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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대 칼럼] 미국이 정말 완전한 북핵폐기를 원할까?
‘북핵’을 뒤집고 또 뒤집으면 ‘새로운 길’이 보인다
 
신성대 논설위원 기사입력  2019/01/07 [16:47]
▲ 신성대 논설위원

신년사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양보(?)한 문재인 대통령. 벌써 한반도의 주동적 지도자가 된 김정은. 예상대로 김정은은 ‘북한핵폐기’ 대신 ‘한반도비핵화’로 물타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해서 ‘북한’이 아니고 ‘한반도’, 그냥 ‘폐기’가 아니고 ‘완전한 비핵화’이다. 역시나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회에서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를 그대로 복창함으로써 그에 화답하였다. 과연 두 지도자가 똑같이 그 의미를 공감하고 입을 맞춘 걸까? 혹시 한 사람은 뭣도 모르고 그럴싸한 표현에 덩달아 따라한 건 아닌지?

 
미국은 핵을 가진 나라이니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해야 ‘완전한’ 한반도비핵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빌미를 깔아놓아 남한 반미세력들의 분투를 촉구하는 메시지라 하겠다. 이를 두고 한국 언론들은 마치 자고나면 봄이 올 것처럼 갖은 미사여구를 총동원해 김정은을 칭송하기에 입에 침을 말렸다. 언젠지는 모르지만 김정은이 내려오고 싶긴 한가 보다. 마침 황금돼지해가 아닌가? 답방 선물 목록까지 제시했으니 문대통령이 분발해야겠다.
 
하인은 굴욕을 평화라고 우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 얼마나 큰 경제적 잠재력이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김정은 신년사에 화답하였다. 우쭐대기 좋아하는 트럼프? 과연 트럼프가 멍청해서 김정은과 문재인이 주고받으며 짜고 치는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장난 놀음을 눈치 채지 못하고 “응! 응!”하며 두 사람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는 건가? 당연히 부동산 개발, 그것도 재개발 업자인 트럼프의 눈에 북한은 그야말로 알박기로 보일 것이다. 북한만 접수하면, 그러니까 재개발하면 중국과 러시아의 자원, 일본과 한국의 자본과 기술력이 서로 융합하여 세계 경제를 부흥시킬만한 엄청난 폭발력을 지녔음을 모를 리가 없다. 
 

▲ 2019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문제는 지금 당장 북한이란 알박기 말뚝를 뽑아낸다고 해서 미국(트럼프)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별로 없다는 거다. 북핵을 제거하고 북한을 개방시킨 대가를 제대로 챙길 구체적인 복안이 아직 서지 않았다는 말이다. 더구나 트럼프는 사업가이고 장사꾼이다. 세계경찰, 세계경제, 세계평화에 이바지 어쩌구 하는 허황된 업적이나 공치사 같은 것은 진즉에 콧웃음으로 쓰레기통에 내다버린 지 오래다. 그는 구체적인 이익, 당장 달러로 환산되는 액수가 보장되지 않는 장사나 거래는 안 한다. 해서 시간을 끌면서 “굿! 굿! 베리 굿!”만 남발하고 있는 것이겠다.
 
미군의 해외파병에 대해서도 이미 ‘공짜 방위’는 없으니까 비용을 내놓으라고 주둔국들을 협박하고 있는 중이다. 그의 눈에 해외파병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멍청한 거래일뿐이다. 그러니까 용병의 대가를 철저하게 돈으로 계산해서 받아내겠다는 거다. 한국과 북한을 보는 그의 시각도 조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계산이 먼저다! 일단 북핵을 빌미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부터 받아챙기겠다는 심산이겠다. 그때까지 서두르지 않겠다는 거다. 문재인과 김정은이 트럼프를 잘 다루고 있다고 착각하겠지만 실은 그 반대, 둘 다 트럼프의 계산과 거래에 말려든 것이다. 계산기 두드리면서 둘이 재주부리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북핵을 제거하는 데에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 그리고 비용이 든다. 이미 여기까지 오는 데에도 북한을 곧 공격할 것처럼 어마무시한 군사훈련을 했었다. 앞으로도 지루한 밀당을 해야 한다. 그렇게 힘들게 핵을 제거하고 북한을 개방시킨다 해도 미국이 가져갈 이익이 별로 없다. 내 것이 되지도 않을 바에야 굳이 말뚝을 뽑아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차라리 그냥 두고 주변 땅을 싸게 사들이는 게 낫지 않은가? 해서 당장은 급할 것 없으니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마칠 때까지 만지작거리다가 다음 재선용 카드로 미뤄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왕서방만 좋은 일을 내가 왜?
 
