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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늪 속의 금강산 관광사업
 
김성윤 논설위원 기사입력  2019/11/17 [14:00]
▲ 김성윤 논설위원,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화해의 길, 동반자의 길


1991년 남북한은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 국제법에 따른다면 한반도에는 2개의 주권국가가 존재하고 있다. 아무리 우리는 하나라고 외쳐도 현실은 민족관계가 아닌 국가대 국가관계로 변했다. 대한민국과 북한에는 각각 헌법이 있고 국가를 움직이는 공권력과 조직이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우호적인 대북정책을 펼쳐왔다. 그 정책들 중 백미는 2018.9.19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 앞에서 한 연설이다.
 
그 중의 한 문장을 소개하면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했습니다.”라고 하였다. 실로 남북관계를 전면적이고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굳게 약속했다. 이후 우스갯소리로 앉으나 서나 북한 생각뿐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그 연설 이후 남북관계는 진전은커녕 급속히 악화 되고 있다.
 
냉온탕의 남북관계
 
“1023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인민들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종합적인 국제관광지구로 꾸리실 구상을 안으시고 금강산지구를 현지지도 하시였다"는 보도와 함께 김 위원장은 "세계적인 명산인 금강산에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하는 이런 집들을 몇 동 꾸려놓고 관광을 하게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하여 금강산이 10여 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 땅이 아깝다. "는 지적을 하였다.
 
그러면서 "우리 땅에 건설하는 건축물은 마땅히 민족성이 짙은 우리식의 건축이어야 하며 우리의 정서와 미감에 맞게 창조되어야 한다."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은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했다.
 
이 말이 전해진 만 24일 만인 111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금강산은 남북의 공유물이 아니다라는 논평을 통하여 우리가 남측 시설 철거와 관련해 여러 차례 명백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통지했다면서 이런 취지를 명백히 알아들을 수 있게 전달했음에도 남측은 귀머거리 흉내에 주정까지 하며 우리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하는가 하면 여러 차례 시설물 철거 통지를 했지만 한국 정부가 응답하지 않았다고 하면서금강산 관광에 한국이 낄 자리는 없다며 현대아산 소유 시설물을 곧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금강산의 대한민국 시설물을 일방적으로 드러내라고 통보하는 것도 모자라 금강산 관광에 한국은 낄 자리가 없다는 엄포는 누가 누구에게 한단 말인가? 금강산 관광 사업은 같은 민족이요, 동포라는 동질감을 지키고 미래의 통일을 위하여 남북한 간에 맺은 협정을 바탕으로 이어온 민족공동사업이었다. 그 협정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국제법이다.
 
그런데 일방적인 통보에 의한 파기는 국제 법을 무시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백번을 양보하여 이 같은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금강산 관광시설은 계약기간이 아직도 29년이나 남아 있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김 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한국 기업 현대아산에 2030년까지 독점권을 준 사업이다.
 
그 사업을 지금 와서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금강산은 우리 땅"이라며 남북관계 발전과 관계없이 우리가 자체적으로 '금강산 관광지구 총 개발 계획'을 수립해 관광사업에 나서라고 하는 것은 국제법과 국제 상도의마저 내 팽개치겠다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런 사고야 말로 적폐요, 남북관계발전을 막는 악습이다. 더욱이 이런 폐쇄된 사고로는 북한이 정상 국가로 나아갈 수 도 없다.
 
투자와 몰수의 반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들어내라고 지시한 금강산관광지구가 오늘에 이르게 된 경위를 살펴보면 199811월 관광이 시작된 이후 현대아산은 온정각을 비롯한 문화회관 등을 신축하였다. 북한의 관리소홀로 낡은 김정숙휴양소와 금강산호텔을 수리하고 보수하여 대한민국 관광객을 위한 호텔로 사용해 왔다. 관광 초기 사용하던 해상호텔과 고성항 횟집도 대한민국의 관광객의 수요에 맞추어 대한민국 기업이 설치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1998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래 99473000여만 원이나 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었다.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되던 사업은 남측 관광객 박왕자 여사가 관광도중 아침 산책길에 피살된 후 북측에 대한 제재로 관광이 금지되었다.
 
이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사업주체인 현대아산이다. 이 일로 멀쩡하게 잘나가던 회사가 경영난까지 겪게 되었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하여 경영난을 겪은 현대아산을 정부가 지분 인수 방식으로 486000만원이나 되는 공적 자금을 지원하였다.
 
그 후에도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면회소를 금강산 지구에 건설하는 데 550억 원이나 투입한 바 있다. 여기에 50년 임차비로 약정한 94200만 달러(11045억원) 중 관광대가 방식으로 5597억원을 북한에 건네주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는 김 위원장의사망과 이어지는 몰수 조치로 북한에 넘어가거나 공중 분해상태에 있다.
 
희망적 사고의 한계
 
그 후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대한 유엔제재까지 겹치게 되었다. 2017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75호는 북한과의 합작 사업 설립·유지·운영을 전면 금지했다.
 
이 같은 이유로 시설관리는 북한이 해야 되었다. 하지만 관리가 안 된 상태를 핑계로 대한민국 시설물을 드러내라고 한다. 금강산관광 문제에서 대한민국은 빠지라고 대놓고 협박을 해댄다.
 
그래도 주무부처인 통일부는정부 입장은 북한이 금강산 시설 철거를 통보한 뒤 밝힌 것에서 변한 게 없다고 한다. 현재 조건과 환경을 검토해 창의적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공허한 소리만 하고 있다.
 
이 같은 굴종적인 대북정책에 국민들은 하나같이 우려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남북한 간에 맺은 협정이 북한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제 정부는 국제관례에 따라 남북한 간에 맺은 협정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앞으로 좋아질 것이란 막연한 희망적 사고만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커녕 오히려 적폐가 되어 건전한 남북관계발전마저 막거나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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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17 [14:00]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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