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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거짓과 위선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양심과 정의가 실종된 나라?
 
김성윤 주필 기사입력  2020/11/02 [02:24]
▲김성윤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치학박사  

 코로나19로 지겨운 ‘방콕’ 생활이 계속되고 있는가 하면 정부의 주거정책의 실패로 많은 국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 인권 특별보좌관으로부터 북한이 가한 대한민국 어업지도 공무원에 대한 치욕적인 말도 들어야 하는 것이 괴롭고 서글프다.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은 “북 ‘월경자 사살’은 국제인권법 위반”이라고  지난 10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통하여 지적하였다. 

 

그는 북한이 코로나 19 방역을 구실로 해상에서 발견된 민간인을 사살한 것은 국제인권법 위반임을 거듭 지적하면서 실종된 뒤 서해상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한국 공무원을 즉각 사살하는 것이 아니라 격리하는 등의 조치가 분쟁 상황(armed conflict)도 아닌 정전협정 상태에서 북한군의 적절한(proportional) 대응이었다고 강조하였다. 이 말은 우리 정부가 해야 될 말이었지 않는지 묻고 싶다.

 

그런가 하면 거짓과 위선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양심과 정의가 실종되고 있다. 

검찰 개혁을 내세워 말 안 듣는 검찰에 대해 힘으로 누르기나 좌천 인사를 보고 있노라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괴롭고 짜증스럽다. 

 

어디 그뿐인가?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라는 말까지 돌고 있어 민심이 흉흉하다. 

 

이에 필자는 국민께 위안을 드리고자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라는 다음과 같은 애절하고 순수한 브라우닝의 시를 소개하여 볼까 한다.

 

에른스트 모리츠 아른트(Ernst Moritz Arndt, 1769~1860)는 독일의 민족주의자이자, 시인이요, 작가다. 

 

그는 사랑에 대하여 “사랑의 고뇌처럼 달콤한 것은 없고, 사랑의 슬픔처럼 즐거운 것은 없으며, 사랑의 괴로움처럼 기쁜 것은 없고, 사랑으로 죽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라고 하였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영국의 엘리자베스 브라우닝(1806~1861)과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 1812~1889)은 그들 앞에 놓인 수많은 난관을 사랑으로 극복하였다. 그리고 그 둘은 온 마음을 다해 서로를 사랑했다. 

 

그 사랑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How Do I Love Thee?)란 연시에서부터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If thou must love me)”이란 시 등 수많은 사랑에 관한 시를 우리에게 남겨 주었다. 

또한, 오늘날까지도 참 사랑을 하고자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지표가 되고 있다. 아래 시는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라는  브라우닝 시다.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방법을 꼽아 볼게요.

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그 깊이만큼,

넓이만큼, 그  높이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태양 밑에서나 또는 촛불 아래서나,

나날의 가장 행복한 순간까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권리를 주장하듯 자유롭게 사랑하고

칭찬에서 수줍어하듯 순수하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옛 슬픔에 쏟았던 정열로써 사랑하고

내 어릴 적 믿음으로 사랑합니다.

 

세상 떠난 모든 성인과 더불어 사랑하고,

잃은 줄만 여겼던 사랑으로써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의 한평생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써 당신을 사랑합니다.

신의 부름 받더라도 죽어서 더욱 사랑하리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장영희, 문학의 숲을 거닐다 중 사랑의 힘 참조)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은 영국 문학사상 가장 가슴에 와 닿는 사랑 이야기를 남긴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 시인이다. 

 

당대의 유명한 시인이었으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부모·형제도 멀리 떠나보냈다. 부와 영예도 미련 없이 내려놓았다. 그녀가 선택한 사람은 6살 연하의 무명 시인이었다.

 

사랑을 선택한 그녀의 위기 극복은 우리에게 큰 감명을 주고 있다. 그녀는 꽃다운 15세에 낙마 사고로 척추를 다쳤다. 몇 년 뒤 가슴 동맥이 터져 시한부 인생이 되었다. 소아마비에 척추병, 동맥 파열 등이 겹쳐 늘 자리에 누워 지내야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운명에 굴하지 않았다. 그녀는 글을 쓰고 시를 썼다. 그녀는 시 쓰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을 뒤로 하였다. 

