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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문 정부의 오만과 독선이 부른 화근(禍根)
 
김성윤 주필 기사입력  2020/02/22 [11:14]
▲ 김성윤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치학 박사        

바바라 터크먼(B.W.Tuchman)는 저널리스트였다. 그가 기자의 눈으로 보고 역사의식으로 저술한 “독선과 아집의 역사”라는 책에는 자신의 지위가 영원하리라고 착각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지도자들의 독선과 아집의 맹점을 지적하고 있다.

 

독선과 아집은 우둔을 부르고 우둔은 스스로를 파멸로 이끈다. 그는 독선과 아집에서 오는 우둔이야말로 “세상에 만연한 만성질환”이라고 지적하였다.

 

현재의 권력이 영원할 것으로 믿는 나머지 힘으로 몰아붙이면 무슨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재인 정부도 먹고사는 문제만은 뜻대로 되지 않은 모양이다. 주 52시간제의 문제점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그리고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에 여기저기서 살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친다.

 

급기야 대통령부터 총리, 영부인까지 시장을 찾고 공장을 방문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찾는다고 안 좋은 경제가 나아질 리가 없다. 시장은 수많은 경제 주체가 저마다 이기적이면서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상품이 교환되는 곳이다.

 

그래서 정부의 통제로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망각하고 시장을 찾은 정부 고관들은 환영은커녕 민망스러운 말을 들어야 했다. 지난 2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우한 교민 임시생활 시설인 아산시 외곽에 있는 경찰인재개발원의 방문을 마친 후 온양온천시장을 방문하여 여러 상가 중 하나인 반찬가게에 들렸다.

 

문 대통령은 가게 주인 C씨에게 경기가 좀 어떠세요? 라고 묻자 가게 주인은 서슴없이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 안 돼요"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문 대통령이 "점점 안 좋아진 거예요? 아니면 이번에 신종 코로나 때문에(안 좋아진 거예요?)"라고 하자,

 

C씨는 "아니에요. 너무 안 좋아졌어요. 점점 더 심각해졌어요."라고 대답했다. 이 영상이 한 방송에 의하여 공개되자, C씨를 향한 악성댓글이 무차별적으로 달려서 국민들의 눈살을 찌 뿌리게 했다.

 

문 대통령은 우한 폐렴으로 소비가 위축되자 취임 후 처음으로 1월 20일 남대문시장도 방문하였다. 여기서도 상인들은 문 대통령에게 "장사가 너무 안 된다." "경기 안 좋다"는 하소연을 들어야만 했다. 문 대통령은 "힘내서 이겨내자"고 격려했지만, 상인들은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 "살려주세요."라고 오히려 하소연을 쏟아냈다. 일부 상인은 "힘내십시오."라는 대통령의 말에 불만을 표시하며 가게로 들어가 버리기도 했다는 조선일보 보도도 있었다.

 

많은 언론과 경제전문가들이 소득주도성장, 주 52시간제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문 정부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다. 전문가의 비평이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아니하고 흘려보내더니 민생현장에서 이런 말을 들어야 했다.

 

대통령 주위에는 수많은 참모가 있다. 그들은 왜 시장 상인들처럼 경제문제의 어려운 현실을 직언하지 않았을까? 바로 권력이 영원할 것이란 독선과 오만에 취해서인 것은 아닌가? 자기 생각만 옳고 ‘정의’란 것에 취해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독선 때문이란 지적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청와대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을 조국 아들 인턴 허위 증명발급 문제로 검찰이 기소하자 “기소 쿠데타”라는 격앙된 반응에서도 이점을 엿볼 수 있다. 이게 오만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더 늦기 전에 이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나야 한다.

 

만약 아니라고 한다면 다음의 질문에 답해 보기 바란다. 문재인 정부의 간판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은 과연 소득 증가에 도움을 주었고, 일자라 창출에 공헌하였는가? 최저 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빈곤층노동자들의 소득개선에 도움이 되었는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과 주 52시간 때문에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가?

 

고용재난의 본질을 감추기 위하여 세금투입에 의한 땜질식 일자리 대책은 정상적인 정책이라고 보는가? 오르는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19번째 대책을 내놓았는데도 효과가 없는 이유는 시세보다 싸게 팔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 않은가?

 

물론 이에 대해서도 정책상의 잘못이 아니라 개혁저항 세력 때문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민들은 “제가 잘못했어요, 제 탓입니다, 바꾸겠습니다.”라는 한마디 긍정적인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이 말은 정책적 오류로부터 오는 국민적 고통을 사라지게 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끝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정부에서는 그런 진솔한 말을 들을 수가 없다. 그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오류나 실패는 자기와 의견이 다른 개혁저항 세력의 도움 없이도 잘해 나갈 자신이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

 

실패한 사람이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마음이 교만한 까닭이란 것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모든 죄가 다 악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악한 죄는 교만이다.

 

오늘날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국민들이 등을 돌리거나 외면한 근본적인 이유는 정책실패도 있지만, 그 실패를 고치지 않으려는 오만과 독선에 더 문제가 더 있다는 점을 정부 당국은 바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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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2/22 [11:14]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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