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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칼럼]봄이 오는 길목에서, 대통령님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당신께서 외환과 내란의 죄를 범한 일은 없습니다'
 
정재학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3/04 [20:59]
▲ 정재학 칼럼니스트

들녘에 봄빛이 완연합니다,

곱고 아름다우신 우리 대통령님.

 

저는 오늘 이 길을 걸으며 대통령님께 따스한 봄인사를 드리고자 하였습니다. 어쩌면 제 발걸음이 멈추는 곳, 아니면 시선이 닿는 저 산. 어여쁜 대통령님께 인사를 올리자면, 분명히 산계곡 볕 오른 어느 양지녘에는 매화가 피어 있을 겁니다.

 

대통령님,

저는 언제나 봄이 오는 들녘에 서면, 이상화 시인께서 남긴 시 하나를 읊어봅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 시가 시인의 입에서 가슴에서 터져 나올 때는 지금부터 무려 90년 전 일이지만, 어쩌면 우리도 이상화 시인처럼 빼앗긴 들에서 봄을 맞이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대통령님,

시들어 버린 억새풀 사이로 바람이 붑니다. 개울 언덕에는 쑥이 새싹을 돋고 있구요. 물컹거리며 버들에 물이 오르는 것이 보입니다. 모든 것이 희망처럼 새롭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들녘에서 따스한 인간의 정을 잃고, 평화로운 진실과 정의를 빼앗기고 헤매고 있는지 모릅니다. 헬조선이라 하더군요. 진실과 정의가 죽어있는 땅. 국민들은 그래서 불행한 삶이라고 외치고 있는지 모릅니다.

 

대통령님께서도 진실과 정의가 사라진 땅에서, 이 봄을 맞이하고 있을 겁니다.

 

대통령님,

저희는 당신께서 받고 있는 탄핵의 의미를 모릅니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평범한, 그리하여 평범하기에 상식밖에 모르는 저희 눈에는 탄핵의 이유가 잡히지 않습니다.

 

탄핵 13개 항을 아무리 뒤집어 봐도, 당신께서 외환과 내란의 죄를 범한 일은 없습니다. 또한 헌법 위반 5개항에도 당신께서 헌법을 범한 죄를 저지른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당신께선 대한민국의 한복을 입고 세계에 그 아름다움을 전한 일은 있습니다.

 

민선 대통령 박근혜에게 보장한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5년간 대통령 직무수행, 공무담임권이라는 헌법적 기본권리를 탄핵심판 절차가 계속되는 동안 법관의 유죄판결 없이 침해, 박탈하는 비정상적인 권리침해를 보았습니다.

 

심지어 뇌물죄라 하더군요. 그런데 뇌물죄를 설명한 증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뇌물죄라 해놓고 특검을 통해 조사를 한다는 식이지요. 확인도 안 된 뇌물죄가 어찌 탄핵 사유가 되는 것입니까.

 

그러니까 기소해놓고 조사한다는 것이지요. 그걸 우리는 기교사법이라 합니다. 결론을 내려놓고 논리를 짜맞추는 겁니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님처럼 일반 형사범에 해당되는 일인 줄 알았습니다만, 일국의 대통령에게도 그런 식인지는 전혀 뜻밖이었습니다.

 

대통령님,

그리하여 나라는 모든 것이 중단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사드배치문제로 경제보복을 하고 있고, 일본역시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대사를 소환시킨 상황입니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는 대통령을 잃고 봄 들판을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탄핵 사유에 세월호 사건이며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항목에 실소(失笑)를 머금은 적이 있습니다. 그게 탄핵 사유라면, 대한민국에 대통령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기차사고나 해양사고가 나면, 그 대통령은 무조건 7시간을 밝혀야 하고, 그리고 대통령직을 떠나야 합니다.

 

대통령님,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이 성립되는 이유도 저희는 모릅니다. 아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의 문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 홍삼트리오의 부정부패, 노무현의 형 건평씨의 봉하대군 부패를 보시면, 도대체 왜 대통령님만 이렇게 탄핵 사유가 되는지 그 이유를 저희는 모릅니다.

 

대통령님,

들판 저기에 꿩 한 마리가 날아오릅니다. 장끼군요. 장끼가 날아오른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틀림없이 날아오른 어딘가에는 보호해야할 암컷 까투리가 있을 것입니다. 장끼가 암컷을 위해 사냥꾼의 시선을 빼앗고자 날아오른 것이지요.

 

장끼의 의도와 몸짓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미물이지만, 암컷이 기를 새끼들을 위해, 가정을 위해 몸바치는 모습입니다.

