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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탐방] 강신영 금속조각 작가, 원천의 그리움 ‘황금연못’을 두드리다
모루, 망치와 씨름하며 생명잉태…태어나고 다시 돌아갈 원천에 관한 그리움이 황금연못으로 피어나
 
안인혁 객원기자 기사입력  2021/03/29 [16:56]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석우1리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강신영 작가의 작업공간 대장간에서 강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온다.
 

▲ 강신영 작가가 고단한 망치질을 잠시 멈추고 쉼을 가지고 있다.     © 안인혁 객원기자


강신영은 스테인레스 강판을 불에 달구어 망치로 두드림을 수없이 반복해 상상의 초대형 창작물을 탄생시키는 금속 조각 작가다.
 
강 작가의 나무물고기작품의 원천은 그가 어릴 때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던 시절로 돌아간다. 강에서 살던 물고기는 잡는 사람이 임자였다.
 

▲ 강신영 작가의 태동     © 안인혁 객원기자


장마철이면 잉어가 비좁은 개울까지 거슬러 올라왔고 신이 난 어른들은 족대나 투망을 들고 잉어잡이에 한바탕 난리를 쳤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물고기 꿈을 꾸노라면 신기하게도 며칠 내에 좋은 일이 생겨난다. 불가에서는 스님들이 두드리는 목탁은 물고기를 단순화한 것이고, 강 작가가 금속을 두드려 만든 물고기와 나뭇잎은 목탁이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횡재수이기도 하다.
 

▲ 강신영 작가의 태동1     © 안인혁 객원기자


 강 작가의 작업실 근처에 연못이 있었고 연못 주변에 세월을 보듬은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연못과 나무가 어우러져 나무연못이라는 합성어가 만들어 졌다.
 
이 나무연못에서 태어난 물고기의 원천은 연못이 아닌 나무였고, 연못 옆에 살면서 자기 몸의 가지와 나뭇잎을 내려준 나무가 나무물고기의 엄마가 됐다.
 

▲ 강신영 작가의 나무연못-향     © 안인혁 객원기자


모든 생명체는 무늬를 지니고 있다. 식물은 껍질이나 이파리에 각종 무늬가 새겨져 있고 인간은 저마다의 지문과 손금을 지니고 태어난다.
 
강신영 작가는 레이저로 컷팅해 복재한 여러 종류의 나뭇잎 형태의 스테인리스 강판을 불에 달궈 망치로 두드려 가며 무늬를 새긴다.
 

▲ 강신영 작가의 나무연못1     © 안인혁 객원기자


대장간에서 전통방식으로 불을 때고 그 위에 컷팅한 스테인리스 강판을 올려놓고 달구어서 망치로 두드리는 때 작업에서 불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잎맥, 물고기의 비닐을 망치로 두드려 새겨 넣으면 불과 망치를 만난 차가운 스테인리스는 물성이 확장돼 빛에 반응하는 다양한 색감을 품은 따스한 느낌으로 변화한다.
 

▲ 강신영 작가의 황금연못1     © 안인혁 객원기자


스테인리스 나뭇잎, 물고기는 여러 가지 망치로 그림을 그리듯 스케치한 흔적들로 자연스런 자기의 모습을 찾아간다.
 
수십 수백 수천 개의 단위체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반복과 차이를 보여주는데 이것들은 아르곤 용접으로 하나하나씩 연결돼 또 다른 큰 개체로 탄생한다.
 

▲ 강신영 작가의 황금연못2     © 안인혁 객원기자


물위에 떠있는 것처럼 납작한 단위체들이 중층구조로 겹쳐진 듯 뚫려있는 입체가 되어 다층적인 세계의 공간들을 보여주면서 무기체 금속이 감성과 울림을 지닌 생성공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이제 물고기들이 나무로 귀향한다. 이 곳은 가족과 같은 공동체가 모여 모듬살이를 해가는 안식처로서 고향이나 엄마 품처럼 편히 쉴 수 있는 풍요롭고 행복한 공간이다.
 
그 곳은 황금연못이다. 불면으로 잠을 설치다가 새벽 꿈속에서 만나는 냇물과 물고기가 넘쳐나는 풍요롭고 가슴 벅차게 기분좋은 환상의 세계다.
 
그래서 강 작가의 작업실에는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이 물방울은 연못이고 강이고 바다인 것이다.
 

▲ 강신영 작가의 나무연못과 황금연못     © 안인혁 객원기자


 강신영 작가는 강원대학교 미술교육과와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 10, 2020 강원현대미술전(국립춘천박물관,춘천), 춘천조각심포지엄특별전(문화공간역,춘천), 2019 아트뮤지엄 려 개관기념전(아트뮤지엄 려,여주), 나는 대한민국화가다 50인전(남송미술관,가평) 등 주요전시를 가졌다.
 
2006 9회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특별전(이천아트홀,이천),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3, 입선4회 등을 수상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과천), 경기도미술관(안산), 박수근미술관(양구), 포항시립미술관(포항), 삼성래미안(반포,종암,개포), 현대아이파크(고양,원주)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 전시실에서 포즈를 취한 강신영 작가     © 안인혁 객원기자


 오늘도 강신영 작가는 불 앞에서 뻐근한 팔을 달래가며 모루, 망치와 씨름을 한다. 나무와 숲이 가까이 보이는 작업실 뒤 대장간에서 태어나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곳인 원천에 대한 그리움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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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3/29 [16:56]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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