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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관의 사진향기] 관곡지 연꽃 소식(85)
 
최병관 사진가 기사입력  2020/10/20 [11:49]

# 또 다른 생명체가 나를 부른다.

며칠 만에 새벽 6시에 관곡지로 달려갔다. 6시인데도 깜깜하다. 안개가 자욱하게 덮었다. 연근을 수확한 논에는 물을 가득 채웠다. 휭 한 연밭에는 새벽부터 어디서 날아왔는지 오리 떼들이 곽곽 소리를 지르며 휘젓고 다닌다. 

아침부터 연근을 캐는 농부 외에는 사람이 없다. 나 하나뿐이다. 앙상하게 말라죽은 연잎과 연대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며 듬성듬성 피어난 수련도 허우적거리는 듯하다. 하지만 혼자라서 좋았다. 연꽃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연잎과 연대는 말라죽었어도 영혼은 남아있는 듯했다. 생명은 영원하지 못하지만 부활의 기적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연꽃이 없는 연밭을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다. 

짙은 안갯속으로 붉은 태양이 얼굴을 내미는 그 순간이 부활이라고 생각했다. 감격의 순간이다. 연꽃이 떠난 관곡지에는 또 다른 생명체가 나를 부른다.

 

▲     © 최병관 사진가
▲     © 최병관 사진가

* 연밥이 나팔로 부활해 잠자는 세상을 깨우고 있다. 

 

▲     © 최병관 사진가
▲     © 최병관 사진가


* 말라죽은 그 속에 영혼이 남아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     © 최병관 사진가
▲     © 최병관 사진가

 

* 죽어서도 아름다움을 남기려는 연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아침이다.

▲     © 최병관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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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20 [11:49]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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