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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 문재인 대통령은 왜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나
 
양승진 기자 기사입력  2020/09/26 [10:56]
▲ 우리 군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순찰하고 있다.     © 양승진 기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 침묵 일관

‘남북합동조사단’ 제의 등 직접나서야

국민에게 ‘생명존중 정신’ 계기됐으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우리 공무원 총격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야당은 사망한 이모(47) 씨 실종이 확인된 21일부터 문 대통령 첫 지시가 나온 24일까지 대응이 미숙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죽하면 분초 단위로 공개하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뭔가 숨기고 있다고까지 했다. 

 

대통령을 믿지 못하겠다는 심사다.

 

이번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과 국민, 그리고 군에 이번 사건에 대한 분명한 육성(肉聲) 메시지를 낼 기회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평화를 위한 군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북한’ ‘도발’ ‘규탄’ 같은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대신 ‘평화’라는 단어는 6번 썼고, ‘코로나’도 4번 넣었다.

 

이에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이 사건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침묵하고 군이 지켜보는 사이에 북한군은 총을 쐈고 시신마저 태워 유기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오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이튿날 국군의 날 행사에선 공무원 총격사건에 대해 단 한 토막도 꺼내지 않았다. 사건 발생 사흘이 지나도록 이 사건과 관련한 육성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물론 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 특히나 문대통령의 침묵모드는 북한의 도발에도 종전의 대북 대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의 자존심이다.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로서 국민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 일이 벌어지면 원상태로 돌려놓지는 못해도 원인파악을 하고 최소한 우리 국민의 주검을 가져오려는 시도는 해야 옳다고 본다. 

 

이를 위해 남북 합동조사를 제안하는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김정은이 보낸 통지문에 ‘사과’ 단어 두 번 썼다고 흐뭇해할 게 아니라 총격을 당한 공무원 가족 입장에서 헤아려 보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단 한명의 목숨도 귀중하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진행되는 동안 침묵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다. 이번 일에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김정은도 사과하는데 자국의 국민이 총격을 당해 사망했는데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없어진 주검이 물살에 휩쓸려 혹시 남한 수역으로 올까봐 뜰채 들고 서성이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배를 타고 현장에 가는 ‘생명존중 정신’을 일깨웠으면 한다. 

 

사정이 어떻더라도 우리 국민이 적의 총탄에 사살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여야를 떠나 남북합동조사단 구성에 힘쓰고 국민이 그 정도면 됐다고 할 때까지 북한에 줄기차게 요구해야한다. 

 

정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는 걸 이번 기회에 보여주는 ‘생명존중’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북한에 관대한 만큼 남한에도 관대한 대통령이라면 더 없이 훌륭한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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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26 [10:56]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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