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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이기는 것 못지않게 지는 것도 어렵다
미국 민주주의 내홍과 한국의 국민 분열
 
김성윤 주필 기사입력  2020/11/13 [22:48]
▲ 김성윤 주필, 단국대전 법정대학장, 정치학박사     

피어스 모건(Piers Morgan, 1965년 3월 30일 ~ )은 잉글랜드의 텔레비전 진행자이자 언론인이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는 15년 친구다. 그는 트럼프에게 지난 4월 “허튼소리 하지 말고 자화자찬 그만하고 징징거리지 말고…”라는 편지에 이어 이번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두 번째 공개편지를 트럼프에게 썼다.

친애하는 도널드에게,

끝났네. 모든 게 끝났어. 이 말은 고소해하며 놀리고 조롱하려는 말이 결코 아니네. 자네의 상처 잘 받는 예민한 성품을 알면서도 툭 까놓고 던지는 말일 뿐이네.

 

며칠 전, 자네는 '이기는 것은 쉬우나 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했네. 그런 강렬한 욕구가 억만장자 부동산 거물이 되게 했고, 백악관까지 차지하게 했지. 하지만 매번 이기기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자네는 패배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네. 하지만 이번엔 자네가 졌네

.

미국의 모든 주요 TV 네트워크가 조 바이든에 대해서 선거의 승리를 선언한 이유는 모두가 당신을 싫어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이기고 자네가 졌기 때문이네.

그런데도 자네가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는 현직 대통령을 고집한다면 민주주의 가치를 옹호하는 미국의 명성에 막대한 해악을 끼치게 될 걸세.

 

나는 자네가 지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네.

자네가 쓴 책 협상의 기술(Art of the Deal)에서 내 인생은 승리하는 것이라고 쓴 말을 기억하고 있네. 하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질 수도 있고 패배할 수도 있네. 그걸 인정한다면 아직은 고개를 들고 당당히 떠날 수 있네.

 

백악관은 잃게 됐지만, 자네도 이번 대선의 승자였다네.

대선 사상 두 번째로 많은 표를 획득했지 않는가? 2016년보다 무려 700여만 표를 더 얻지 않았는가? 자네는 재임 중 인종주의적 편협한 성 차별주의자이자 동성애 혐오자라고 낙인찍어 대었던 흑인·히스패닉·이슬람교도와 성 소수자로부터도 더 많은 득표를 했지. 다만 대통령 당선인 바이든은 자네에게 없는 한 가지, 공감 능력이 있어서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일세. 자네의 으스대는 허풍은 좋은 시절엔 먹히지만,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에선 혐오감을 줄 뿐이네.

 

그래서 최악의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된 걸세. 자네가 말할 자격이 없는 것은 이번 선거 전체를 미국인들에 대한 사기라고 주장하거나 당신의 대통령 직을 상대가 훔쳤다고 주장하는 것이네. 이번 선거는 자네가 도난당한 것이 아니네. 기억하는가? 4년 전에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원들이 자네의 승리가 가짜, 사기, 미국 국민에 대한 러시아의 사기라고 말한 것을. 자네는 이에 대해 얼마나 분노했는가?

 

그런데도 자네는 4년 전에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원들이 하였던 일을 지금 반복하고 있네. 자네가 패배했을 때 패배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때보다 훨씬 나쁘다네.

 

지금이라도 기품 있게 패배를 인정하고 상대의 승리를 축하해주게나.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돕고, 그의 취임식에 모습을 보이시게. 그러면 자네를 혐오하고 미워했던 사람들도 경의를 표할 걸세.

 

친구로서 다시 한 번 고언을 하겠네.

옹졸한 패배자로 기록되지 마시게. 전력을 다했으나 기대에 못 미쳐 더 나은 후보에게 패했다고 인정하는 강인한 성품을 보여주시게. 훗날 이런 충고를 한 나에게 고마워할 날이 올 걸세."

부디 가장 큰 패배자가 되지 말게나.

 

친구가 보았던 것처럼 도널드의 통치술은 미국 우선주의와 백인 우월주의에 바탕을 둔 독선적 애국주의였다. 그의 통치술은 통합보다는 분열을 통해 지지층을 확보했다. 비판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몰아세우면서 정치적 양극화를 초래했다. 그러한 트럼피즘은 미국 민주주의의 약점을 노출했다.

 

그 후유증은 여러 지역에서 접전으로 나타났다. 결코 만만치 않은 지지층을 두고 있음을 입증 하였다. 이는 언제라도 다시 세상을 뒤집어엎을 수 있다는 미국 민주주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강 건너 불이 아니라 우리 문제로까지 부상 하였다. 정부 여당의 내로남불에 야당의 비전 없는 정치와 무능이 선거운동 한번 안한 검찰 총장을 대권 1위로 만들었는가 하면 우리 생활과 밀접한 행정자치부 장관의 이름은 몰라도 검찰총장의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다.

 

우리는 지금 미국 못지않은 심리적 내전을 겪고 있다. 국민 분열이 심각한 지경으로 내 달리고 있다. 이점이 우리 시대의 비극이요 희극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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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1/13 [22:48]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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