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연과 물& 사람들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청송사과'가 유명한 이유
자연이 만든 세계명품 '청송사과'
 
박익희 기자 기사입력  2020/11/08 [17:53]

청명한 가을이다. 얼마 전부터 경북 청송으로 귀농한 대학동창 친구가 사과밭에서 탐스럽게 익어가는 사과 사진을 자꾸만 카톡으로 보내왔다. 

 

▲ 주왕산 국립공원의 가을단풍 모습, 청송군 홈페이지 캡쳐     © 박익희 기자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주왕산 국립공원이 있는 청송은 전국에서 제일 유명한 사과산지로 알려진 곳이다. 청송은 경북 중에서도 오지였지만 ‘충남 당진~경북 영덕’ 간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나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때마침 바쁜 일도 없고 해서 만추에 친구와 동행하여 청송을 가보기로 했다. 지난 3일 수원에서 동안동 IC를 빠져나와 청송 안덕면 성재리를 향해 내달렸다. 잘 닦아 놓은 도로 옆에는 사과밭이 이어졌고 사과를 담은 광주리에 무인판매대도 보였다. 

 

계절은 엄정하여 가을 추수가 끝나고 볏짚을 감싼 곤포가 군데군데 들판에 널려 있고, 가끔은 콩 타작을 하는 아낙네와 사과를 따는 농부들도 보였다. 

 

길가에는 하얗게 핀 억새와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들국화, 금잔화가 핀 동네를 지날 때면 아련한 시골풍경에 그려졌다. 어릴 때 사과밭 경계에는 탱자나무를 심어 쉽게 사과를 못 따먹게 했으며 어김없이 사나운 개 한 마리는 키우고 있었다. 

 

▲  낮은 곳은 사과를 바로 따고, 높은 곳은 사다리를 이용하거나 높낮이 조절용 자가운전 기중기를 이용해서 사과를 다는 모습    © 박익희 기자

 

요즘처럼 당도가 뛰어난 부사나 홍로, 감홍 품종이 아닌 국광과 홍옥 종류인데도 사과는 귀한 과일이었다. 이제는 온 들판이 쌀농사 대신에 사과밭으로 변했다. 차로 변에도 잘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어 사과의 주산지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수원에서 약 3시간 만에 도착한 곳이 친구네 집이었는데 친구는 점심을 바로 먹을 수 있게 밥을 차려놓았다. 오후 1시 40분가량 되었기에 시장했고 따뜻한 우정과 정성에 밥 한 그릇과 청국장에 배추쌈을 먹고는 바로 남청송농협 조합장을 만나야 한다며 친구가 미리 취재약속을 잡아 두었다. 

 

남청송농협은 안덕면과 현동면의 농협을 통합하여 만든 곳으로 규모가 큰 편으로 산간벽지에서는 농협은 경제와 금융, 유통의 중심역할을 하는 곳이다. 남청송농협 조용국 조합장을 만나 잠시 환담을 나누고, 안덕면 사과선별장을 방문하여 5개지역(청송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청송농협, 남청송농협, 현서농협, 대구경북능금농협 청송사과유통센터)농협조합법인장인 김태환 사장을 만났다. 

 

▲ 남총송농협 조용국 조합장과 농협조합법인장인 김태환 사장 모습     © 박익희 기자

 

태풍 피해를 막아주는 면봉산과 보현산이 큰 역할

사과의 고장 청송은 온통 사과밭이고 사과 외에는 고추와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곳으로 주왕산과 주산지, 달기약수터가 청송의 대표 산물이고 수입원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청송군은 남으로 영천군과 군위군, 동으로는 포항시와 영덕군을 끼고 서쪽은 의성과 안동을 경계로 북으로는 영양군이 있는 경북의 오지 중의 오지이다. 산중 오지이니 청정지역이다. 해발 250~300m 고지대로 낮과 밤의 기온 차(일교차 13.4℃)크고 평균기온 12.6℃이다.  남으로는 보현산(1124m)과 면봉산(1120m)이 8~9월의 태풍을 막아서 농작물의 피해가 없는 곳이다. 