우선 북한의 자원이라 해봐야 고작 지하 광물자원인데 미국에 꼭 필요한 광물도 아니고 전 세계 거래량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겨우 곁에 있는 중국이나 남한에나 필요할 뿐이다. 세계에서 북한 광물자원을 사서 배로 실어갈 나라가 없다는 말이다. 기간산업 투자? 공장 건설? 그런 거에 관심가질 미국 기업은 하나도 없다. 그런 건 중국과 한국이 전문이다. 북한의 싼 노동력? 고작 2천 5백만 밖에 안 되는 인구다. 임금이 아무리 싼들 개성공단 같은 거 두세 개만 더 생기면 베트남을 넘어 중국보다 더 비싸진다. 한국의 좌파정권은 북한노동자들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할 것이다. 베트남 인구는 1억이다. 평균 연령도 세계에서 가장 젊다. 북한에 공장 지을 기업은 남한 밖에 없다. 러시아는 느긋하게 앉아서 시베리아 천연가스 팔아먹을 것이다.
 
더욱 싫은 건 북한의 개방과 개발로 중국의 일대일로를 미국이 앞장서서 열어주는 꼴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거다. 이 한 가지 점만으로도 미국은 절대 북한 제제를 풀어줄 수가 없다. 문대통령이 제 아무리 남북-유라시아 철도 연결 어쩌구 해도 짐짓 허락해줄듯 말듯하면서 방위비 분담금부터 증액하고 보자며 미루고 또 미룰 것이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하고 싶으면 그로해서 얻는 이익의 반은 내놓으라는 거다. 넘치도록 돈이 많다고 해서 집세 안올리는 건물주가 있던가? 그러지 못하면 자신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이 부동산개발업자 트럼프의 생리다.
 
아무튼 북한 재개발 이익이 모두 주변국,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 돌아갈 것은 빤한 이치! 세계경제의 축이 동북아로 옮겨질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몫은 거의 전무하다. 가뜩이나 무역전쟁까지 불사하며 중국‧러시아와 치열하게 경쟁하며 다투고 있는 미국 입장에선 전혀 달갑지 않는 일이다. 미국이 북한에 팔아먹을 상품은 단 하나도 없다. 어느 세월에 돈 벌어 북한이 미국 무기를 사주겠는가?
 
중국과 달리 시장경제를 용납 않는 북한에 서방자본이 들어갈 수 없다. 북한이 시장경제를 허락했다간 배급경제가 급속히 무너질 것이고, 스스로 시장에서 벌어먹고 제 주머니를 찬 인민들이 김정은 말을 따르겠는가? 중동 재스민혁명도 시장에서 촉발되었다. 개성공단 임금의 대부분도 김정은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리고 제가 쓰고 남아야 인민들 배급 준다. 시장경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사회다. 당연히 소비도 없다. 고작 장마당에 물건 팔아먹자고? 북한 인권과 세계평화를 위해 멀리 내다보고? 트럼프에겐 웃기는 소리다.
 
핵무기 개발은 독립의 수순!
 
