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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90세 사진작가 남기승 선생의 멋있는 삶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현역 최고령 사진작가 남기승 선생님
 
박익희 기자 기사입력  2020/11/29 [19:15]
▲ 원로 사진작가 남기승 선생님     © 박익희 기자

 가을 단풍이 고운 색을 발산하던 지난 11월 17일 90세 원로 사진작가인 남기승 선생님을 만나 식사 후 집에까지 가서 대화를 나누고 얘기를 들으며 활동상을 엿보았다.

 충남 당진 출신으로 서울대농대를 나온 엘리트이지만 참 겸손한 분으로 서울 대광고에서 10년간 생물을 가르친 선생님이었다. 이때 동화약품 사장의 부름을 받아 계열사 대표를 맡아 만64세까지 열심히 일했다. 그곳에서 정년 퇴직 후 용인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궁리하다가 사진작가가 되었고, 운동은 국궁을 배웠다. 

 

2007년 필자가 수원화성에 빠져<화성애 달빛기행>이라는 관광상품을 수원시에 제안하여 진행 할 때에 만난 분이다. 그런데 13년이 지났지만 남기승 선생님은 예전과 같은 건강한 모습으로 멋진 삶을 살고계셨다. 그래서 부럽고 존경을 하게 된다.

 

 남 선생님은 "5년 전 수원 팔달문 근처에서 우연히 고서점을 방문하여 한국 근현대회화집 5권을 7만5000원에 구입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한 화가들의 수묵화를 모사하며 그림을 스스로 배웠다."고 말했다. 필자의 눈에는 혼자 터득했다고 믿기지 않을만큼 훌륭한 작품을 족자로 만들어 벽에 걸어 두었는데 수준 높은 화가의 솜씨로 보였다.

 

본래 서예로 여가 활동을 보냈고, 아침시간 5시30분에서 6시부터는 걷기운동과 궁도를 했는데 전국대회에서 우승할 정도의 실력이 출중하다.

 

▲ 컴퓨터 앞에서 자신의 영상작품을 검색하는 모습,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조선의 5대 궁궐 모습이 좌우에 보인다.     © 박익희 기자

 

 경복궁 창경궁 등 5대 궁궐을 찍은 사진과 조선왕릉 40기를 찍은 사진과 편집한 영상은 경복궁옆 고궁박물관에 기증하고, 수원화성과 남한산성을 찍어 경기도박물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해외 여행을 하며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유적을 촬영했다. 테마별로 사진을 찍으면 저절로 역사와 생태 공부를 하게 된다.  

 

페이스북에는 '남기승', 유튜브에는 '기승남'을 검색하면 남 선생님이 직접 만든 다양한 작품을 공짜로 볼 수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는 참 좋은 세상이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영상  https://youtu.be/macuMiwm0_c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영상 https://youtu.be/5M4l-ue4XUo

겨울철새 영상 https://youtu.be/ObPMZCAvf58

꽃이 피는 신비 https://youtu.be/prP6OB7c3SY

 

 남 선생님의 집에는 빗물을 가두어 찍은 특별한 창룡문 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다. 정년 퇴직 후 수원화성에 빠져 한창 사진을 찍으러 다니던 어느날 비가 오고 난 뒤 물에 비친 창룡문이 투영된 영상으로 지금은 도저히 볼 수 없는 귀한 사진이다. 물에 비친 이 사진을 찍기 위해 밤새워 물을 가두었다는 고백했었다. 그렇다. 세상만사 불광불급(不狂不及) 이다. 

 

▲ 비 온 후에 물 속에 투영된 창룡문 모습     © 박익희 기자

 

 남 선생님은 재능에 더하여 겸손한 품성까지 가지고 있는 분이다. 영상 전문가들도 쉽게 편집하기 어려운 영상을 자유자재로 편집하는 기술을 터득하고, 영상 이미지와 적합한 음악을 믹싱하는 기술을 가진 전문가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하도처유고수(天下到處有高手)” 라는 말을 실감한다.

 

▲ 새벽에 경주 남산 상선암을 올라 촬영한 마애여래좌상의 모습, 아침 햇살이 따사롭다     © 박익희 기자

 

가족은 2남1녀를 두었는데 손자와 손녀들도 미국과 영국 등에서 명문대학을 나와 국제인으로 살고 있다.  할아버지인 남기승 선생은 "아이들의 훈육은 열심히 공부하여 세상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손녀가 할아버지의 드론 촬영을 도와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래서 그런지 큰 아들은 무역업을 하고 있고, 둘째 아들은 현재 서울삼성의료원의 외과의사이며 연구소 책임을 맡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서예, 사진, 사진 영상편집, 수묵화 등으로 연세가 많지만 인생을 즐기며 조용히 할 일을 하며 지내시는 분이다.

 

▲ 문곡 남기승 선생님의 습작품들     © 박익희 기자

 

 가는 세월은 막을 수는 없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누구나 한 인간의 족적은 남는다. 그 족적이 후세에 어떤 평판과 영향을 끼칠 줄은 모른다. 어쩌면 평판이라는 게 그저 생기는 게 아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성실성과 일관성으로 남다른 도전과 차별성으로 능력을 쌓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남기승 선생님은 아마도 필자가 만난 가장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지만, 가장 건강하고 활동적인 분이다. 허리도 꼿꼿하고 자세도 당당하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어쩔 수 없이 보청기를 끼고 있다고 밝혔다. 예전에 만나던 친구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서 인생의 허무함은 느낀다고 하셨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도에 태어나서 8.15광복과 6.25동란을 겪고 4.19의거와 5.16군사쿠데타와 경제개발계획과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사회를 관통한 격변의 세월을 거치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며 살아 온 것 자체가 역사이고 드라마 이다.   

 

▲  한국의 유명 화가 작품을 모사한 작품들    © 박익희 기자

 

 남 선생님은 "인생 70대가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70대에는 아직 건강하고 자식은 모두 출가시키고 삶의 여유와 하고 싶은 취미활동은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열심히 일하고 은퇴 후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아무런 구애됨이 없이 자유인으로 제대로 해보는 일 자체가 즐겁고 멋진 삶이다. 인생에서 최고의 행복은 영육이 건강하고 언제나 할 일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그래서 그는 현재 진행형 노익장이고 청춘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성공인을 만난 것이다.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拾 古來稀)라는 칠순잔치도 거의 사라지고, 인생백세고래희(人生百世古來稀)가 현실화된 초고령화 시대이다. 

 

 이 시대의 선각자이고 몸소 실천하고 계신 어르신이자 남기승선생님 집을 나오며 필자는 ‘개물성무(開物成務, 만물의 이치를 깨달아 천하의 모든 일을 성취한다)의 말씀을 새기고, 건강할 때에 건강을 지키고 할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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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1/29 [19:15]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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