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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왜 대장부가 그리워질까?
 
김성윤 논설위원 기사입력  2019/05/26 [11:49]
▲ 김성윤 논설위원,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보화 사회를 넘어 4차 산업혁명시대가 전개 되면서 세심하고 섬세함이 돋보이는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세상 자체가 섬세함을 향해 진화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인간의 도량마저 좁아지고 있다.

 

이게 지나치다 보니 인간이 너무 왜소화되고 저속화되어가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대장부가 그리워진다. 맹자의 ‘등문공장구하(滕文公章句下)’에 나온 대장부론이 가슴에 다가온다.

 

그렇다면 과연 맹자가 말했던 대장부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도량이 넓은 대장부가 필요한데 점차 그런 대장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해도 대장부다운 늠름한 기상과 씩씩한 사람이 여전히 멋이 있다. 당당한 자세를 가진 사람이 졸장부나 소인배보다 나아 보인다. 그렇다면 맹자의 말을 빌려 대장부란 과연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살펴보겠다.    

 

居天下之廣居 (거천하지광거) 세상의 넓은 곳에서 살며,

立天下之正位 (입천하지정위) 세상의 바른 곳에 서며,

行天下之大道 (행천하지대도) 세상의 큰 도를 행한다.

得志與民由之 (득지여민유지) 뜻을 얻으면 국민과 함께하고,

不得志獨行其道 (부득지독행기도)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한다.

富貴不能淫 (부귀불능음) 부하고 귀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고,

貧賤不能移 (빈천불능이) 가난하고 낮은 위치에 있어도 지조가 변하지 않으며,

威武不能屈 (위무불능굴) 위협과 무력에도 굽히지 않을 수 있는 사람.

此之謂大丈夫 (차지위대장부) 이를 일컬어 대장부라 부른다.    

 

이 같은 대장부론은 맹자가 당시 권력을 향해 천하를 누비는 종횡가(합종연횡)들을 윗사람의 비위나 맞추는 교활한 신하나 사리사욕에 어두운 사람들로 비유해 통렬히 비난한 데서 나온 문장이다.

 

맹자가 마음에 두고 말하는 대장부란 세상의 큰 뜻을 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시류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뜻을 이룬 이후에도 교만하지 않고,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비굴하지 않은 사람이다. 만약 뜻을 이루면 국민과 함께 가고 뜻을 이루지 못하면 혼자 그 길을 가는 사람이다.

 

맹자는 외적 위세나 무력에 의해 남을 위협하는 자는 대장부가 아니라고 하였다. 자기를 이기기 위한 깊은 수양과 내면적 인격의 함양을 대장부의 조건으로 제시하였다. 그는 호연지기를 근본으로 삼으며 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대장부라고 하였다. 부귀에 혹하거나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가난하고 궁핍한 생활을 해도 지조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오늘날은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처럼 눈에 띄는 살육은 적어졌는지는 모르지만, 그보다 더욱 조직적이고 더욱 무서운 음모가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돈 앞에 양심을 파는가 하면 지위 앞에 지조를 버리고 있다. 권력 앞에 인격을 던지는 부패와 타락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강한 자에 약하고, 약한 자에 강한 졸장부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맹자는 대장부란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자라고 하였다. 즉 순진무구한 어린아이 같은 마음의 소유자라고 하였다. 순진무구하니까 부귀는 물론 빈천에도 움직이지 않고 총 칼이나 권력 앞에 굴하지 않을 수 있다.

 

요즘같이 사익에 눈이 멀어 믿음을 저버리는 졸장부 같은 사람이 많은 시대일수록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머리를 가진 대장부의 모습이 한없이 그리워진다. 진리를 위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사람,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정의를 위해서는 바른말을 당당히 할 수 있는 사람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대장부가 아닐까?

 

그런데 말은 대장부처럼 하고 행동은 소인배처럼 하며 사는 이중인격의 사람이 너무 많다는 데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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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26 [11:49]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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