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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문화칼럼] 우리의 전통음악 '산조(散調)'의 매력
 
김승국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21/02/27 [01:11]
▲ 김승국,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우리나라의 민간 전통음악 중 예술성이 가장 뛰어난 것을 손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시나위와 산조라 할 수 있다.

 

 산조(散調)는 ‘허튼 가락'이라는 뜻으로, 연주자가 즉흥적으로 자유스럽게 장단의 틀에 맞추어 연주하는 민간 기악 독주곡으로 전 세계음악에서 그 유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예술성이 높은 한국적인 음악이다.

 산조를 “악기로 하는 판소리”라고 할 정도로 판소리 가락의 영향을 받아 기악 독주곡으로 발달하였다는 설이 지배적이며, 과거 무속음악이 발달한 호남지방을 비롯하여 충청도, 경기도 남부의 민간음악 연주가들이 주로 연주하던 시나위 기악 합주곡에서 독주곡 형태로 갈라져 나온 산조도 있다. 

 

  산조의 문헌적 기록으로는 19세기 말 김창조(金昌祖)에 의해 형성된 가야금산조를 효시로 보고 있으며 이어 거문고산조(玄琴散調), 대금산조(大笒散調), 해금산조(奚琴散調), 아쟁산조(牙箏散調) 순으로 발생하였다.

 

거문고산조는 백낙준이, 대금산조는 박종기가, 해금산조는 지영희와 한범수가, 아쟁산조는 한일섭과 정철호가 창시자 혹은 체계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산조는 즉흥적이고 창작적인 요소가 많아 산조 연주의 명인에 따라 바디[유파, 流]도 가장 많다. 가야금산조는 김죽파류, 성금련류, 최옥삼류, 김윤덕류, 강태홍류, 김병호류, 신관용류, 유대봉류, 서공철류, 황병기류 등 다양한 유파가 있으며 대금산조는 박종기류, 한주환류, 강백천류, 한범수류, 이생강류, 서용석류, 김동진류 등이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김영재 거문고 산조  공연 모습    © 경기데일리

 

거문고산조는 신쾌동류, 한갑득류,김종기류, 박석기류, 김윤덕류 등이 있으며, 해금산조는 지영희류와 한범수류 등이 있다. 피리산조는 박범훈류, 정재국류, 서한범류 등이 있고, 아쟁산조는 박성옥류. 한일섭류. 정철호류. 장월중선류, 김일구류, 박종선류 등이 있다. 

 

  산조는 여러 가락과 장단의 예술적인 결합체로 전체적으로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긴장과 이완의 대비의 멋이 가장 두드러진다.

 

또한, 예술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조성(調性, mode)은 여러 가지가 형성되어 있어서 연주가들에 따라 적절하게 배열하면서 연주 또는 작곡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1시간 내외로 산조 한바탕을 전부 연주하는 긴 산조와 10분 내외로 기본적으로 진양조·중모리·자진모리 악장을 넣어서 골격을 구성하여 연주하는 짧은 산조가 있다.

 

  또한, 산조는 ‘다스름’이라고 부르는 줄 고르고 손을 푸는 예비단계에서부터 연주의 시작으로 보고, 장단은 가장 느린 진양조로 시작해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혹은 단모리까지 점점 속도가 빨라지다가 다시 아주 느린 마감을 하면서 연주가 끝난다. 장단은 장구에만 맞추는 것이 특징이다. 

 

  장단 이름에 붙는 ‘모리’의 어원은 ‘몰고 간다’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중모리’는 중간 정도로 몰고 간다는 뜻이고 ‘자진모리’는 자지러지게 몰고 간다는 뜻, ‘휘몰이’는 휘몰아 간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산조의 장단은 어느 때는 유유자적하게 관조하며 살아가고, 어느 때는 바쁘게 살아가는 마치 우리네 인생살이의 모습과 닮아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자유분방하고 순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연주하는 자연 친화적인 산조라는 전통 기악 독주 음악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저 자랑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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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27 [01:11]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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