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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조 칼럼] 타키투스 함정과 투키디데스 함정
대한민국의 내우외환(內憂外患)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권해조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7/15 [14:34]
▲ 권해조 칼럼니스트, 한국안보평론가협회 부회장 예비역 장성    

 타키투스 함정(Tacitus Trap)?

최근 우리 언론에서 타키투스 함정(Tacitus Trap)과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이란 말이 많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오늘날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상황, 즉 내우외환(內憂外患)을 웅변해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두 용어의 의미와 유래를 살펴보자.

 

먼저, 타키투스 함정은 정부나 조직이 신뢰를 잃으면 진실을 말하든 거짓을 말하든 모두 거짓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지칭하며 내우(內憂)에 해당된다.

 

이는 고대 로마의 최고지도자이자 집정관이었던 타키투스가 저술한 「타키투스의 역사」에서 “황제가 한번 사람들의 원한의 대상이 되면 그가 하는 좋은 일과 나쁜 일 모두 시민의 증오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한데서 비롯되었다.

 

정부나 조직이 공신력을 잃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옛날 공자도 ‘군사(兵), 식량(食), 신뢰(信)’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라고 하였고, 미국 링컨 대통령도 “민심을 얻으면 못할 것이 없고, 민심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결국 타키투스의 함정은 신뢰상실을 경계하라는 학술용어로, 이는 정부나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필수요소이며, 동서고금을 통한 훈언(訓言)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랜 역사를 통해보면 타키투스 함정은 선진 유럽국가 뿐만 아니라,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 어느 교수가 “박근혜정부가 타키투스 함정에 빠졌다.”고 진단한 바가 있고, 최근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

다음은 투키디데스 함정이다. 이는 새로운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패권국가가 두려움을 느끼고 무력을 통해서 이 두려움을 해소하려고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으로 외환(外患)으로 볼 수 있다. 이는 2500여 년 전 고대 아테네의 장군 투키디데스가 그의 저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신흥 강국으로 떠오르는 아테네가 기존 강국인 스파르타에 불러일으킨 두려움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부터 유래되었다.

 

그 예로써, 20세기에 들어와 신흥강국인 독일과 기존 강국인 영국이 서로 견제하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발생하였다. 최근 미국 중심의 패권질서 속에서 중국이 군사. 경제적으로 무섭게 부상하고 있고, 특히 남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중 패권경쟁이 자칫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비치고 있다.

 

이는 2017년에 미국 하버드 대학 엘리슨(G. Allison) 교수의 저서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을 계기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엘리슨 교수는 지난 500년간 ‘투키디데스 함정’ 상황이 16번 있었으며, 그중 12번의 전쟁이 발생했고, 4번은 평화적으로 해결하였다고 했다.

 

평화적 해결의 예로써, 15세기말 세계무역 경쟁에서 포르투갈과 에스파니아가 교황의 중재로 대결을 피했으며, 20세기 초에 신흥강국 미국과 영국이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지켰다. 1940-80년대 세계 패권을 놓고 대립했던 미국과 소련도 ‘핵무기에 대한 공포’ 때문에 전쟁을 막았다. 또한 2차 대전 후에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유럽연합(EU)을 만들어 충돌을 피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의 관심은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와 시진핑의 ‘중국몽’ 간의 충돌이다. 그리고 한일관계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패권국 미국이 도전국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펴고 있고, 무역에서 기술을 거쳐 앞으로 에너지, 자원, 금융을 거쳐 군사까지 갈지 모른다.

 

그러나 양국의 패권다툼은 단기적 해결보다 장기 경쟁 가능성이 있다. 엘리슨도 “미국과 중국지도자가 과거의 성패로부터 제대로 배우기만 하면 전쟁 없이 양측의 이익을 충족시킬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타키투스 함정이 대내적인 내우라면, 투키디데스 함정은 국제질서에 관련된 대외적 외환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나 조직의 지도자, 그리고 성직자들은 자신이 한말에 책임을 져야하며,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불이익을 당해도 진실과 신뢰를 지켜서 타키투스 함정을 막아야한다.

 

그리고 신흥 강국과 기존 강국의 충돌로 발생하는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패권양국의 핵심이익을 충족시켜서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해야 한다. 차제에 우리의 살길은 대내적으로 계층 간 불신을 조속히 해소하고 흩어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시키며, 대외적으로 험난한 국제질서를 주시하면서 중견국 입장에서 외교적인 역량강화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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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15 [14:34]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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