 

서른아홉 살 때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하였다. 

그 후 그녀는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당신의 시는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나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온 마음을 다해 나는 그 시들을 사랑하고, 그리고 당신도 사랑합니다.” 

1845년 1월 10일에 쓴 편지 구절이다. 

이 편지를 보낸 사람은 여섯 살 연하의 무명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 1812~1889)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음과 같은 시로써 거절한다. 

‘나에게서 볼 만한 것은 아무것도,/ 나에게서 들을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제가 쓴 시가 저의 꽃이라면/ 저의 나머지는 흙과 어둠에 어울리는 한낱 뿌리에 불과해요.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로버트의 구애는 다음의 시로써 대답을 대신한다.

‘그대여, 사랑해 주지 않으시렵니까?/ 그대의 사랑이 지속하는 한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죽음이란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그대여 사랑해 주지 않으시렵니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편지를 보냈다. 

결국 그녀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이면서 다음과 같은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이란 유명한 연시를 쓴다.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If thou must love me)”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다른 아무것도 아닌

오직 사랑을 위해 사랑해 주세요.

 

“난 그녀의 미소 때문에, 외모 때문에,

부드러운 말씨 때문에, 내 생각과 잘 어울리는

 

재치 있는 생각 때문에, 어느 날

즐겁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그녀를 사랑해”라고 말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여, 이러한 것들은 스스로 변하거나,

 

당신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으니,

그렇게 얻은 사랑은 그렇게 잃을 수도 있습니다.

 

내 뺨에 눈물을 닦아 주고픈 그대의 연민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도 말아 주세요. 당신의 위안 오래 받으면 눈물을 잊어버리고, 

그리고 그대의 사랑도 떠나갈지도 모르죠.

 

오직 사랑만을 위해 나를 사랑해 주세요,

사랑의 영원함으로 당신 사랑 오래 오래 지니도록

(장영희, 사랑의 힘 참조)

 

이렇게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는 573통이나 된다. 

로버트가 사랑했던 그녀는 처음엔 초라한 자신의 모습 때문에 만나는 것조차 꺼렸다. 

하지만 사랑 앞에선 신체적인 조건도 부모의 반대도 나이의 차이 역시 장애가 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자 용기를 내고, 몸을 일으킨 그녀는 6년 동안 방에서만 맴돌던 몸을 이끌고 방에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나날이 건강이 좋아졌다.

 

그러나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는 이들의 사랑을 극구 반대했다. 

그의 반대는 딸도 위하고 청년의 인생도 위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같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릎 쓰고 두 사람은 한 사람의 친구와 한 사람의 하녀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밀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은 우중충한 날씨의 영국을 미련 없이 떠나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보금자리를 꾸렸다.

 

그녀는 사랑의 힘으로 불행을 극복하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었다. 

장애인으로서 네 번의 유산 끝에 사랑스러운 아들까지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그 아들은 그들이 세상을 등지고 없는 날에 유명한 조각가가 된다. 

 

인생의 새 출발을 다짐하며 새로운 행복이 그들에게 무르익어가던 어느 날, 들길을 거닐던 중 그녀가 로버트의 외투 주머니에 쪽지를 하나 넣어줬다.

 

거기에 쓰인 시가 오늘날까지도 그 앞에서 설명했던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란 시다. 

주위의 반대와 망설임에 로버트의 진실한 마음을 받아들이겠다며 그녀가 남편에게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시요, 노래다.

 

‘한평생 숨결과 미소와 눈물로’ 온전히 사랑한 사람에게 바친 연시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고 있다.

 

그녀는 사랑의 힘으로 병을 극복하고 15년 동안 행복한 부부 생활을 하다가 56세가 되던 해에 남편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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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1/02 [02:24]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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