 

▲ 남쪽으로부터 불어오는 태풍을 막아주는 면봉산(1120.6m)와 보현산(1124m)이 있어 청송사과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 박익희 기자

 

 보현산 뒤쪽에 성덕댐이 있어 관개수로(灌漑水路)를 연결하여 가뭄의 피해가 없는 곳이다. 천혜의 기후와 지리적 재배조건으로 청송사과는 맛에서 으뜸으로 평가받아 2013년부터 4년 연속 대한민국대표 브랜드 대상, 전국으뜸농산물풍평회에서 5차례 대상, 사과부문 전국 최우상 영예를 안은 대한민국 대표 과일이다. 산림이 82%를 차지하는 산간지역으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자랑하는 고장이다. 그 곳에서 자란 최고의 그린다 청송사과라고 한다. 

 

기후적, 지리적으로 사과재배의 최적지로 일교차가 높아 사과의 육질이 치밀해지고, 당도와 산미가 뛰어나며, 색깔이 고운 사과를 생산한다. 그래서 청송사과는 명불허전(名不虛傳)으로 맛이 좋고 가격 또한 고가이다. 하지만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로 사과는 이제 강원도 양구와 경기도 가평까지 재배지가 확대되었다.

 

청송군 전역은 온통 사과밭으로 사과의 발색을 좋게 하기 위해 사과밭에 은박지를 깔아서 햇볕이 사과 밑 부분까지 반사되어 익게 만든다. 어쩌면 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한 과학영농을 도입하고 저온창고는 이제 필수가 되었다.  

 

▲은박지를 깔아놓은 사과밭에는 주렁주렁 달린 부사사과 모습     © 박익희 기자

 

귀농을 한 친구 장동길의 말에 의하면 “사과나무가 오래된 것은 캐내고 사람 키보다 큰 층층나무 형태로 인위적으로 키운다. 그래야만 수익성이 있다. ‘2만원짜리 5박스를 생산 할 것인가? 5만원자리 2박스를 생산할 것인가?’는 영농인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내 친구는 “특히 사과가 썩는 탄저병이 들면 과감하게 사과를 따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사과를 키우기 위해서는 농부의 정성과 보살핌으로 명품 사과가 탄생된다. 모든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라며 관리된다. 게으른 농부가 키운 사과는 품질과 생산력에서 뒤지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남청송농협 안덕면 사과공판장에는 9단계의 사과 크기로 선별하고 있었다. 선별된 사과를다시 육안으로 골라내는 작업을 아주머니들이 일하고 있었다. 청송 산골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  농민이 따온 사과를 입고시키면 선별과정을 거쳐 당도를 체크하여 출하하거나 냉장저장하여 출하시기를 조절하여 홍수출하를 방지하여 농가소득을 제고시킨다.   © 박익희 기자

 

남청송농협과 청송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www.nhapple.com  주문전화: 054-872-7622))에서는 선별장 주위에는 저온창고에는 소나기 출하를 방지하고 과학적인 관리시스템으로 영농수익을 극대화하고,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판매에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저온창고에는 선별된 사과가 노란 프라스틱 박스에 담겨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첫날 밤은 청송의 백석탄 골부리권역 생활센터에서 1박을 했는데 시설이 좋았다. 근처의 명승지 방호정, 양수발전소의 상부댐과 하부댐을 잠시 방문했는데 전기가 남아도는 밤 시간에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인 노래호에 퍼올려 수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을 하는 곳이었다. 

 

백석탄 골부리권역은 산간벽지에 고속도로가 생겨서 많은 관광객을 맞을 채비를 하는 곳이다. 어쩌면 자방자치단체로서는 굴뚝 없는 관광산업과 특산물로 지자체 주민의 수입을 높이고 재정수입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 모습은 당연한 것이다. 

