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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말과 도덕의 힘, 신뢰와 권위가 흔들리는 대한민국
법과 상식이 무너지는 대한민국. 이대로 좋은가?
 
김성윤 논설위원 기사입력  2019/09/12 [11:19]
▲ 김성윤 논설위원,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오전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였다. 그로부터 2년하고 4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그 후 무엇이 변하고 달라졌는가? 국민들의 마음이 풍요로워졌는가? 가치관이 바로 서고 양심이 이전보다 많이 자랐는가? 판단력이 자라고, 윤리가 자랐는가? 친절이 자라고 정의가 살아있는가?

 

답은 미안하지만 아니다. 우리의 정신은 불안의 골짜기를 헤매고 있다. 회의의 안개에 휩쓸리고 있다. 절망의 절벽 앞에 서 있다.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이 안 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답이 나오는 것인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명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보지 않아야 하고 알지 않아야 할 일을 너무도 많이 목격하였다. 그중에서도 신청 안 해도 장학금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나는 대학에서 3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주임교수, 학과장, 학장, 연구소장 등 보직도 골고루 해 보았다. 그런데 신청하지 않아도 나온 장학금은 이번에 처음 보았다.

 

어디 그뿐인가? 발급기관이 발급하지 않았는데도 표창장이 나왔고 자기소개서에 버젓이 써넣었다. 이 역시 난생처음 보는 일이다. 그래도 조국 법무부 장관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하였다. 출생신고를 한 사람이 부(父)라고 기록되어 있는데도, 나는 모르고 돌아가신 어르신이 하였단다.

 

이런 대답이 나와도 여당 의원들은 내 편이니까 “해명이 충분하다”고 감싸고 위법은 아니란다. 성실한 국민에겐 평생 한 번도 없을 일이 거듭 반복 되는데도 위법과 탈법은 없다고 우긴다. 낙제해도 장학금이 6학기 동안 연속 나왔다. 그 어렵다던 대학과 의학 전문대학원에 필기시험 한번 치지 않고 세 곳이나 합격하고 입학했다.

 

이를 두고 당시의 제도를 잘 이용 하였을 뿐이란다. 오히려 합리적인 의심이나 의혹을 비정상으로 몰아세운다. 이래서 사람과 사람의 마음속에 따뜻이 오가는 신뢰와 애정의 대화가 끊겨 버렸다. 그 자리에는 거짓과 불신이 오만하게 날뛰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 정치적 공기는 어둡고, 흐리고 불투명하다. 그 속에 국민은 갈라지고 쪼개지고 분열되었다. 국민통합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었다.

 

취임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 말은 말의 성찬이요, 구두판으로 끝나고  말았다. 외국어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어린 학생이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를 바로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조국 따님이니까 당연히 제1저자”라고 옹호하는가 하면 사회적 의혹 사건이 제기되어 검찰에서 수사하려고 하면 “검찰 쿠데타 운운하며” 역공을 펼친다.

 

이 같은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의 특권적 행태 감싸기에 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허망해하고 있다. 이런 행동이 위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금 우리나라에 당장 필요한 것은 사법개혁이 아니라 도덕 재무장 운동이요, 양심회복 운동이 아닐까?

 

 이렇게 하여 마음의 밭에서 거짓의 잡초와 증오의 독초를 뽑아야 한다. 진실과 사랑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거짓은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을 파멸로 이끈다. 국가권력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거짓은 국가 멸망의 단초요, 비극의 씨앗이다.

 

우리는 거짓된 개인이 영광과 번영을 누리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거짓된 단체가 번영을 누리고 행복해지는 것도 보지 못하였다. 거짓은 우리를 망하게 하고, 진실은 우리를 흥하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입니다.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습니다.”고 했었다.

 

그런데 2년 전보다도 편이 갈라지고 국민들은 분열되었다. 여기저기에 촛불이 켜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물어볼 것도 없이 모든 판단의 준거는 법과 상식이란 잣대가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진영의 이익이 준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고, 적폐라는 이분법이 난무하고 있다. 검찰과 법무부도 국회도, 노조도, 마을도, 거리도, 공원도, 학교도 온통 집단 편싸움 장이 되고 있다.

 

가만히 조곤조곤히 할 말도 고성을 지르고 주먹이 날아갈 것 같은 험악한 분위기이다. 그것도 나를 속이고 남을 속이면서까지 내 편이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의 발로 때문이다. 이러고도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산에서 고기를 구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취임사에서 “참모들과 머리와 어깨를 맞대고 토론하겠습니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주요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습니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습니다.”라고도 말했다.

 

그런데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전과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종료를 비롯한 경기 침체 속에 국민들의 생활고가 팍팍해지고 불안해하는 데도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그럴수록 국민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나만 보고 내 편만 보지 말고, 남을 보고 민족을 보고 진리를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말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대통령,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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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12 [11:19]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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