핵폐기? 기껏 만들어 놓고 폐기하는 나라를 보았는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런 짓 안한다. 미국이 진정 북한 핵무기 개발을 막으려고 했으면 진즉에 했을 것이다. 이전에 미국이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북한을 폭격하려했으나 한국대통령이 사생결단 반대하는 바람에 포기했다고 하는 소문도 있지만 실은 그냥 해본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폭격이 아니어도 미국이 북한 핵개발을 제지할 수단은 수 백 가지도 더 된다.
 
그럼 왜 그동안 방치했느냐고? 당연히 그게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니까 내버려둔 거다. 애초부터 북핵은 중국 견제용으로 미국이 고의적으로 개발을 방치했다고 봐야 한다. 6자회담이니 뭐니 하면서 한국과 일본에게 돈 대게 해서 경수로를 만들어 준 게 누군데? 설마 핵개발 중단하고 사찰도 수용하겠다는 제네바 핵협정을 곧이곧대로 미국이 믿었을까? 속는 척 하면서 실은 북한더러 핵개발을 서둘라고 부추긴 거다. 물론 입으로는 백번 “그러면 못 써!”라면서 책임은 중국으로 돌렸다.
 
미국은 이미 김대중 정권 들어서면서부터 한국에서 좌파가 득세하게 될 것을 예상했고 미선이‧효순이 사고 때 그걸 확인하였다. 그러면서도 못이기는 척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을 허락했다. 남한의 좌파정권을 적당히 겁주고 달래가면서 북한 핵개발을 기다린(실은 재촉한) 것이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도대체 미국이 왜? 앞을 내다보고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나라를 어찌 선진국이고 강대국이라 하겠는가? 제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곧이곧대로 믿고 헛꿈 꾸는 민족은 후진국이다. 그런 면에서 당연히 대한민국은 오늘도 후진국이고 우물 안 개구리다!
 
필자의 주장이 황당해 보인다면, 다시 한 번 뒤집어 보라. 만약 핵개발을 안했다면 현재 북한은 어떤 처지에 놓여있을까? 핵개발 하는 동안 남한에서 지원을 안 해줬으면 북한이 어찌 되었겠는가? 민란이 일어나 정권이 뒤집어졌을까? 어쩔 수 없이 개방해서 중국을 따랐을까? 독일처럼 남한에 흡수통일 되었을까? 그도 저도 아니면 핵을 가지지 않은 지금의 김정은 정권이 되겠다. 어떤 경우라도 그 결과는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다.
 
살기 어려워 민란이 일어나거나 김정남 정권으로 바뀌었다면 북한은 더욱 더 중국에 예속화되었을 것이다. 중국처럼 개방했으면 그 이익의 최대수혜국은 중국이 될 것은 빤한 일. 남한에 흡수통일? 통일한국은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한 대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가 이뤄질 것이 아닌가? 당연히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 쫓겨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북한이 지리멸렬해질수록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언제 먹어도 북한은 중국이 잡숫게 되고 마는데, 그걸 눈 뜨고 볼 미국인가? 북한이 별 볼 일 있어야 미군이 한반도 주둔 명분이 유지되고, 동북아 긴장이 유지되어야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 그 와중에 지금의 트럼프 대통령이 용병비용 올려달라는 건 떡고물 챙기는 애교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의 관성은 결코 무시 못 한다. 중국과 한반도, 중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그 성질이 다르다. 어떤 경우수를 두드려 봐도 미국의 입장에선 남북한을 통일시키는 것보다, 북한을 중국에 넘기는 것보다 차라리 북한을 독립시키는 것이 낫다! 파키스탄의 예로 봐도 핵무기는 약소국 독립의 유일하고도 확실한 수단이다. 바로 이 점이 북핵이 이란핵과 다른 것이다. 북핵은 결코 미국의 이익에 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려나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려고 핵무기 개발했을까? 핵만 가지면 미국도 무서워 공격해오지 않을 것이라 믿었을까? 오히려 주변국을 긴장시켜 미국의 영향력을 높여주고 미국의 군수산업에 도움주고 있다. 핵을 가진 북한이 남한과 일본에 위협적이지만 중국에 대해서도 당당해진다. 해서 감히 김정은이 미국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거다. 미국에게 북한의 핵보유와 이용가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세계경영은 자선사업이 아니다.
 