 

▲ 친구 장동길이 사다리에 올라 사과를 따는 모습     © 박익희 기자

 

이튿 날은 사과따기 체험을 했다. 덩치가 큰 필자는 사과를 따서 노란상자에 담은 것을 아주머니들이 선별하도록 사륜운반기에 실어주고, 내리는 작업과 선별한 사과를 다시 사륜운반기에 실어서 다시 1톤 화물차량에 실어주는 일을 담당했다. 이날 대구에서 사과따기 아르바이트를 나온 아주머니 4명을 포함하여 전체 12명이 각자의 역할 분담으로 약 1500평의 과수원의 사과를 수확하고 선별했다. 

 

필자는 육체노동으로 허리는 아팠지만 농민의 수고로움을 느꼈고 일당은 10만원을 받은 뿌듯한 날이었다. 청송 산골도 8시간 노동시간을 철저하게 지키는 노동문화가 정착되고 있었고, 저녁에는 안덕면 소재지의 목욕탕에서 3000원을 내고 목욕을 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 청송군 진보 신촌식당의 약수터 모습, 탄산과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예로부터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 박익희 기자

 

그 다음날은 <자연과 물 & 사람들> 시리즈 취재를 위해 달기약수를 찾았다. 그곳에는 상탕, 중탕, 하탕, 신탕, 옥탕, 천탕,장수탕 등 총 10여 개의 약수터가 있고 달기약수는 철분과 탄산성분이 많아 먹으면 톡 쏘는 맛이 있고 위장병에 특히 효험이 있다고 한다. 또 다른 곳은 신촌약수는 진보면에 있었는데 이곳도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신촌약수가 나오는 여러 개의 식당이 있었지만 나는 원조 신촌식당(전화:054-872-2050, 주소: 청송군 진보면 신촌1리 38-4)을 찾아갔다. 그곳은 40년의 전통으로 경상북도지사 인증하는 곳이었다. 한참을 기다려 그곳에서 원조 닭불백숙 1인분 1만 3000원에 맛있는 닭어깨봉(한접시 1만5000원)이란 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닭불백숙은 닭가슴살을 다져서 사과즙과 고추장에 버무리고 숙성시켜 직화로 구운 불고기로 먹기에도 좋았고, 녹두를 넣어 달기약수로 푹 끓여낸 닭다리백숙은 속이 편하여 인기가 있는 음식으로 줄을 서서 먹는 인기 음식이다. 

 

▲ 청송군 진보면 원조 신촌식당 메뉴와 상차림 모습, 닭불고기와 닭다리 백숙,  닭어깨봉  모습  © 박익희 기자

 

진보 신촌식당에는 초등학교 동창생이 와서 청송의 자랑과 김주영 문학관과 이웃의 영양 석보면의 이문열 문학관을 직접 안내하였다.

 

 몇해 전에 보부상의 철학과 애환을 다룬 '객주'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으로 김주영 문학관을 인상 깊게 살펴보았다. 객주는 '장사의 신'이라는 TV드라마로도 나왔었다. 이어서 근처의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을 들려 한국문학계의 거두 이문열 선생을 추억하게 만들었고, 영양군청 이명섭 씨를 만나 이문열 선생이 쓴 책이야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청송 삼자현 고개에서 만난 고냉지 배추농사를 지은  청송군 현동면 도평리에서 온 서만도(hp:010-92101923) 씨가 직접 키운 큰배추 3포기에 1만원. 작은 배추 4포기에 1만원을 받고 판매하고 있었다. 배추는 속이 차고 달고 맛있었다.     © 박익희 기자

 

아주 오래 전에 필자가 신문사에 근무할때 두 분을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다음 기회가 생기면 이곳 두들마을에서 조선의 여인 '음식디미방'을 쓴 장계향의 술 만드는 체험을 하고 싶어진다.

 

다시 생각해보니 청송은 사과가 주 수입원이고, 관광지로는 주왕산과 천혜의 생명수를 끊임없이 용출하는 달기약수탕이 청송군민을 부자로 만들고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있었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주왕산 국립공원과 그림 같은 주산지와 달기약수가 있어 축복의 땅이 된 청송이 다시 그리워진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기사입력: 2020/11/08 [17:53]  최종편집: ⓒ ggdaily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