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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조 칼럼] 묵자(墨子)의 인간관계에 대한 기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 묵자(墨子)
 
권해조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21/03/30 [20:20]
▲ 권해조 예비역장성, 한국국방외교협회 고문     

우리 인간사회에는 여러 가지 기술이 있다. 말을 잘하는 화술(話術)이 있는가하면 사업을 잘하는 상술(商術)도 있고, 공예기술(工藝技術)이나 전쟁터에서 싸움을 잘하는 전술(戰術) 등도 있다.

 

특히 전쟁에 사용하는 병법(兵法)도 많지만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손무(孫武: BC545-470)가 지은 「손자병법」에는 13편(篇) 36계(計)가 있다. 

 

모공편(謀攻篇)을 보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라는 ‘부전승(不戰勝)’ 개념이 등장한다.

 

그리고 36계 가운데 마지막 계책으로 적이 막강하면 곧바로 달아나서 훗날을 기약하라는 ‘주위상책(走爲上策)’ 계책도 있다.

 

그리고 최근 중국 고대사를 연구한 베이징 쉬에뚜어 문화교류센터 편집장 친위(秦楡)가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로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 묵자(墨子)」와  「이제 논어를 끝내야할 나이, 마흔셋에 묵자를 만나다」 등 여러 책을 발간하여 묵자의 인간관계 기술을 논하고 있다. 

 

묵자(墨子:BC475-396)는 묵가(墨家)의 창시자로 ‘겸애(兼愛)‘라는 독창적인 학설을 주창한 중국 노(魯)나라 사상가이다. 겸애란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똑 같이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묵자의 겸애정신을 담은 여러 명언가운데 인간간계에 대한 몇 가지 기술을 알아본다.

 

1) 때와 장소를 가려라. 지혜로운 이는 자신의 능력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똑똑한척하는 사람은 아무 때나 자신의 얄팍한 잔재주를 보이며 허점을 만들지만 영리한 사람은 언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지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안다. 경거망동한 운신은 괜히 화를 부르기 쉽다.

 

2) 아첨하는 이를 곁에 두지 말라. 괜한 시비로 다른 이의 원망을 사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다. 상대의 기분을 적절히 맞추는 처세는 중요하다. 다만 신의가 있는 인간관계에서는 이것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친구의 결점을 알고도 말하지 않으면 이것은 친구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다. 묵자는 평소 진심으로 친구를 책망하고 꾸짖는 이가 있다면 그가 바로 인생의 스승이자 진정한 친구라 했다

 

3) 겸허한 태도로 마음을 열어라. “양쯔강과 황하는 작은 물줄기를 마다치 않아 큰 강을 이뤘다.” 묵자는 이렇게 다른 사람의 작은 비평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야 말로 타인의 장점을 흡수해 정진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 하였다. 겸손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이 세상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을 뿐이다. 항상 낮은 자세로 정진해야한다.

 

4) 의미 없는 논쟁은 하지마라. 말싸움을 하게 되면 누구나 고집부리기가 마련이다. 사실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음에도 자존심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논쟁에서 지면 기분이 나쁘고 이기면 친구를 잃는다.  상대방과 논쟁을 하고 싶을 때는 두 가지를 고려해라. 첫째, 논쟁은 이겨도 의미 없다는 사실과 둘째, 그것이 상대의 자존심을 짓밟아 얻은 것이라는 것이다.

 

5) 비워야 담을 수 있다. 가득 차 있는 곳에는 어떤 새로운 것도 담을 수 없다. 자의식 과잉은 수많은 번뇌의 시작이다. 지나치게 내 안을 나로 가득 채우면 피곤함에 시달려 자신과 남에게 예민하게 군다. 자아가 가득 찬 사람에게는 타인이 들어갈 공간이 없다. 항상 어느 정도 나를 비워두는 여유가 필요하다.

 

6) 소인을 피하라. “군자는 소인과 친구는 되지 않더라도 소인을 대처하고 피할 줄 알아야 한다.” 묵자는 사람을 크게 군자와 소인으로 나누며 소인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소인은 반드시 주변사람을 음해하므로 상대하기보다는 피하는 쪽이 좋고, 만약 적을 만들더라도 군자보다는 소인 쪽이 훨씬 위험하다. 군자와 달리 소인은 그 옹졸함으로 평생 다른 이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7) 자랑하지 말라. 특별함을 추구하는 건 건강에 좋은 자세다. 하만 그것이 과해 주위를 무시하면 그 모든 의미가 퇴색된다. 세상에는 소인이 많아 겸손하지 않으면 반드시 질투를 받게 된다.  소인들은 공격대상이 되지 않게 자신을 감추고 보호할 필요가 있다. 예부터 지혜로운 이는 빛을 감추고 우둔함을 보인다고 하였다.

 

 중국의 유가(儒家)가 귀족층을 대변했다면, 묵가는 서민층을 대변했다.

묵자의 사상은 지극히 소박하고 실용적이다. 그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유가의 절대적 가치를 부정하면서 법도(法道)가 없이는 세상이 바로 설 수가 없으며 근검절약(節用)과 간소한 장례(節葬)를 주장했으며, 음악은 낭비가 심하고 쓸모없다고 배격(非樂)했다. 

 

 그리고 사람들을 차별을 두지 않고 평등하게 사랑하는 것이 모든 것의 근본(兼愛)이고, 이웃나라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非攻)고 주장했으며, 귀신의 존재를 인정(明鬼)했다. 순자(荀子)는 묵자를 “실용에 가로막혀 형식의 가치를 몰랐으며, 통일적인 체계는 확립했으나 다양성은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친위는 묵자에 관한 책 이외에도  「맹자경영학」, 「명품공부 87가지」, 「내 삶에 큰 힘이 되는 책」, 「잊고 있던 행복을 찾았습니다」 등 지혜와 감동을 주는 책들을 여러 권 펴냈다. 

 

오늘은 2400여 년 전 묵자가 “미인은 문밖에 나오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만나길 원한다. 스스로 이름을 드러내려 애쓰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좋다.”고 한 말을 되새기며 오늘날의 인간관계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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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3/30 [20:20]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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