북핵은 김정은이 폐기하고 싶어도 못해
 
미국(트럼프)의 이익이 확실해질 때까지 북핵 폐기란 없다. 한국(문대통령)도 괜히 중간에서 삐에로 역할 할 필요 없다는 말이다. 어차피 핵 없는 평화는 없다. 따라서 오매불망 그리는 한반도 ‘평화’에 항구적이니 하는 낯간지러운 형용사 붙이며 부산을 떨어봐야 지금의(이전의) 그것과 별 다른 것 아니다. 다 말장난이고 자기도취에 불과한 쇼일 뿐이다. 그러는 중에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감축하느니 철수하느니 겁을 주면서 한국과 일본 측 분담금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를 가장 두려워하는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아무려나 진짜 철수했다간 한국에 투자된 세계의 자본은 그날로 다 빠져나간다. 뭐 한국이 그렇게 망한들 미국에 덕 될 것도 없다.
 
그럼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은 왜 독립을 선언하지 않는가? 급하게 먹다간 자칫 체할 수 있다. 남북한이 자나깨나 통일을 외쳐왔는데, 그걸 버리고 독립을 선포했다간 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해서 우선 평화, 불가침, 종전 선언을 되내이면서 서서히 ‘통일’이란 단어를 남북한 국민들의 뇌리에서 지워나가야 한다. 게다가 중국이 ‘독립’이란 단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북한은 절대 그 단어를 입에 담을 수가 없다. 북한 독립은 곧 대만 독립으로 이어지고, 티벳의 독립투쟁을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를 모를까? 현재로선 알아도 눈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한두 차례 정상회담쇼를 더 한 후 김정은이 백악관으로 찾아가 트럼프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사실상 독립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 장성택‧ 김정남을 감싸던 중국을 어떻게 믿냐? 우리하고 놀아야지! 그러고 나면 북핵을 폐기 하든 말든 중요하지 않게 된다. 어차피 한번 핵을 만든 나라는 핵을 폐기해도 핵보유국이다. 완제품 몇 개 폐기한다 해도 언제든 다시 조립만 하면 된다. 머지않아 오히려 중국이 북핵을 폐기하라고 겁박하게 될 것이다. 설마 지금 미국이 벌이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단순히 통상압력만이겠는가? 북한을 독립시켜 중국에서 떼어내고 이어서 대만까지 독립시켜 중국이 더 이상 강성해지는 걸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사이 북한은 핵으로 남한과 일본을 협박해서 열심히 뜯어내겠지만 그거야 미국이 전혀 간섭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이 바라던 바다.
 
‘정상국가’란 곧 독립국가!
 
매너는 소통의 기술이다. 매너를 알면 상대방의 패가 읽힌다. 김정은 위원장이 양복까지 입고 나와 신년사를 하면서 북한의 제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트럼프를 보채는 것은 여차하면 혼자 “독립선언!”을 해버리겠다는 공갈이다. 준비가 다 되었으니 빨리 좀 불러달라는 메시지로 읽으면 되겠다. 속을 다시 뒤집어보자면 2대에 걸쳐 힘들게 핵무기를 개발했으니 이제 약속(?)한 대로 선물(체제보장)을 달라는 거다!
 
김정은은 이제 핵을 버리고 싶어도 못 버린다. 지난 봄, 김정은이 “우리가 왜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뻥을 쳤지만 기실 그 말속에 얼마간의 진심도 담겼으리라. 일부 남한의 보수들이 우리도 핵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어리석은 소리다. 약소국이 핵을 가진다는 건 끊임없이 강대국의 간섭과 감시, 제재를 받아야한다는 의미가 된다. 전자발찌를 찬 범죄자 꼴이다. 어쨌든 김정은은 그 핵폭탄을 죽을 때까지 잘 껴안고 살아야 한다. 무섭다고 내다버렸다간 그날로 끝이다.
 
