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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대한민국 사회의 자화상
 
김성윤 주필 기사입력  2020/09/07 [21:07]
▲ 김성윤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치학 박사     

 옛날 어떤 마을에 미련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그는 깨 농사를 지어 생 깨로 먹었다그러던 어느 날 먼 친척 집을 방문했다가 볶은 깨를 먹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냥 생 깨로 먹었던 깨 맛보다 훨씬 고소하고 맛이 있는 것이 아닌가? 옳거니 아예 깨를 볶아서 심는다면 힘들이지 않고 고소하고 맛있는 깨를 수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갓 똑똑이 농부는 복은 깨를 심었다. 그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깨의 싹은 트지 않았다지 않는가? 우리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웃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만 눈을 돌려 주위를 바라보면 이 같은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는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
 
자유는 늘었다고 하지만, 민주화 지수는 더 나빠졌다. 정부가 공짜로 주는 돈은 많아졌지만, 소득은 줄어들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더 많이 언급했지만, 대화의 시간은 줄어들었고 통일은 멀어져 가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을 적폐로 몰아갔지만 새로운 적폐가 다시 나타났으며 국민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청년들은 국가로부터 생활비를 타내는 방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잘 모른다.
우리 국민의 전체적인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어눌하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사회문제는 더 많아졌고 해소될 기미가 없다. 우리 사회는 인간을 더럽게 만들고 잘게 만들고 사납게 만들기 딱 좋게 되어가고 있다.
 
왜 이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가? 그 이유는 볶은 깨를 심어 어렵고 힘든 과정을 생략하고 맛있는 깨를 수확하려는 어리석음에서 기인되고 있다.
 
국토부의 김현미 장관은 23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는데도 정책성과가 안 나오고 있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과정인 토의와 합의가 없이 힘으로 밀어붙인 정책오류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왜 정책 당국자만 모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정당한 수단이나 방법보다도 불의한 방법으로 돈을 빨리 벌려는 사람이 많다. 날마다 미디어에 비추어지고 있는 금전과 관련된 부정과 비위 그리고 독직과 공금횡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를 내세운 치부에서 진인 조은산의 <시무 7> 통하여 볼 수 있듯이승지 김조원(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여 강남의 집 두 채를 온전하게 보존하도록 했고, 승지 김수현(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수많은 대소 신료들이 모두 똘똘한 강남의 집을 갖고 있어 황상 폐하의 은혜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지적한 것처럼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미 이천 년 전에 공자가 말한 불의 하면서 부하고 귀한 것은 내게는 뜬구름과 같다(不義而富且貴於我如浮雲)라는 말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말은 우리 국민들에게 주는 돈에 관한 인생의 계명과도 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자 같은 성인의 삶을 살 수는 없다. 하지만 공자의 말과 같이 옳지 못한 짓을 해가면서 부귀를 탐해서는 안 된다.
 
급속한 근대화의 길을 모색한 나머지 한국인들은 양심의 오염과 도덕적 타락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특히 다양한 지식을 습득한 사람일수록 보편적인 상식이 부족하다. 교육을 많이 받은 지도층이 치부와 허영과 사치에 앞장선 경우도 많았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부귀에 인생 목적을 두고 사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목적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 그리고 과정이 합리적이고 합법적이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이 합리적이지 못하면 목적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 옳은 목적은 옳은 수단과 방법을 써서 실현하고자 할 때 가치가 더욱 빛나고 보람도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가치와 수단의 전도 현상이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귀만을 탐하고 있다. 그래서 2,400년 전에 하였던 공자의 말이지만 오늘날에도 우리의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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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07 [21:07]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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