 

▲ 3월 4일 탄핵각하를 주장하는 태극기집회의 애국시민들의 을지로 입구역 행진 장면     © 경기데일리

 

대통령님,

장끼처럼 저희도 대통령님을 위해 살고자 합니다. 지금을 서러워 마십시오. 대통령님 신변에도 자신을 희생하면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수백만의 국민이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님,

우리나라 헌법 제65조는 탄핵사유를 직무집행에 있어서의 ‘헌법위배’ 또는 ‘법률위배’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3개 사항 중 헌법위반 4항, 5항, 즉 언론개입과 세월호 사건, 그리고 법률위반 1항(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설립, 모금)과 8항(정보유출)이더군요. 다른 것은 몰라도 세월호 사건이 탄핵 사유가 된다는 것은 상식이 아니더군요.

 

그건 세월호 유병언의 부도를 무려 2000억이 넘게 빚을 탕감해주고, 제주 독점운항권을 준 노무현 정권에 책임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채권 추심의 임무를 맡은 문재인 변호사의 문제일 것입니다.

 

대통령님,

더 기가막히는 것은 최순실의 행위( 인사개입, 이권개입)에 따른 헌법위배, 법률위배라는 전제에서, 대통령님께 공동정범, 교사, 또는 방조의 공범 책임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대통령의 통치 행위에 대한 정면 부정인 줄 압니다. 통치행위에는 방법을 물을 수 없습니다. 그건 소신과 스타일의 문제이지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입니다. 만약 대통령님의 통치가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된다면, 최순실의 국정개입은 찬양 받을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대통령님,

대통령님께서는 왜 오늘의 위기를 맞고 있느냐는 문제를 다시 생각하셔야 합니다. 당신께선 이 나라의 안위를 위해 통진당을 해산하고 전교조를 불법화 시킨 그 사실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한을 품은 통진당 세력과 전교조, 그리고 이를 소속으로 하는 민노총이 나서고, 이에 민주당이 호응한 것이 탄핵 사태의 전말(顚末)입니다.

 

대통령님과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새로운 민중정부를 수립하고자 하는 무리들의 음모가 꾸며낸 일이지요. 처음부터 그들은 대통령과 정권에 협조하고픈 의향이 없었던 무리들입니다. 자기들이 원하는 세상이 아니면 그 무엇이든 파괴하고 무너뜨릴 것입니다. 대통령님께선 그런 무리들에게 걸린 것입니다.

 

대통령님,

그리하여 그들은 무조건 꺼리만 생기면, 정권투쟁으로 나섰지요. 꺼리가 없으면 그들은 민중봉기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민노총입니다. 백남기 건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국대 이용식 교사가 밝힌 그 죽음도 이제 민주화운동으로 마감되었습니다.

 

대통령님,

저희가 그 모든 것을 모를 줄 알았습니까. 저희라고 귀도 없고 눈도 없을 줄 알았답니까. 그래서 태극기가 일어난 겁니다.

 

대통령님,

이젠 당신께서 일어나실 차례입니다. 삶은 명예를 찾아 떠나는 길입니다. 당신께선 지금 명예와 긍지, 보람 모든 것을 잃고 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위대한 명예를 잃고 어디에서 세상을 원망하시렵니까. 지금 대통령님은 명예를 찾아 일어서야 합니다. 대통령님의 명예는 우리의 긍지이며 자랑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

올 봄 우리 마을에도 가슴 아픈 죽음이 있었습니다. 홀로 남은 부인이 땅을 치고 통곡하더군요. 그러나 누구나 그러하듯이 우리도 언젠가는 이 땅을 떠날 것입니다. 그러나 떠나더라도 명예를 잃고 이 땅에 묻힌다면, 남은 이름은 죄인의 명패(名牌)가 됩니다. 어찌 하시렵니까.

 

대통령님,

전라도땅 봄이 오는 길목에서, 다시 이상화 시인의 노래를 듣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진실과 정의를 빼앗긴 이 땅에 다시 봄이 옵니다. 저 역시 봄신령이 지핀 듯, 하염없이 대통령님과 조국과 민족의 이름을 부르면서 봄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부디 이 화사한 봄에 몸과 마음 모두 강녕하소서, 우리 대통령님.

 

2017. 3. 4.

전라도에서 시인 정재학 올림

 


 ♦외부 필진 칼럼은  본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자유논객연합 부회장, 시인, 자유지성300인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자유교원조합 중앙고문, 국가유공자, 데일리저널 편집위원, IPF국제방송 편집위원, US인사이드월드 편집위원, 전추연 공동대표
현재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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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04 [20:59]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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