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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경기데일리 창간 14주년 특별칼럼
 
김성윤 주필 기사입력  2020/09/11 [22:47]

 경기데일리 창간 14주년(9월 13일)을 맞이하여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어떻게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는지를 진단해 보았다. 병을 치유하려면 병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여야 바른 처방을 내릴 수 있듯이 우리의 문제를 바로 보고 바른 처방을 내려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편집자 주]

 

▲ 김성윤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치학박사     

 대니얼 지블랫 , 스티븐 레비츠키(Daniel Ziblat & Steven Levitsky)의 공동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How Democracies Die)>란 책을 통하여 그들은 민주주의 위기 신호를 여러 가지 실증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부터 민주주의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민주주의조차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깨달은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뉴욕 타임스〉에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는 칼럼을 썼다. 

 

그 글은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자 책으로 출판하자는 출판사의 요청을 받아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란 책으로 재조명되었다. 이 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의 현실과 정치체제를 조명하여 위기의 실상을 짚어보고자 한다.

 

국민 누구에게나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어떤 정치체제를 선택하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서슴없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대답과 같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국가라는 공동체를 위해 건강한 기능과 작동을 하고 있는가?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치체제는 민주적 통치방식에 입각한 정치를 하고 있는가? 라고 전향적인 질문을 한다면 아마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야금야금 후퇴를 반복하고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여론 조사결과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후퇴하고 있는가? 

 

 우선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들이 경쟁 정당의 상대 후보자를 민주적 경쟁자가 아닌 타도의 대상으로 간주하거나 무시하는 치졸한 전략을 쓰고 있다.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을 넘어 언론을 친정권 위주로 만들어 정부의 나팔수로 변모시키고 있는가 하면, 공짜 돈 살포 같은 인기 영합주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집권 민주당은 과거의 전례를 깨고 17개 상임위원회를 장악하여 국회를 자신들의 법안 통과 대행 기관으로 전락시킴으로써 국회법에 규정된 협의 절차는 옛이야기로 만들었다. 합의나 토론을 생략한 채 다수의 논쟁 법안들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많은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분석하여 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국가를 운영할 지도자의 자질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당들이 선거에서 과도한 의석을 차지하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지방자치 단체장들의 성희롱 혐의에 대하여 침묵하는가 하면 조사도 미온적이다. 있다면 내 편 감싸기가 있을 뿐이다. 대통령의 자녀였던 k 의원은 재산총액이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2014~2018년 소득세로 135만원을 냈다고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김현미 부동산 문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수돗물 유충 사고 방지 등에 송구,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병역 문제에 대해 국민께 민망하다고 연일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제 조국 수호→윤미향 옹위→추미애 두둔... 3연타에 분노한 2030을 그대로 둘 수도 없다.

 

물론 눈은 가릴 수도 있고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양심은 절대로 가릴 수도 속일 수도 없다. 양심은 하나이며 부분이 아니라 전체이기 때문이다. 지도자급 인사들의 양심불량과 위증에다 도의가 실종되고 토론이나 합의가 사라지면서 민주주의 붕괴 조짐을 알리는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과거에는 총을 든 군인에 의해서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붕괴되었지만, 냉전 이후부터는 총을 든 군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의 손에 의해 붕괴되고 있다. 선거를 통하여 선출된 독재자들이 교활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민주주의 형식적인 틀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그 민주주의의 내용물을 바꾸는 방법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나라의 구성원 중에서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국민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그것은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민주주의를 더욱 빠른 속도로 뿌리 채 흔들고 있다.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지도자는 사법부를 비롯한 감사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반부패 총괄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 같은 중립적인 기관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바꾸거나 자기편의 보호막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언론과 시민단체 영역을 매수하거나 협박하여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정치 게임의 규칙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꿔서 공정한 게임이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민주주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서 압승한 정치인들에 의해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오죽하면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8월 10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 자리에 ‘특권의 황제’를 뒤이어 ‘반칙의 여왕’이 앉아 있는 희대의 상황을, 우리는 지금 분노 속에 목도하고 있습니다. 캐도캐도 미담만 나와야 할 정권의 핵심 고위 공직자들에게서 까도까도 의혹만 나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어떻게 문재인 정권의 최상위 핵심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하나 같이 도덕성이 시정잡배만도 못합니까?”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하였다

 

이제 우리는 선거라는 껍데기만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를 민주적 지도자로 착각하는 오류와 오판에서 벗어나야 합법의 가면 아래 쇠진(衰盡)하여 붕괴의 길을 걷는 자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국민 스스로 두 눈을 부릅뜨고 정부의 실정에 맞서야 한다. 정책적 오류와 이탈을 국민들이 합심하여 막고 언론이 정론에 입각한 보도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최선의 의무는 죽어가는 민주주의를 살려내는 것이다. 그것이 국가공동체를 유지하고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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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11 [22:47]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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