인전 : 서울경인미술관, 양평친환경박물관 등 4회

저서 : 너는 금생에 사람노릇 하지 마라, 달마산책, 오가밥상,
그대 안에 수미산도 다 놓아버려라, 채근담, 산사의 주련,
내 마음의 이야기, 그대 마음을 가져오라, 나를 찾아 떠나는 선시여행,
산문의 향기, 당신은 나에게 무엇입니까, 시선일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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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14 [11:42]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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