누구 맘대로? 신경질 부려 미국의 허락(대가)없이 폐기했다간 인민들한테 돌멩이 맞아 죽는다. 다시 핵실험하라면 두 말 없이 해야 된다. 북핵은 김씨정권에 물린 재갈이다. 안전핀 빠진 수류탄을 쥐어준 것이다. 당장은 세상이 다 제 것 같아 보일 것이다. 해서 ‘북핵폐기’가 아니고 ‘한반도비핵화’인 것이다. 그것도 완전한 비핵화! 트럼프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북한 인민, 남한 국민들에게 하는 뻥이다. 세계인 누구도 그런 말장난에 안 속는다. 그러는 동안 실천의지도 없이 입으로만 “통일!”을 외쳐온 남한 보수들도 ‘핵보다는 차라리…!’라며 자기세뇌를 통해 통일을 포기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중국은 절대 미국의 수를 못 읽는다. 마작판은 사각이고 카드판은 원탁이다. 마작이 방대한 점수체계를 가졌지만 기본적인 룰은 매한가지다. 점수(돈)를 많이 쌓는 단순한 놀이일 뿐, 진정한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 아니다. 반면에 카드는 인원수에 상관없이 게임 방식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즐긴다. 매번 치열하게 승부를 겨루는데, 점수만 높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 농경민족과 해양민족의 차이겠다. 제국주의 시대에 프랑스와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과 오늘날 그 두 나라와의 관계를 비교해보면 이해가 빠르겠다.
 
유럽의 군주들은 끊임없이 도전자들을 견제하며 수시로 승부를 겨뤄야했지만, 중국 황제는 항상 도적에게 잡아먹혔다. 천자로서 매일 천기만 살피다보니 제 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도광양회? 중국몽? 일대일로? 자기 패를 만천하에 공개해놓고? 게다가 사드보복? 한참 하수다. 어느 나라든 처음 올림픽 개최하고 나면 간에 바람이 들게 마련이지만, 쩍벌남 황제경영으론 절대 세계경영 못한다.
 
남에도 북에도 ‘새로운 길’은 없다!
 
평화의 길? 평화통일? 제발 웃기는 소리 그만하자! 막말로 까놓고 이야기해서 남북한 통일을 바라는 주변국, 아니 전 세계에 단 한 나라라도 있던가? 동맹국인 미국이 있지 않느냐고? 바보! ‘동맹’의 뜻도 모르고 하는 소리! 적이 없는데 무슨 동맹? 한반도가 통일되면 미국과 중국 중 누구와 동맹을 맺어야 할까? 독일 통일을 진심으로 바라는 주변국이 있었던가?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쪼개지기를 반기지 않을 주변국은 없다. 이웃 나라가 커지는데 박수 쳐줄 멍청이는 없다. 가령 한국과 일본이 과거를 덮고 잘 지내자며 동맹이라도 맺는다면 어느 나라가 좋아하겠는가? 진짜 게임을 즐길 줄 아는 지도자라면 이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야 한다.
 
웬 궤변? 여기까지 이르고도 북한이 저 혼자 힘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생각하는가? 그게 과연 북한 김정일‧김정은의 독자적인 생존의지에서였다고 믿는가? 아직도 완전한 북핵 폐기를 믿는가?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믿고 싶은가? 그렇게 순진하게 부화뇌동해대니 작금의 남한 꼴이 조선 말기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 청맹과니 민족을 위한 다음 프로그램은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을까? 지난 일도 모르는데 어찌 현실을 바로 보고 다음 수순을 짐작할까? 그나저나 미국에서 애초에 이런 각본을 짜낸 자가 누구일까? 혹시 키신저? 부정이 부정이 아니고, 긍정이 긍정이 아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복선에 복선을 깐 그런 정치외교! 세계경영은 언감생심, 삼국통일 이후 게임다운 게임을 해본 적이 없는, 사대로 길들여져 등이 굽은 단무지민족에겐 말도 안 되는 소리겠다.
 
