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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희의 실크로드 답사기 7] 사막체험과 베제크르크석굴 & 지하수로 '카레즈'의 비밀
 
박익희 기자 기사입력  2020/01/03 [22:52]
▲ D7 일정표     © 박익희 기자

이번 여행을 통해 줄곧 필자의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말은 '세상은 넓고 볼 것도 많다' 라는 생각이다.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황량한 땅에 듬성듬성 나 있는 풀과 식물이 신기하다. 성경에 보면 '만나'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아마도 낮과 밤의 기온차로 생기는 이슬 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오늘은 쿠무타크 사막으로 가서 영화에 나오는 사막 지프차를 타고 사막의 언덕배기를 사정없이 오르고 내리는 이색체험을 하는 날이다.

 

버스를 타고 쿠무타크 사막 입구에 도착하니 사막체험을 하려는 관광객이 보였다. 우리 일행은 사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전동차를 타고 사막 입구의 오아시스와 연못과 숲을 지나 사막체험장으로 향했다.

 

체험장에는 바퀴가 넓고 높은 사막 지프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모자가 날아간다며 단단한 주의를 시켰고, 선글라스나 스마트폰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다. 난폭한 지프차의 질주에 떨어지지 않도록 안전벨트를 매고 바깥으로 튕겨 나가지 않도록 이중의 안전장치를 채웠다.

 

우리를 태운 사막체험 지프차는 요란한 시동과 함께 보드라운 모래사막을 거침없이 질주를 했다. 사막의 등성이를 롤러코스트 타듯 심한 요동과 굉음으로 인정사정 없이 엑설레이터를 밟아버려 스릴로 정신이 짜릿했고 위험할수록 사막체험은 전율을 느끼는 매력있는 이색체험이었다.

 

▲ 짚차로 사막 체험     © 박익희 기자

 

▲ 트루판 쿠무타크사막 체험 이모저모     ©박익희 기자

 

갑자기 사막 등성이 8부 능선에 지프차를 세우더니 사진을 찍으라며 우리를 내려놓았다.
세상에 이렇게 사막의 모래가 보드랍다니. 사막의 모래가 흙먼지처럼 입자가 작았다. 어쩌면 약한 갈색의 밀가루 같다고 해야할 것 같다.

 

양명희 사진작가가 단체사진과 개별사진을 찍어주어서 우린 편하게 귀한 사진을 얻었다. 정작 사진작가 본인의 사진은 없다는 생각이 미치자 미안하고도 고마웠다.

 

"사진은 선과 면과 칼라로 이루어진 빛의 예술"이라고 갈파한 최병관 사진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사진가는 피사체의 색을 선별하고 구도를 잡을 줄 알아야 한다. 단 한장의 최고 사진을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리고 보낸다.  노력하지 않고 얻는 수확은 없다. (No pain. No gain)

 

사막체험 후에 지프차를 탔던 곳에 내려오니 이곳 출신의 여성이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자고 앉아 있었다. 그냥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

 

아마 적극적인 권유를 했더라면 호기심 천국인 이동한 회장이나 필자는 덮석 사진을 찍었을 테지만....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했고 우리는 거기서 과일과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우리는 다시 버스에 몸을 싣고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에는 큰 화물차량이 엄청나게 많은 물건을 싣고 달렸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 자동차가 심하게 흔들리고 위험에 보였다.

 

▲ 화염산 협곡과 포도밭과 포도 건조장    ©박익희 기자

 

차창 밖에는 거대한 풍력발전소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고 가끔씩 원유채굴 장비도 보였다.  불모지로 알려졌던 황량한 땅에 지하광물과 원유가 생산되니 이또한 큰 축복으로 쌍전벽해로 변하고 있었다.

 

차창의 왼쪽에는 화염산이 펼쳐지고 있었다. 중국의 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그 화염산이다. 서유기는 현장법사가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를 데리고 인도로 가는 이야기이다.  ‘당나라 스님 삼장법사가 경전을 구하러 간다.’는 이야기를 기초로 하여 재구성된 장편 소설이다. 손오공이 출세하여 천궁(天宮)을 뒤집는 이야기이다.

 

그 후 불교에 귀의하여 저팔계(猪八戒)와 사오정(사승:沙僧)과 함께 당나라의 스님을 보호하여 서역에 가서 경전을 구하고, 악마를 굴복시키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사회모순을 반영하고 있으며, 손오공의 용감하고 지혜로움을 담았다.

 

박동광 가이드는 저산 어딘가에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진 보석돌이 나온다고 했다. 아마 돈황의 야시장에서 보았던 보석돌이 아닐까 짐작했다.

