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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욱 수필] 귀한 선물
 
데스크 기사입력  2021/02/18 [20:01]

ㅡ 귀한 선물 ㅡ


며칠전 친구모임에 가기 위해 골목길을
서둘러 가던중 저만치 앞에서

커다란 짐더미가 까딱 까딱 움직이는듯 하는데
그 뒤로는 짐 때문에 좁은길 빠져나오지
못한 승용차가 비상깜박이 켜고 대기중
이었다.

 

다가가니 짐 뒤에 파묻힌 허리춤 키도
안되는 아흔을 훨씬 넘겨보이는 주름가득
할머니가 손잡이만 보이는 유모차를 밀고
있는데 밤비에 젖은 켜켜이 쌓은 빈박스와
주렁주렁 달린 좌우 비닐봉지 무게를 못이
기고 계셨지요.

"할머니 집이 어디세요?" 하며 손잡이를 같이
잡았는데 남자인 내가 밀어도 무거운데다
앞이 안보이니 자꾸만 옆주차 차량을 들이
미는데 짐을 어떻게 실으셨을까?

 

▲ 할머니의 짐수레     ©경기데일리

 

검정 외고무줄 하나 달랑 멘 짐이

조금도 못가서 삐쭉 삐쳐나오더니 그만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 좁은 골목길에 펼쳐진 난장
판에 좌우 대문으로 골목 주민들 하나 둘
고개 내밀기 시작하더군요.

 

농촌 생활한 저도 유모차에 다시 실을 방도
가 도지히 없어서 할머니 조금만 계셔요
하고 집으로 달려가 차를 가져와 뒷트렁크
도 모자라 실내 뒷자리까지 짐을 싣고서
"할머니 앞에 가세요 제가 집을 모르니 뒤따
라 갈께요."

 

출발하려는데 구경하던 아줌마가

집에서 타온 커피라며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 왔습니다.

 

그렇게 나는 뒤에서 비상깜박이 켜고 앞선
할머니를 따라가는데 어딘지도 언제 끝날
지도 모를 출발길...

 

달팽이도 이리 늦을수 있을까

가끔씩 할머니 뒤돌아 확인 하시며
앞길 가셨지요.

 

30여분 5~6백여미터를 기어가듯해서
도착한 곳이 어떤 고물상 앞
다시 짐내려 입구에 쌓는데 할머니가
부산한 주변인들에게 하늘 아래 이런

아저씨 어디 있겠습니까 하시면서

제손을 꼬옥 잡아줍디다.

 

그러시고는 폐품 비닐봉지 뒤지셔 병 하나
를 건네시는데 빛바랜 낡은 상표의 백세주
또 뒤돌아가셔 찾은 한병 마져 차안으로
마다 해도 밀어 넣으셨지요


"할머니 저 술 안마셔요" 하면서도 받지 않을
수 없었던....

 

누가 오래되어 버린것이라도 할머니에게는
새벽길 젖은 파지 줍다 발견한 보물 같은
횡재였을 텐데 말입니다.
 
아줌마가 건넨 커피 한잔과 할머니가 쥐
어주신 빛바랜 백세주 선물에 외려 감사한
마음 오랜 여운으로 남은 하루였답니다.

 

이 글은 친구가 보내온 글인데 가슴 뭉클한 감동이고

선행이라 경기데일리 수필란에 올립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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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18 [20:01]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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