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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칼럼] 세뇌와 탄핵, 그 부끄러운 추억…박근혜를 위한 변명
성실하고 품위있던 박근혜 대통령을 생각하며~
 
이동석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9/04 [12:36]
▲ 이동석 칼럼니스트.  경영학 박사    

1. 레밍, 그 치명적 약점

지난 수년동안 꾸준히 뇌리를 짓누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은 다양한 원인과 과정으로 진행되었으나, 무엇보다 제도권 상류층이 조종하던 매스미디어의 집요한 여론몰이의 탓이 컸다.

 

그동안 광우병사태를 비롯, 천안함 피격, 미군장갑차 사고, 세월호 침몰 사고 등에서 보듯 그동안 너무나 많은 거짓말이 태연하게 행해져 왔지만, 탄핵사건에 대하여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당시의 비열하고 야만적인 보도내용을 생각할 때, 인간의 이성과 감성이 갖는 치명적 약점과 함께 우리 사회의 들끓는 레밍현상(자신의 생각없이 남들이 하는 행태를 무작정 따라하는 집단행동하는 현상)에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
 

한때 천만 표 이상을 몰고 다니며 애국의 화신이었던 그녀의 정치적 인간적 위상은 졸지에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그야말로 진실, 법치가 사라진 건국 이래 최대의 정변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사실상 해체되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최근 대법원판결에서 헌법재판소의 거의 유일한 탄핵사유였던 최순실 국정개입 농단은 보이지 않고 삼성의 경주마 3마리 대여 지원건만 쟁점으로 남아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되었으나, 이 과정에서 탄핵과 관련하여 제기되었던 100여 건의 의혹보도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말았다. 과연 그 어떤 것이 내란 또는 외환을 초래할만한 중대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이즈음, 혼란스러웠던 그 당시의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 파고들었던 세뇌과정을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직시하는 심정으로 복기해 본다.

 

2. 불통의 대통령, 보수를 말아먹었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이른바 조·중·동을 비롯한 주류 언론들과 일부 정치권은 보은 인사, 정치자금 등 정치 관행이 기대에 못미친 섭섭함의 발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사, 정책, 제도 운영 등 국정전반에 걸쳐 소통부재, 친박독주,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다분히 감정적인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임기가 진행될수록 대통령의 불통과 전횡 이미지를 교묘하게 프레이밍(framing , 구조화)하면서 훼방하던 중, 국회 중심의 세도정치를 꿈꾸는 정치적 이해와 맞물리면서 가짜뉴스에 의한 마녀사냥과 인민재판에 동참하게 되고, 거사(?) 후에는 '보수를 말아 먹었다' 는 책임까지 뒤집어씌우는 마무리 솜씨를 보여준다.

 

국내외 좌우,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언론이 선도하고 정치권, 사법부가 합작한 제도권 상류층의 위선과 탐욕이 빚어낸 대참사였다. 어쩌면 한국판 르상티망(ressentiment 강자에 대한 원한 · 복수감)의 정수라고나 할까.

 

원래 계파, 밀실정치를 지양하고 원칙에 입각한 국정을 추구한 그녀로서는 정권을 떠받치는 핵심 정치집단을 키워낼 수 없었기에 애초부터 폭넓고 원활한 정치적 입지확보에는 한계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임기 내내 답답함과 불통의 비판에 시달리게 되지만.... 국방안보, 경제, 사회문화 분야 등 전반적으로 별다른 흠결 없이 안정적인 보수우파 노선을 견지하였다고 평가된다.

 

흔히들 정치에서 의미하는 보수의 가치는 무엇일까? 아마도 시장경쟁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를 떠올리겠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함의는 오랜 세월을 거쳐 내려온 그 사회의 문화적 전통을 존중하는 일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비록 다수결로 해결하기 곤란한 인기 없는 정책이라도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서는 섣불리 바꾸지 않고 꾸준히 추진하는 뚝심을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 박근혜 전 대통령     ©경기데일리

 

3. 박근혜를 묻고 가자?

아직 상당수의 백성은 대통령의 정치적 수완과 융통성 부족을 탓한다. 얼핏 생각하면 그럴듯하게 들린다.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서도 왜 포용하면서 이끌지 못했느냐는 질책이라 일면 수긍이 간다.

 

그러나 민주화가 본격 진전되었던 김영삼 정부이래 굳이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의 '진지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회 곳곳이 좌경화된 마당에, 세속적 물질주의 심화에 따른 정신적 기반이 심각하게 타락한 면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결국 탈권위주의 사회에 도달한 그 시점에서는 정권 유지는 우리 보수우파 모두의 책임이었다.

 

물론 이명박 이전 정부와 같이 밀실회동, 인사청탁, 정치자금 등에서 타협할 수는 있었겠지만,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에 관한 문제였다. 진실과 대면한 영혼의 근본적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으며, 그것을 지난 선거에서 우리가 선택했던 것이다.

 

일부 야권에서는 이제 박근혜를 무덤에 묻고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반문연대를 기치로 통합하여 정권을 되찾아 오자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자. 비유가 적당할지는 모르겠으나, 가장의 재산을 노리고 외부 강도와 결탁하여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이 네다바이 당한 재산 보따리를 다시 찾자고 다른 형제들을 선동하는 격이다. 그러한 얄팍한 정치공학적 계산으로 대한민국이 반듯하게 일어설 수 있을까?

 

최소한 탄핵의 핵심 당사자들은 순장되어야 현재 구금되어 있는 그녀와 수백명의 옛동료들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얼마 전 김문수 씨는 "탄핵사건은 천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을 역사"라고 했다. 그녀를 포함한 박정희 대통령 가족에 대한 비극적 콘텐츠는 세월이 갈수록 수많은 출판물과 예술작품들로 세상에 나올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타락한 우리 사회에 무모하게 맞서 싸운 돈키호테로 기억될지 모른다.

그러나 역설적이지만 무엇보다도 큰 치적은 거짓과 위선, 탐욕이 판치는 우리사회의 민낯을 까발렸다는 점에서 미래 문명발전의 전기를 마련 해준데 있을 것이다.

 

4. 역사에 맡기자?

베네데토 크로체(Benedetto Croce , 1866~1952)는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라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현재 사상과 철학(가치관, 세계관)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오히려 사상과 가치는 사회적 구조물이라거나, 기존 가치의 해체를 주장하는 좌파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이 힘을 얻는 세상에 살고 있다.

 

또한 눈만 뜨면 주변에서 몰려드는 매스 미디어의 세뇌활동에 자신도 모르게 휘둘릴 위험에 처해 있다.

 

단, 20%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자유시민이 지탱한다면 사회는 회생 가능하다고 한다. 모든 선입견과 여론몰이로부터 벗어난 각성된 시민들의 핵심 가치 공유가 절실하다.

 

이를 위하여 우선 미디어의 세뇌활동을 퇴치시킬 수 있는 'Unlearn(고의로 잊어버리는 행위)' 의 자세와 함께 스스로 자유시민 네트워크 생태계를 키워나가야 한다.

 

역사는 우리 자유시민들이 만든다. 시민의식 배양과 사회참여에 소홀했던 그동안의 행태를 반성하고 공동의 미덕을 찾아 행동해야 할 때이다. 그것만이 건강한 사회 정의를 뿌리내리는 첩경일 것이다.

 

새삼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택한다"고 말한 알렉산더 토크빌의 명언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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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04 [12:36]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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