 

▲ 베제크르크 불교석굴    © 박익희 기자

 

트루판 베제크르크 불교석굴 사원으로 가는 길은 협곡이 나타나기도 했고 나무 하나 풀 한포기 없는 황토빛산에 생명체가 저런 산에 기대어 산다는 것 조차 어렵게 보였다. 어쩌면 삭막한 황무지인 산 자체가 풍경사진이 되었다.

 

그래도 물은 아래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법. 천산산맥 만년설이 협곡을 따라 물줄기를 내면서 흐르고 있어 협곡에는 나무가 자라고  생명이 싹트고 자라고 있었다.

 

우린 그 협곡에 사이에 만들어진 베제크르크 석굴이라 불리는 천불굴을 보러가는 중이다. 척박하다 못해 너무나 열악한 환경을 딛고 믿음을 심었던 사람들의 꿈과 욕망은 무엇일까?  먹고 사는 생존이 최우선의 가치였을 것 같았다. 하루하루 배고프지 않고 옥수수나 밀가루로 빵을 구워서 먹고 살 수만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여기에는 구법과 득도와 해탈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선 사치일 것 같았다. 이런 황무지 척박한 협곡을 낀 계곡에도 낮의 열기를 피하기 위해 경사면에 굴을 파고 벽돌로 집을 짓고 살아온 문명의 흔적과 수많은 불상군의 유적으로 관광객을 부른다.

 

▲ 박진순 사장이 촌로를 도와주기 위해 악기를 잡고 폼을 잡았았다.    ©박익희 기자

 

우리 일행은 약 500m가량 걸어서 소변을 보았고, 천불동 앞에서 단체 사진도 찍고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촌부에게 다가가서 박진순은 태연하게 연주를 하며 낭만을 선사하고 일부러 보시를 했다. 계곡까지는 내려가진 않았지만 계곡에 흐르는 물로 이처럼 황량한 대지에도 식물과 나무가 있어 큰 다행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대한민국의 국민인 우리가 얼마나 풍요 속에 살면서도 정신적 반곤을 느끼고 살고 있었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소유하지 말자. 불만으로 누굴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말아야 하겠다.

 

 자기성찰과 남을 배려하며 삶을 영위하는 공동체 의식과 합리적인 법칙으로 삶은 유지되고 질서는 지켜지리라. 세상이 어지럽고 혼란할때 근원적인 질문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왜 필요한지, 어디로 가는 지를 알아야 한다. 처음 방향이 약간만 틀려도 그 결과는 엄청난 오류를 낳아 실패한다.
 
공공선을 위한 것인지 독재자를 위한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만 한다. 현란한 말 속에 믿음이 없고 교언영색에는 속임수가 있는 법이다.

 

▲ 이슬람사원과 소공탑     © 박익희 기자
▲이슬람교 사원 내부 모습     © 박익희 기자

 

우리는 트루판 시내에 있는 소공탑을 보러갔는데 이슬람식 회교사원도 흙으로 지었지만 실내는 약 500평 가량 되었고 벽돌로 쌓은 회교식 사원에도 저마다의 종교적 관습과 전통으로 숭배하는 신이 달랐음을 알 수 있었다.

 

이곳의 시간은 한국과 약 2시간의 시차가 있었으나 중국은 북경을 기준으로 표준시를 사용함으로 한국보다 1시간이 늦다. 우리는 어느 식당에서 여태까지 아껴두었던 수원 영천식당에서 구입한 소고기 볶음 고추장을 나누어 먹었다. 이구동성으로 고추장이 맛있다고 하였다. 어쩌면 한국인이 1주일째 중국음식만 먹었으니 우리 고유의 음식이 그리울 때가 된 것이다.

 

점심식사후에는 고대 중국의 3대 불가사이한 공사라는 지하수로 카레즈 감이정(坎爾井)을 찾았다. 카레즈는 물이 귀한 이곳에 수원지인 만년설이 덮힌 천산(天山)에서부터 지하수로를 연결하여 관개수로와 식수원을 확보한 인간의 기술과 지혜를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 지하수로 카레즈 이모저모     © 박익희 기자

 

카레즈 입구에는 어떻게 우물을 파고 지하수로를 연결한 실제 모형을 볼 수 있게 관광객들이 살펴볼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예나지금이나 치산치수(治山治水)는 군주의 최고 숙제였고 국가의 기본이다. 하지 때까지 비가 안오면 기우제를 지냈다.

