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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부동산 세제 관련 책이 베스트셀러인 나라
 
김성윤 주필 기사입력  2021/03/27 [21:00]
▲ 김성윤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치학박사     

 양포세는 양도소득세 절세 방안의 상담을 포기한 세무사라는 신조어다. 우리는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서기 41년 1월 24일 로마제국 제3대 황제 칼리굴라(Caligula)가 근위대 장교에게 암살됐다. 불과 29세였다. 칼리굴라는 조카이자 로마제국 제5대 황제 네로와 함께 폭군의 대명사로 꼽히는 군주다. 이제부터 시민들의 재산을 직접 훔치는 것이 부도덕한 일인가? 아니면 없어서는 안 될 생필품에 국가가 슬쩍 간접세를 부치는 것이 부도덕한 일인가? 에 관하여 하나의 스토리만 이야기해보겠는데 아마도 도친 개킨 일 것이다.

 

“통치한다는 건 훔치는 거야. 나는 말이지, 노골적으로 훔치는 쪽이야. 이 바보들아, 국고가 중요한 것이라면 인간의 생명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돈이 전부라고 보는 이상, 목숨 같은 것은 헌신짝같이 생각해야 마땅한 거야.” 알베르 카뮈의 저서 칼리굴라에 나오는 대화의 한 토막이다.

 

칼리굴라의 정의에 의하면 “폭군이란 자기의 이념이나 야심을 위해 백성을 희생의 제물로 삼는 인간”이다. 하지만 현대 국가는 진화하여 힘 안 들이고 직접세는 물론이고 간접세를 통하여 국민의 재산을 노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국세청이 낸 부동산 세제 관련 책‘주택과 세금’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 권위지인 조선일보 3월 24일 자 일면의 톱기사가 되었다. 동 신문은 “3월 23일 주요 도서 사이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를 소개했는데 ‘주택과 세금’이란 책이 교보문고 모바일 5위, 알라딘 6위, 예스24 9위”가 되었다고 했다.

 

3월 4일 1만 부를 인쇄해 서점에 배포했는데, 주문이 폭주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일주일 만에 2만5000부를 추가로 찍었다. 이것도 모자라 3쇄 1만5000부를 찍는 중이란다. 출판계에서는 경제·경영 부문 서적은 1만 부가 넘으면 베스트셀러로 친다. 그런데 무려 5만 부가 판매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기현상이 아무 일도 아니란 듯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한 세무사는 “정부가 땜질식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만들어진 복잡한 세제가 ‘주택과 세금’에 관한 책의 인기 비결인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사들을 만나면 ‘이젠 양도세 계산을 하려면 골치가 아플 정도'라고 하소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래서 책이 인기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 말을 종합하여 보면‘양포세(양도소득세 절세 방안의 상담을 포기한 세무사)’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부동산 세제가 복잡해졌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에 의하면 2월 소비자물가는 107.00으로 전월보다 0.5% 상승하였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1.1% 상승하여 상승폭이 전월에 비해 0.5%p 확대되었다. 구체적인 물가 상승폭은 어떤가? 2,000원도 안 하던 대파 한 단이 5,900원으로 거의 2배나 올랐다. 계란 한 판은 세 배로 올라 9,000원을 오르내린다. 농산물이 21.3%, 축산물이 14.4% 상승하였다. 유류 값도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그래도 저축만이 살길이라고 허리띠 졸라매서 모은 돈으로 마련한 것이 아파트 한 채다. 그 아파트가 올랐다고 건강보험료, 취득세, 재산세, 양도세, 종합부동산세를 올리는가 하면 외래진료비, 입원진료비, 주택, 수도, 전기, 아파트관리비, 전세, 월세 등등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살아있기에 자야하고 먹어야 한다는 죄로, 출퇴근과 생계유지를 위한 차이가 있다는 죄로, 집을 소유했다는 죄로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시민들의 재산을 직접 훔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정부는 세금 낼 능력이 없으면 집을 팔고 변두리로 나가면 된다고 아주 쉽게 말을 한다. LH공사 직원들은 내부 정보를 이용한 신도시 투기도 자기들의 능력임을 공개적으로 내부 사회관계망에 과시하고 있다. 성난 국민들의 아우성은 아예 듣지도 않고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양산에 농지를 사서 대지로 바꾼 권력자는 농지법 위반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에 ‘좀스럽다’며 일축해 버렸다. 그들의 눈에 국민은 칼리굴라(Caligula)처럼 세금을 거두기 위해서 필요한 존재란 말인가? 아니면 함께 살아야 할 공동체의 일원인지를 묻고 싶다.

 

국민과 함께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건 국민을 하나가 되게 하고, 국민들에게 안정감 주는 일이요, 사기를 북돋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만약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 하지만 만약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의 권력자들은 이 말부터 곱씹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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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3/27 [21:00]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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