결국 우리 차례다. 평화란 통일의 포기에 다름 아니다. 통일된다고 반드시 평화가 오는 것도 아니다. ‘반공’을 지웠듯 ‘통일’도 잊어야 한다. 이는 좌파정권이든 우파정권이든 아무 상관없다. 단지 조금 빨리 잊느냐 늦게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6‧25 세대도 다 갔다. 겨우 훈장 단 몇 사람들만 양로원에 누워 현충원 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 “반공!”을 외치며 목총으로 땡볕에 교련을 받았던 세대도 이제는 매일 변두리 뒷산으로 내몰리고 있다. 어차피 통일되지 않을 바에야 이참에 이혼 도장 찍고 갈라서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 지금 세대 남한 사람들 내심이 아닌가? 세계를 경영해 온 미국이 그동안 이 빤한 공식을 몰랐을까? 바둑의 판세는 훈수꾼이 제일 잘 읽는다. 
  
대한제국이나 대한민국이나 스스로 독립하지 못하고 스스로 분단을 해결하지 못한 민족이 겪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 업보다. 그러니 통일은 더 이상 “우리의 소원!”이 아니다. 허구한 날 쌈박질 하는 불쌍한 꼴을 보느니 차라리 분리‧독립했으면 하는 게 세계인들의 바램이리라. 태극기‧인공기 대신 한반도기 흔든다고 통일이 올까? 언젠가 필자가 말한 적이 있다. 통일은 이루는 것이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고! 한민족에게 통일은 줄곧 입발림이자 허망이었다. 사람은 안 변한다. 민족은 더더구나! 피를 갈지 않고는 못 바꾼다. 아무려나 먼먼 훗날 언젠가 어쩌면 통일이 될 지도 모른다. 장담컨대 그마저도 한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닐 것이다.
 
6‧25 전쟁이 없었으면 한강의 기적이 가능했을까? 동일본대지진이 없었다면 일본이 장기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항구적인 평화? 평화가 오면 모두모두 조용조용 오순도순 잘 살까? 야성도 없다. 그렇다고 지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거기에다 긴장마저 없어진다면? 평화가 오기도 전에 지레 헛물켜고 타락하지 않을까? 우리끼리 열심히 멱살잡이하다보면 그 딴 역사의 교훈쯤은 가볍게 잊을 것이다. 문대통령도 괜히 한반도 운전자니 조정자나 중재자니 하며 호들갑떨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당하지 말고 짐짓 신중한 지도자인양 무게나 잡고 앉았으면 그나마 덜 창피하겠다. 뭐 그런다 해도 굴욕에 익숙한 민족이니 이 부끄럼도 곧 극복(?)해내겠지만 말이다.
 
새로운 길? 수년 전 비밀 해제된 미 백악관 오벌 오피스 회의시 자동녹음 기록에 의하면,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아시아의 어떤 나라 지도자들을 지칭하면서 “그 써너버비치가 이 써너버비치보다 미국의 이익에 유리하니, 우리는 그 써너버비치를 밀어주는 게 좋다.”고 말한 부분이 나온다. 이게 현실이고 진실이다. 혹여 지금의 트럼프 대통령이 똑같은 말을 내뱉는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겠다. 써너버비치가 여는 길은 없다. 보이지 않는 어떤 손이 나뭇가지로 제 엉덩이를 툭툭 쳐서 그 길로 몰아넣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다. 어쨌든 지금부터 한 입에 ‘평화!’와 ‘통일!’을 외치는 자는 어용이고 짜가이며, 등신이거나 이완용이다! 새해벽두. 써너버비치 때문에 글이 너무 거칠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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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07 [16:47]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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