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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관의 사진향기] 관곡지 연꽃 소식 (20)
 
최병관 사진가 기사입력  2020/07/26 [12:56]

# 하늘 좋은 날은
 
밤새도록 몰아치던 비바람이 아침에는 다소 약해졌다. 연밭에는 핀 연꽃 보다 떨어진 연꽃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지난밤에 강풍 탓도 있겠지만 연꽃도 떠날 때가 된 듯하다. 먹구름이 서서히 밀려가더니 파란 하늘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럴 때는 하늘이 먼저다. 그러니까 하늘이 주제요 연꽃이 부제인 셈이다. 그런 사진을 찍을 때는 자세를 땅바닥에 닿을 만큼 낮춰야 하는 데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가금씩 반바지나 치마를 입고 게다가 샌들을 신고 사진을 찍으러 오는 여성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런 여성을 만났을 때 걱정이 되어 뱀이 자주 나타나며 진드기가 위험합니다. 특히 진드기에 물리면 생명에 위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해 주어도 놀라는 기색 없이 카메라를 들고 당당하게 걸어간다. "너나 조심해!" 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용감해서일까? 감사하다는 말은 못 할망정 그런 모습을 볼 때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사람이 많이 몰려와 관곡지 외각인 호조벌로 향했다. 엊그제 모심기를 한 것 같은데 벼 이삭이 세상구경을 하려고 준비 중인 것 같았다. 넓은 녹색 들판은 바라만 보아도 좋았다. 그런데 한 사람이 땅에 가까이 접근해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반가워서 어디서 오셨느냐고 물었더니 부천에서 왔다고 했다. 너무 열심히 사진을 찍는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접사렌즈로 나비를 찍는 것 같았다.

발길을 옮기려는 데 느닷없이 어제같이 바람 부는 날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제 관곡지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얘기다. 사진을 아는 사람이었다. 반가우면서도 방해가 될 것 같아 자리를 옮겼다. 그 사람은 땅을 향해, 나는 하늘을 향해 서로 다른 사진을 찍은 셈이다.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했다.

* 땅바닥에 닿도록 자세를 낮추고 나면 숨이 차서 않았다 섰다를 반복한다.

▲     © 최병관 사진가

 

▲     © 최병관 사진가

 

▲     © 최병관 사진가


* 하늘과 연꽃을 동시에 아름답게 찍기란 여란 어려운 게 아니다.

▲     © 최병관 사진가

 

호조벌에서 만난 또 다른 풍경. 

▲     © 최병관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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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7/26 [12:56]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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