 

카레즈는 우물과 지하수로를 결합한 일종의 인수(引水) 관개시설. 이러한 인수 관개시설은 일찍부터 세계의 여러 건조 지대에서 운영되었다. 그 기원을 기원전 700년경 이란의 동부 사막지대로 보고 있다. 조로아스터교의 전파와 더불어 페르가나를 거쳐 중국 신장 지역에 전파되었으며, 스페인에 의해 멀리 라틴아메리카의 멕시코까지 보급되었다는 것이 통설이다.

 

▲박동광 가이드가 지하수로  카레즈를 설명하는  모습   © 박익희 기자

 

신장 투루판의 카레즈 구조는 수직으로 파내려간 우물인 수정(垂井), 우물과 우물을 잇는 물길인 암거(暗渠), 하구로 내려오면서 땅 위로 드러난 물길인 명거(明渠), 그리고 물길의 종점에서 물을 저장하고 배수하는 저수댐 격인 노파(澇垻)다.

 

한 갈래의 카레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십 개의 우물을 파야 한다. 카레즈의 물길은 천여 갈래나 되며, 한 갈래의 길이는 수 킬로미터에서 수십 킬로미터에 달한다.  전체 연장 길이는 무려 5,000km나 된다. 중국에서는 이 카레즈를 경항(京杭) 운하와 만리장성에 비견되는 중국 3대 역사(役事)의 하나라고 평가한다.

 

▲ 카레즈의 이모저모     © 박익희 기자

 

물이 귀한 사막지대는 말할 것도 없고 어디서나 물은 곧 생명이고 문명이고 삶의 원천이다. 음양오행에서 목화수금토(木火水金土)의 상생과 상극을 생각하고 활용한 동양철학의 오묘함도 사실은 오염되지 않는 땅과 바람, 불과 물과 숲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이 아니겠는가?

 

나는 전국의 약수와 명수를 찾아 취재를 나서며 정말 보람있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생고생을 떨쳐버린다. 이곳에서 감이정 카레즈를 보다니 이번 여행의 또 다른 기쁨이고 수확이다.

 

우리 일행은 카레즈를 나와서 전동차를 타고 먼저 지하부에 건설된 교하고성(交河故城)을 보러갔다. 차사전국의 옛도시인 교하고성은 강줄기를 따라서 지하에 건설되어 있었고 사막의 무더위를 피하고 밤이 되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1석 2조의 삶의 지혜로 생각되었다.

 

▲ 교하고성 이모저모     © 박익희 기자

 

지하 교하고성을 나와 지상부인 교하고성은 흙먼지가 날리는 삭막한 곳이 었지만 규모가 큰 도시로 땅을 파서 생활도 하고 집회도 하는 공간이 보였는데 이 곳에서 살다간 사람들의 고생은 이루 말을 할 수 없었을 것 같았다.

 

 교하고성 영상  http://blog.naver.com/pih8509/221762413473

 

그런데 관광을 마치고 밖을 나오니 잘익은 수박과 매론 사과 등의 과일이 풍부하여 우리는 당도가 높고 아삭한 매론과 포도를 사서 먹었다. 

 

▲ 투루판의 과일들, 포도 매론, 수박, 석류, 복숭아, 사과, 토마토 등이 보였다     © 박익희 기자

 

박동광 가이드의 안내로 트루판 포도농원에 들렸는데 우린 거기서 당도가 뛰어난 서너 종류의 건포도를 사서왔다. 고속도로 차창너머 보였던 황토벽돌 건물들은 바람이 잘 통하게 쌓았는데 그곳은 모두 건포도를 만들기 위한 시설이었다.

 

▲ 트루판 포도농원의 건포도     © 박익희 기자

 

우리는 아직도 훤한 대낮인데 양 한마리를 미리 주문한 바베큐를 먹기 위해 낮에 들렸던 옆집을 방문했다.  이곳 식당에 입장할 때도 검역대를 통과해야만 했다. 신장 위구르 지역은 독립을 요구하는 중국 당국의 요주의 지역임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식당에 도착하여 조금 기다리니 잘 구워진 양 한마리가 대령하고 오늘 우리에게 특별한 제물로 바쳐진 양에 대하여 의식을 거행했는데 빨강옷과 노란옷을 입은 무희가 위구르 전통춤을 화려하게 추었다. 풍류하면 이동한 산악회장이 무희와 어울려 한바탕 춤을 추었고, 덩달아서 박회국 사장도 춤을 덩실덩실 추며 흥을 돋구었다.

 

▲ 이동한 산악회장의 양바베큐 의식    ©박익희 기자

 

 우리는 비싼 양바베큐와 중국음식과 술로 웃고 떠들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고, 마지막 밤이 될 트루판쌍성병관 숙소에서 달콤한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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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03 [22:52]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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